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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정성근·정종섭 인사 강행

중앙일보 2014.07.16 01:47 종합 1면 지면보기
박근혜 대통령은 15일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고 새누리당 황우여(67·인천) 의원을 새 후보자로 지명했다. 신설된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에는 정진철(59·충남) 전 중앙인사위원회 인사정책국장을,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이경옥 안전행정부 제2차관 후임에는 이성호(60·충북) 전 국방대학교 총장을 각각 내정했다.


김명수는 철회 … 교육부 장관 후보에 황우여 지명
야당 "국민 모독" 반발 … 김무성 당·청관계 시험대

 박 대통령은 청문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국회에 청문보고서를 보내 달라고 다시 요청했다. 송부 시한을 이날 자정까지로 정해 사실상 임명 강행 수순에 들어갔다. 정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위증 논란에 휩싸였고 정회 중 ‘폭탄주 식사’ 의혹이 제기돼 야당은 임명 철회를 요구해 왔다. 여권에서도 부정적 기류가 강했다.



 청와대는 국회가 이날 자정까지 보고서를 다시 보내오지 않을 경우 이르면 16일 정 후보자를 포함한 장관 7명에 대한 임명을 강행해 제2기 내각을 출범시킨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은 거세게 반발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정 후보자 임명 강행은 국민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는 “재요청 시한을 자정으로 정한 것은 야당의 의사와 상관없이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것으로 이 사태에 대해 엄중하게 생각한다”고 경고했다. 김 부대표는 황 후보자에 대해서도 “청문회 통과용”이라고 힐난했다.



 박 대통령과 야당이 정면 충돌하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새누리호 선장’이 된 김무성 신임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 대통령의 임명 강행에 대한 여론이 차가운 데다 야당의 반발을 어떻게 수습할 것이냐 하는 난제를 김 대표가 떠안게 됐기 때문이다. 임명 강행이 7·30 재·보궐 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여권 내에서도 나온다. 김 대표는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수평적 당·청 관계를 강조했고 “청와대에 할 말은 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당장 이날 낮 청와대에서 있었던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 오찬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인선 구상을 일일이 설명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오후 기자들과 만나 황 후보자 지명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이 미리 얘기해주지 않아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오찬에서 김태호 최고위원이 “정 후보자 등 세 후보자는 어떻게 하실 거냐”고 물었지만 박 대통령은 “차차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만 했다. 그러자 김 대표는 “인사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있는 것 같다”고 했고 박 대통령은 고개만 끄덕였다고 한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제가 경제를 살리고 적폐를 없애려는 게 나라와 역사를 위해서지 사심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니다”며 “그런데 야당은 비판을 하는데 여당은 그러면 안 되지 않나. 도와달라”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여권의 고위 관계자는 “회동에서 박 대통령이 인사에 대해 당의 의견을 묻지 않고 황 후보자 지명 사실도 귀띔하지 않은 것은 인사는 대통령 방식대로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며 “야당 반발이 심한 상황에서 김 대표가 당·청 관계를 어떻게 형성할지 시험대에 놓인 양상”이라고 평가했다.



신용호·강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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