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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민 기자의 살림의 신] 프랑스 LVMH, 이탈리아 카페 '코바' 인수한 까닭

중앙일보 2014.07.18 01:45 Week& 9면 지면보기
지난해 세계 명품계에선 이탈리아 밀라노의 커피숍 ‘코바’(COVA)가 화제였다. 세계 최대 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경쟁자인 프라다그룹과 각축을 벌인 끝에 코바 인수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코바는 1817년 문을 열어 곧 200주년을 맞는다. 코바엔 이탈리아 대표 음악가 자코모 푸치니, 주세페 베르디가 단골로 드나들었고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에도 코바가 등장한다. 프라다·LVMH 같은 명품 그룹이 경쟁을 벌인 이유는 흥미로운 이야깃거리와 200년이란 전통 때문만은 아니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명품그룹들이 코바에 눈독을 들인 진짜 이유는 코바 본점의 위치 때문이었다. 코바는 이탈리아 밀라노의 명품 거리 몬테나폴레오네가(街)에 있다. 어림잡아 100개 남짓한 명품 브랜드의 거대 상점이 줄지어 늘어선 거리다. 루이비통·까르띠에·보테가베네타·디올·페라가모·베르사체 등의 대형 매장이 가득하다. 남북 방향으로 500m에 이르는 몬테나폴레오네 거리는 동서로 놓인 산탄드레아가(街)와 만난다. 400m 쯤 되는 산탄드레아 거리엔 에르메스·미우미우·로저비비에·버버리 등이 있다. 코바는 몬테나폴레오네와 산탄드레아가 만나는 명품 거리 한복판 코너를 차지하고 있다. 한해 1000만 명 이상의 명품 관광객이 북적대는 명품 거리의 대표 매장이 코바 커피숍인 셈이다.



FT는 LVMH그룹이 코바를 광고에 활용하려 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리스마스 등 최성수기에 커피숍 윈도를 광고로 채운다거나 코바의 디저트 등에 그룹 브랜드의 로고를 넣는 식이 될 것이라 한다. 200년을 이어온 이탈리아 대표 카페는 이로써 프랑스 회사 LVMH그룹 소유가 됐다. 이탈리아 입장에선 자존심이 상할 만한 일이지만 명품 업계에선 일상적인 일이다.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에서 태어난 불가리와 펜디도 LVMH 소속이다. 또 다른 이탈리아 대표 브랜드 구찌·보테가베네타·브리오니는 LVMH와 명품 업계를 양분하고 있는 프랑스 그룹 케어링(Kering)의 일원이다. 이탈리아 피렌체 출신인 명품 시계 브랜드 파네라이는 스위스를 근거지로 한 시계·보석 그룹 리슈몽(Richemont) 가족이다.



전통·역사가 브랜드의 큰 자산인 명품 업계에서 이런 현상은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이탈리아 일간지 레푸블리카는 “코바를 운영하던 파촐리 가문은 코바의 전통을 존중하며 역사를 유지할 수만 있다면 누구에게든 매각할 수 있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소유주·운영사의 국적이야 어떻든 브랜드의 실체를 계속 이어나가는 게 더 중요하다는 시각이다. 제 아무리 훌륭한 명품이었대도 그 실체가 사라진 다음엔 박물관에나 존재하는 역사·전통일 테니 말이다.



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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