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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첫 비행사·영화감독 … 경북 빛낸 16인

중앙일보 2014.07.18 00:40 종합 21면 지면보기


시대를 앞서 전인미답의 길을 걸었던 ‘경북여성 1호’가 선정됐다.

1900년 이후 각 분야 개척자
도, 경북여성 1호 뽑아 조명
항일 투쟁 남자현·이희경도



 경북도는 최근 영천 청소년수련관에서 ‘경북여성 1호 인물 조명 세미나’를 열었다. 남존여비 문화가 상대적으로 뿌리 깊은 경북에서 여성이라는 제약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처음으로 도전했거나 선구적인 사회 활동을 펼친 경북의 여성 1호 16명을 재조명하는 자리였다.



 경북여성정책개발원(원장 김윤순)은 앞서 이들 인물을 발굴하기 위해 도와 시·군, 여성단체 등을 통해 제보를 받고 공모를 거쳤다. 대상은 1900년 이후 활동한 경북도민을 바탕으로 했다. 또 대구시가 도에서 분리된 1981년 이전 대구 출신 여성도 포함시켰지만 생존인물은 가급적 배제했다. 이들 16명의 삶은 『길을 만든 경북여성』이라는 책으로도 발간됐다.



 선정은 5개 주제로 이루어졌다. ▶독립운동으로 광복의 초석을 다지다 ▶시대를 앞서 미래를 준비하다 ▶언론·문학·예술 분야를 개척하다 ▶정치·행정·교육 분야의 유리천장을 깨다 ▶전문분야에 도전하다 등이다.



 독립운동은 ▶의열투쟁을 펼친 항일독립군의 어머니 남자현 ▶하와이 이민1세 독립운동가 이희경이 선정됐다. 남자현은 46세의 나이에 만주로 망명해 14년 동안 조국 광복에 헌신, 건국공로훈장을 받았다.



이희경은 ‘하와이한인여성상의회’ 회장을 맡아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했다. 미래를 준비한 분야는 ▶김천고등보통학교(김천고 전신)를 설립한 육영사업가 최송설당 ▶기생 신분에서 여성운동가로 변모해 근우회 창립을 주도한 정칠성이 뽑혔다. “배우지 않으면 옷 걸친 마소가 된다”던 송설당의 여성 육영사업은 국내는 물론 동양 최초였다.



 언론·문학·예술 분야에서는 ▶영남 1호 여성성악가 추애경 ▶신춘문예에 첫 등단한 작가 백신애 ▶현대가사문학의 선구자 조애영 ▶여기자 1호인 장덕조가 선정됐다.



추애경은 일본·미국으로 유학한 영남지역 최초의 여성성악가로 신명여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백신애는 1929년 조선일보에 단편 ‘나의 어머니’를 응모해 1등으로 당선되면서 신춘문예 출신 첫 여류작가라는 기록을 세웠다. 항일운동에도 참여하다가 32세에 요절했다.



조애영은 시인 조지훈의 고모로 성균관 여성유도회 초대 회장을 지냈다. 또 장덕조는 종군기자로서 휴전협정 조인식을 취재한 유일한 여기자다.



 정치·행정·교육 분야의 유리천장을 깬 여성으로는 ▶초대 대구경찰서장 정복향 ▶여교장 1호 박분악 ▶여성 국회의원 경북 1호 김철안 ▶경북도의 초대 부녀아동과장 김도연을 조명했다. 마지막으로 전문분야에 도전한 여성으로는 ▶민간 여성비행사 1호 박경원 ▶첫 개업 여의사 김선인 ▶첫 개업 여약사 윤동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이 포함됐다. 1955년 영화 ‘미망인’을 감독했던 박남옥은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 생사가 불분명하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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