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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비율 70% 3억원 아파트, 집값 연 2.4% 이상 올라야 이득

중앙일보 2014.07.17 00:01 경제 8면 지면보기
최영진
부동산전문기자
전셋값이 주택가격을 밀어 올린다는 말이 있다. 전세가격이 매매가를 바짝 따라 붙을 정도로 상승하면 집값도 덩달아 오른다는 얘기다.


최영진의 부동산 맥짚기

 1990년대까지 그런 현상이 심심찮게 벌어졌다. 대개 전세가격이 집값의 60~70% 선에 접근하면 주택값은 고공 행진하는 일이 잦았다.



 2000년 대 이후에는 그같은 사례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2000년 대 중반까지는 분양가 자율화, 분양권 전매 허용, 저금리 기조 등의 호재로 전셋값과 별개로 집값이 가파르게 치솟았다. 2008년 금융위기를 겪고 난 뒤에는 주택가격이 워낙 떨어져 과거의 관행이 통하지 않았다.



 하지만 근래들어 전셋값 비율이 70%대를 넘어서는 지역이 속속 등장하면서 분위기가 좀 달라지는 느낌이다.



 “광주 78.4%, 전북 75.2%, 대구 75%, 충남 74.1% 울산 72.2%”



 국민은행이 최근 분석한 올해 6월 기준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다. 이 자료를 보면 광주광역시 남구의 경우 전세가 비율이 81.3%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치도 68.8%로 거의 70%대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서울은 전국 평균보다 낮은 64%지만 2001년 11월 64.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과거 같으면 매매가를 밀어 올리고도 남는 수치가 아닌가. 그래서인지 전세가 비율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올 상반기 아파트값 상승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4%, 충남 2.1%, 광주 1.5%, 울산 1.4% 순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론 전세가 비율이 높아져서 상반기 아파트값이 상승했다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이들 지역의 주택시장에서 가격이 오를 때가 됐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여기서 전세가 비율이 70%인 경우 내집을 마련하는게 좋은지, 전세로 눌러 앉는게 유리한지 따져보자.



 전세가 비율이 70%인 3억원짜리 아파트의 전셋값은 2억1000만원이다. 전세금에다 9000만원을 보태면 집을 살 수 있다. 모자라는 돈은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으면 충분하다. 이자는 금리 3.6%를 적용할 경우 연간 324만원. 여기에 취득세·등기비 등 추가 비용이 400만원 정도 들어간다. 집을 산 첫해는 이자 등 총 700만원이 좀 넘게 지출되는 셈이어서 집값이 연간 2.4% 이상 오르면 이득이다.



 공교롭게도 전세가 비율이 70%를 넘는 지역은 전북을 빼고 다 상반기 집값 상승율이 1.2%를 넘었다. 이런 곳은 집을 살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집을 산 후 가격이 안 오르면 어떻게 하냐고 걱정이 되기도 할 게다. 주택의 투자성이 떨어지면 구매수요가 전세수요로 돌아서면서 전셋값은 더 뛸게 아닌가. 오른 전셋값에 대한 금융비용 등을 감안하면 집을 사도 그리 밑지지 않는다. 건축자재 등 건축비 상승으로 분양가는 계속 올라 집값 상승은 불가피하다. 다만 괜찮은 물건일 때 그렇다는 얘기다.



최영진 부동산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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