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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기업의 사업 의욕 꺾진 않겠다"

중앙일보 2014.07.18 02:30 종합 5면 지면보기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는 국내에서 1991년 도입됐다 2001년 폐지됐다. 초기엔 자본금 규모가 50억원을 넘는 비상장기업과 대기업집단에 속하는 비상장법인이 대상이었다. 상장을 촉진하고 대주주가 비상장기업을 통해 세금을 회피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기업이 이익을 내서 배당을 하면 주주는 배당소득세를 내야 하지만 이를 내부에 쌓아두면 세금을 안 내거나 다음 연도로 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지출하지 않은 이익잉여금에서 의무적립금을 뺀 배당가능이익의 50%를 초과해 사내유보를 하면 초과분에 대해 15%의 세율(93년 이전엔 25%)로 과세했다. 그러나 사내유보금 감소에 따라 기업의 자기자본이 줄면서 부채비율이 올라갔고, 조세회피를 막는 효과도 크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폐지됐다. 주요국 중에선 미국과 일본·대만 등이 사내유보금에 과세를 하고 있다. 목적은 대주주가 소득세를 회피하는 것을 막자는 취지였다.



 정부가 최근 사내유보금 문제를 들고 나온 이유는 조세회피를 막는 목적보다는 기업과 가계의 소득 불균형 때문이다. 기업은 많은 이익을 내고도 투자나 배당을 하지 않고 돈을 쌓아두는 반면 가계는 빚만 늘고 있어서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취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기업의 자율성을 훼손하기보다 여러 가지 과세나 인센티브 제도를 적절하게 활용함으로써 기업의 소득이 가계 부문으로 흘러갈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에서 “적절한 수준의 사내유보금은 괜찮지만 과도한 사내유보는 문제다. 배당과 임금으로 흘러가게 할 경우 전혀 세금을 낼 필요가 없도록 (과세 체계를) 디자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르면 다음주 중 가계소득 증대 방안과 기업의 과다한 사내유보금에 대한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 부총리도 “기업의 의사를 강제한다든지 사업 의욕을 떨어뜨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세종=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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