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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식 제공" 노숙자 300명 꾀어 감금 … 15억 챙긴 요양병원

중앙일보 2014.07.18 01:14 종합 10면 지면보기
인천시 강화군에 있는 한 정신요양병원이 노숙인을 강제로 입원시킨 뒤 요양급여 15억여원을 받았다가 적발됐다. 이 병원은 알코올중독을 치료한다며 환자의 손과 발을 묶어 독방에 감금했다. 환자가 숨지기도 했다.


작년 2명 사망 … 병원장 등 영장
무연고 처리 도운 공무원도 입건

 인천 강화경찰서는 17일 강화군 하점면에 있는 베스트병원 원장 최모(65)씨와 사무장 김모(51)씨에 대해 감금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간호사 마모(43)씨 등 병원 관계자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최씨는 지난해 5월 말 184개 병상 규모의 요양병원을 세웠다. 알코올중독이나 정신질환자들을 수용하는 시설이었다. 마씨 등은 병원장의 지시에 따라 서울역 등에서 노숙자에게 “우리 병원에 가면 숙식도 해결해주고 일주일에 담배 3갑도 준다”고 접근했다. 이런 방식으로 속인 뒤 데려다 입원시켰다. 길에서 잠자는 노숙자를 그대로 차에 태워 오기도 했다. 이렇게 모집한 노숙인만 300명이 넘는다. 현재 입원 환자 150명 중 80%는 노숙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건강보험공단에서 요양급여를 부정수급했다. 피해 노숙인들은 경찰 조사에서 “온몸을 묶은 상태로 겨드랑이와 사타구니 등을 얻어맞고 신경안정제와 향정신성의약품을 강제로 먹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사망사고도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20일 박모(55)씨는 독방에 감금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병원 측은 박씨가 심근경색으로 숨졌다고 했다. 또 박씨의 가족에게 알리지 않고 강화군청에 ‘연고가 없는 자’로 처리해달라고 했다. 담당공무원 윤모(불구속 입건)씨는 병원 측의 요구대로 행정조치를 내렸다.



 자녀가 있는 강모(64·여)씨도 지난해 12월 갑자기 쓰러져 숨졌지만 무연고 처리했다. 최씨는 경찰에서 “노숙인들이 자발적으로 병원에 찾아왔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건강보험공단에 이런 사실을 통보해 부당 요양급여 전액을 환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화=최모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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