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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재그 18개 홀 … 18개의 바람을 다스려라

중앙일보 2014.07.18 00:15 종합 24면 지면보기
벙커 샷 연습을 하고 있는 우즈. 로열 리버풀에는 항아리 벙커가 82개나 된다. [리버풀 로이터=뉴스1]
1869년 설립된 로열 리버풀 골프 클럽은 잉글랜드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골프장이다. 클럽 소재지의 이름을 따 호이레이크라고 불리기도 한다. 과거 골프장은 경마장 트랙 안의 공간을 활용한 경우가 많았다. 로열 리버풀이 그렇다. 비좁은 코스였다. 1871년 18홀로 확장하면서 ‘로열’이라는 칭호를 얻었지만 아직도 코스는 좁고 그래서 OB 지역이 많다. 일부 선수들은 로열 리버풀을 ‘로열 OB’ 골프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둔덕 없어 바닷바람 그대로 맞아
홀마다 바뀌는 풍향이 성적 좌우

 올해 브리티시 여자 오픈이 열린 로열 버크데일과는 차로 한 시간 정도 거리다. 분위기는 확 다르다. 버크데일엔 웅장한 둔덕이 많은데 호이레이크는 거의 평탄하다. 밋밋한 느낌도 난다. ‘당신도 라운드 할 수 있는 세계 100대 골프 코스’의 저자인 골프 여행가 백상현씨는 “클럽하우스에서 보면 코스 전체가 거의 다 보일 정도로 평탄하고 둔덕도 없다. 바다가 보이는 홀도 하나 뿐이다. 그러나 바람을 막아줄 것이 없어서 코스는 더 어렵고 홀이 지그재그로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거의 매 홀 다른 바람과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 코스에선 골프 사상 최초 기록이 많이 나왔다. 1930년 보비 존스가 역사적인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장소도 이 곳이었다. 1967년 대회 이후 장소가 비좁아 대회를 개최하지 못하다가 근처 땅을 매입해 관중 시설 등을 편입하면서 2006년 다시 대회를 열었다. 당시 극심한 가뭄으로 링크스가 바짝 마른 상태에서 런이 유달리 많았고 타이거 우즈는 드라이버를 단 한 번만 사용하는 자제심으로 우승했다.



파 72에 7312야드로 코스 레이아웃은 단순한 편이지만 바람이 변수다. 2012년 브리티시 여자 오픈이 이 곳에서 열렸는데 거센 바람앞에 선수들은 쩔쩔매는 모습이었다. 당시엔 신지애가 9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찰스 다윈의 손자이자 골프 기자인 버나드 다윈은 “웅장한 바람에 의해 웅장한 챔피언들이 탄생하는 곳”이라고 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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