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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감천마을 버려진 집, 승효상 손 거쳐 작품 된다

중앙일보 2014.07.18 00:29 종합 21면 지면보기
빈집을 리모델링하는 감천문화마을. [중앙포토]


부산 감천항과 북항, 옛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사하구 감천2동. 산비탈을 따라 다닥다닥 들어선 주택이 마치 한 폭의 파스텔톤 그림처럼 아름답다. 속으로 들어가면 나타나는 좁고 긴 계단식 골목길과 낡은 주택 등은 마치 주민들의 삶의 애환을 보여주듯 옛 그대로다.

내년 6곳 창작공간 꾸미는 사업
유명 건축가 4인 리모델링 맡아
바뀔 집 모형들 오늘부터 전시



 이곳은 2009년 시작된 도시재생사업으로 문화 예술이 살아 숨 쉬는 관광지로 변하고 있다. 골목 담벼락 벽화와 갤러리, 박물관, 전망대, 사진 찍는 곳, 예술 체험공간 등이 들어선 뒤부터다. 요즘 주말이면 하루 2500여 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올 상반기에 이미 지난해 전체 방문객 30만 명을 돌파했다.



 도시재생사업의 본보기가 된 ‘감천 문화마을’이다. 관광객들은 이곳을 ‘한국의 산토리니’라 부른다. ‘빛에 씻긴 섬’이라 불리는 에게해의 산토리니(그리스령)는 하얀 주택과 골목, 파란 교회당, 붉게 치장한 담장 등 눈부신 풍경을 자랑하는 명소다.



 이 감천문화마을이 또 한번 도약을 꿈꾼다. 세계적 건축가와의 만남 때문이다. 사하구는 18일부터 한 달 간 감천 문화마을 감내 어울터에서 4명의 건축가가 빈집을 리모델링한 미니어처(모형)를 전시한다. 예술작가들이 살면서 작품 활동을 하고 일반인이 동참할 수 있는 주택 모형을 선보이는 것이다.



 빈집 리모델링 작가는 승효상(종합건축사 이로재 대표·사진), 조성룡(조성룡 도시건축대표), 김인철(아르키움 대표), 프란시스코 사닌(미국 시라큐스대 교수). 승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 묘역, 조 대표는 2006년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 김 대표는 김옥길 기념관, 사닌 교수는 서울 헤이리 뉴타운 설계 등으로 유명하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마을을 방문해 설계를 맡은 빈집 6개 동과 주변 여건을 살펴봤다. 이후 5차례 실무자를 보내 현장을 답사했다. 빈집 모형은 전시회 첫날 공개될 예정이어서 사하구 담당 공무원들도 보지 못했다. 다만 리모델링 된 빈집이 또 다른 건축 작품이 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전시 첫날 오후 4시에는 사하구종합복지회관에서 심포지엄이 열려 4명의 작가가 설계작품을 설명하고, 부산발전연구원 한승욱 위원 등이 작품 기획의도, 향후 계획 등을 질문하고 의견을 나눈다.



 윤상진 사하구 창조도시기획단 직원은 “세계적 건축가가 리모델링한 빈집이 하나의 건축작품이 되면서 문화마을의 브랜드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하구는 이 빈집 모형을 모델로 해 오는 10월부터 내년 초까지 5억원을 들여 빈집 6개 동을 리모델링해 작가를 유치하기로 했다. 마을에는 이미 도자기 작가 1명이 입주해 공방을 운영 중이다. 관광객이 도자기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사하구는 감천2동 4500여 가구(주민 9000여 명) 가운데 주택 300여 동이 비어있어 작가들의 입주공간을 계속 확대할 방침이다. 감천 문화마을은 관광객이 몰리면서 도시재생사업 전 25곳이던 점포가 55곳으로 늘어나는 등 주거지로 되살아나고 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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