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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강제동원 부인하다 유엔 위원회서 망신 당한 일본

중앙일보 2014.07.18 00:23 종합 22면 지면보기
“위안부는 강제적 성격이 아닙니다. 다만 완전히 여성들의 의지에 의한 것은 아니긴 했습니다.”(타카시 오카다 일본 제네바대표부 차석대사)


위원들, 일본 대표 발언에 정면 반박
"위안부 명칭 강제 성노예로 바꿔라"

 “그런 설명은 정말로 이해하기 힘드네요. 이 문제를 확실히 하기 위해서 독립적이고 국제적인 차원의 조사가 필요할 수도 있겠습니다.”(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위원회 의장)



 일본 정부가 유엔에서 군 위안부 강제 동원 사실을 부인하다 망신만 샀다. 15~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 이행 관련 정례보고에서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정례 보고에서 집중적으로 논의된 것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문제였다. 한 위원은 “2008년 위원회가 정리한 보고서를 비롯해 1990년대부터 국제사회가 일본에 법적인 책임을 지고 배상을 하라고 여러 차례 권고했음에도 상황에 변화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일본 정부의 최근 고노담화 검증은 그 동안 일본이 해온 사과의 효력도 감소시켰다”며 “ 보고서에서 강제 동원 사실을 증명할 수 없다고 언급한 것은 피해자들에게 다시금 엄청난 고통을 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에 일본 정부 대표인 타카시 차석대사는 기존의 주장을 반복했다. “위안부 피해 문제는 샌프란시스코 조약과 1965년 한일협정으로 해결됐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위원회는 “보상의 범위와 본질을 두고 이견이 존재하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위안소 운영에 일본 군의 관여 여부, 위안부 피해자들의 손해 배상 청구 현황 등도 꼬치꼬치 캐물었다.



 또 다른 위원은 “고노담화 작성 당시 일본 정부는 역사를 직시하고, 이로부터 교훈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지금이야말로 일본 정부가 교훈을 배워야 할 때다. ‘위안부’라는 우회적인 명칭부터 ‘강제 성노예’로 바꾸라”고 꼬집었다.



 타카시 차석대사는 “위안부를 성노예라고 부르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맞섰다. 그러나 “대체 ‘성노예’와 ‘자유 의지에 반해 강제로 동원된 여성들’ 사이에 차이가 뭐냐. 위안부는 1926년 체결된 국제 노예 조약의 폭넓은 정의에 해당한다”는 면박만 들었을 뿐이다. 위원회는 또 “국제사회의 권고에 일본 정부가 일종의 저항감을 보이며 매번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고 밝혔다.



 혐한 시위 등에 대한 일본 정부의 무책임한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한 위원은 “2013년 일본 국내에서 발생한 외국인에 대한 헤이트 스피치(증오 발언)가 360건에 이른다”며 “인종 차별을 선동하는 행위를 멈출 수단은 없느냐”고 따졌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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