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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보낸 난은 왜 초라할까

온라인 중앙일보 2014.07.19 00:02
청와대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게 보낸 축하 난/ 이 난은 청와대 내에서 직접 재배한 난이다.
대통령이 보내는 난(蘭)의 모습은 어떨까. 으레 더 화려하고 자태가 고울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실제 대통령이 선물로 보내는 난은 상상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라고 한다.



7ㆍ14 전당대회에서 대표가 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실에도 박근혜 대통령이 보낸 난이 놓여있다.청와대 신동철 정무비서관이 지난 16일 당사를 방문해 난을 전달했다.그런데 박 대통령이 보낸 난은 다른 난들보다 잎이 작고 화분도 평범한 것이었다고 한다.



왜 그럴까. 실제로 청와대가 보내는 난은 시중의 화원이나 꽃집에서 구입한게 아니라 청와대 온실에서 직접 기른 것이기 때문이란게 청와대의 설명이다.시중에서 선물용 난을 구입하려면 대개 10만원 정도는 줘야 한다. 게다가 다른 곳에 줬던 난을 재활용 하는 경우도 많아 상태가 좋지 않은 것들도 섞여 있다.비싼 값을 치르기에는 아까울 때가 많다는 얘기다. 청와대는 난을 선물하는 의미도 살리고, 예산도 아끼자는 취지에서 이명박 정부 때부터 청와대 경내의 온실에서 난을 직접 기르고 있다.



지난해 2월 박근혜 정부 출범이후 난 기르기에 좀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난을 보낼 곳이 많은데 가격도 비싼데다 상태가 안 좋은 것들도 있어 아예 청와대 온실에서 키워 보내고 있다”며 “지금은 난을 고급화해 더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각계 인사에게 보내는 명절 선물을 직접 고를 정도로 꼼꼼하게 챙기는데, 난 선물에도 그 만큼 신경을 더 쓴다는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가 직접 난을 키우다보니 수요에 비해 공급이 딸리는 문제도 생기고 있다. 청와대가 과거에 비해 선물 보내는 기준을 다소 엄격하게 적용하는 데에는 이런 사정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엔 정치인이 선거사무실 등을 개소하면 대부분 난을 선물로 보내 축하했지만 박근혜 대통령 취임이후엔 당직을 맡는 경우나 국회의원의 생일 정도에만 제한적으로 난을 보내고 있다. “(과거에 비해) 청와대 난 인심이 박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하지만 난을 받는 사람의 수가 적어질수록 ‘대통령 박근혜’란 리본이 달린 난의 상징적 가치는 커지고 있다.



이가영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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