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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을 바뀐 김무성-정홍원

중앙일보 2014.07.16 17:11
정홍원 국무총리가 16일 오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예방하고 취임 축하인사와 함께 현안을 논의했다.정 총리는 “앞으로 당정관계에서 새로운 발전이 있도록 바꾸자”고 말했고, 김 대표도 “(당정이) 자주 만나서 현안을 시간 끌지 말고 빨리 결정하자”고 했다.김 대표는 또 현안 있을 때마다 고위 당정청 회의를 수시로 열어서 논의하자는 제안도 했다.



10여분간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둘 사이엔 묘한 기류가 흘렀다. 김 대표는 2012년 4·11 총선을 앞두고 부산 남구을에 출마하려 했으나 공천에 탈락했다.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공직자후보추천위원장을 맡았던 이가 지금의 정 총리다.불출마냐,무소속 출마냐를 놓고 고심하던 김 대표는 "저에게 가해진 억울함 때문에 정권 재창출에 누가 되는 그런 일을 해서는 안 되겠다고 판단했다"며 불출마를 선언했었다. 하지만 그해 대선 때 총괄본부장을 맡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을 도왔고, 이듬해 4월 부산 영도 보궐선거에 당선돼 국회로 복귀했다.



공천 탈락의 수모를 겪고도 자력으로 배지를 달고 당 대표가 되기까지 2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정 총리와 김 대표의 관계도 달라졌다. 2년 전 공천권이라는 칼자루를 쥐고 있던 정 총리가 이제는 국정운영을 위해 김 대표의 협조를 청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정 총리는 세월호 사고 이후 사표를 냈다가 두명의 총리 후보자가 낙마하면서 유임된 상태다.수평적 당청 관계를 주장해온 김 대표는 "청와대에 시중 여론을 가감없이 전달하겠다"는 말을 했다.경우에 따라선 내각과 청와대 인사에 대해 제동을 걸 수도 있는 위치다.이런 두 사람을 놓고 새누리당 내에선 "2년만에 갑을(甲乙)이 바뀌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편 박근혜 정부 들어 당 지도부에 늘 쓴소리를 해 온 5선의 이재오 의원은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번에 역대 가장 좋은 지도부가 선출됐다”고 덕담을 했다. 이 의원은 “김무성 대표 체제에서 권력에 눈치 보고 할 말을 못해서 당을 식물정당으로 만드는 일이 없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김 대표에게 “‘청와대에 할 소리는 하겠다’던 초심을 잃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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