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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짜릿하네요, 심야 쇼핑피서

중앙일보 2014.07.18 01:00 Week& 1면 지면보기

[커버스토리] 한여름 밤 동대문 100배 즐기기

동대문은 경계 너머에 있는 지역이다. 우리가 ‘동대문’이라 부르는 공간은 서울시 동대문구 밖에 있기 때문이다. 도로 하나를 경계로 흥인지문(동대문)은 종로구, 밀리오레·평화시장 등 패션타운은 중구에 속한다. 하여 동대문에 가려면 주소가 필요 없다. 대신 역사와 문화의 틀을 통과해야 한다.

으리으리한 대형 쇼핑몰이 장벽을 친 흥인지문 건너편 지역이 우리가 알고 있는 동대문이다. 청계천 옆으로는 산책길의 여유가 흐르지만, 청계천 위 평화시장에서는 치열한 삶의 현장이 펼쳐진다.

1905년 동대문시장 전신(前身) 광장시장 개설. 25년 동대문운동장 준공. 62년 피난민 중심으로 평화시장 건립. 70년 평화시장 봉제노동자 전태일(1948~70) 분신. 90년대 중후반 거평프레야·밀리오레 등 대형 쇼핑몰 등장. 2007년 동대문운동장 철거 시작. 2014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준공…. 동대문은 스스로 한국 현대사의 극적인 현장임을 증명한다.

“70~80년대만 해도 청계천에 헌책방이 100개가 넘었지. 지금은 책도둑이라는 말도 없어졌지만….”

헌책방거리를 52년간 지킨 국도서점 김종국(69) 사장의 말처럼 동대문 상인은 시대의 기억 하나쯤 가지고 산다. 시간의 흔적 켜켜이 쌓인 공간이지만, 올해 첨단 문화공간 DDP가 들어서면서 동대문은 과거는 물론이고 미래까지 아우르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동대문에선 낮과 밤의 경계도 무의미하다. 되레 밤이 무르익어야 동대문은 동대문다워진다. 도매상과 소매상, 심야쇼핑을 즐기는 올빼미족까지 모여들어 동대문은 밤새 불야성을 이룬다. 이들의 허기를 달래는 노점이 발달해 시장통은 한밤에도 음식 냄새가 가득하다. 청계천에서 동대문역사공원으로, 또 심야영화관으로, 젊은 연인의 움직임도 밤이 되면 더 분주하다. 온라인 쇼핑몰과 SPA(제조업체가 직접 유통까지 하는 패스트패션)브랜드의 강세로 동대문시장도 예전같지 않다지만, 현금다발 든 중국 쇼핑객 덕분에 밤의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지난 3일 방한한 중국 퍼스트레이디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도 동대문에서 심야쇼핑을 즐긴바 있다.

week& 이 한여름 밤의 동대문 여행을 추천하는 까닭이다.

동대문시장 안팎을 뻔질나게 드나들며 지난 몇 밤을 보냈다. 상점 3만5000여 개를 둘러보며 수많은 상인을 만났고, 관광객 뒤를 좇으며 동대문의 명소를 찾았다. 이번 주 week&week&은 독자 여러분을 한여름 밤 동대문으로 이끌어줄 여행 안내서다.

글=백종현·양보라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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