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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무원연금 분할, 법률로 정해야 뒤탈 없다

중앙일보 2014.07.18 00:01 종합 30면 지면보기
대법원이 16일 퇴직금과 공무원연금 분할을 판결했다. 이혼 여성의 노후 소득 보장 측면에서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다. 노후의 안전장치로는 연금만 한 게 없다. 그런데 여성의 연금 수급권엔 구멍이 뚫려 있다. 노후 빈곤율도 남성보다 6%포인트 높다. 이번 판결은 여성 노인의 복지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판결 이후 후속조치가 중요하다. 정부가 판례에 맞춰 법률을 개정해 거기에 연금분할의 근거를 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큰 혼란이 벌어질 것이다. 대법원 판결이 있다지만 현장에서 따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판례가 강제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러면 연금 분할을 두고 다툼이 생길 것이고 결국 법원으로 가야 한다. 소송 비용과 시간이 들고 감정의 골이 깊어질 게 뻔하다. 일선 법원에서 큰 줄기는 이번 판례를 따르겠지만 판사의 재량에 따라 분할 비율이 달라질 수도 있다.



 이런 혼란을 막으려면 정부가 공무원연금법·군인연금법·사학연금법을 이른 시일 내에 개정해야 한다. 국민연금을 참고하면 된다. 국민연금은 1999년 분할연금 제도를 도입해 1만 명이 넘게 혜택을 보고 있다. 국민연금은 연금 가입 기간 중 혼인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을 산출해 절반씩 나눈다. 합리적인 방식이다. 분할 연금 액수를 국민연금공단이 알아서 산출해 준다. 공무원연금 등 세 가지 특수직역연금도 관리 기구가 있어서 거기서 산정하면 된다.



 공무원연금 분할을 법에 담지 않으면 국민연금 가입자들이 피해를 본다. 가령 공무원·민간기업 근로자 부부가 이혼할 경우 국민연금만 분할해가는 우스운 일이 벌어진다. 액수가 훨씬 많은 공무원연금은 손도 못 대고 얼마 되지도 않는 국민연금만 나눈다면 누가 이해하겠는가.



 퇴직금 분할은 고민이 필요하다. 법에 담을 수도 있지만 법이 강제하더라도 집행할 기관이 없어 실익이 없을 것이다. 민간기업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대법원 판결만으로는 현장 혼란을 막을 수 없다. 고용부가 나서라. 퇴직금과 퇴직연금 분할에 대한 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도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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