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열정과 여유 사이 … 런던 무대 휘어잡은 손열음

중앙일보 2014.07.16 00:55 종합 25면 지면보기
피아니스트 손열음씨가 14일(현지시간) 런던 비숍게이트 홀에서 ‘시티 오브 런던’ 축제 초청 연주 전 리허설을 하고 있다. [사진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피아니스트 손열음(28)이 14일(현지시간) 런던 데뷔 무대를 치렀다. ‘시티 오브 런던’ 페스티벌 초청으로 비숍게이트 홀에서 열린 독주회였다.


[공연 리뷰] '시티 오브 런던' 축제서 독주회
"유튜브 스타 왔다" 관객들 열광

‘시티 오브 런던’ 페스티벌은 52년의 전통을 가진 런던의 대형 예술축제다. 올해는 서울을 메인테마 도시로 선정, 한국 클래식 아티스트를 비롯해 연극, 전통 예술을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리버풀 스트리트에 1895년 개관한 비숍게이트 홀은 300석 규모의 체임버 공연장으로 에드워드 엘가, 마이라 헤스, 그리고 폴 매카트니 같은 유명 아티스트들이 무대에 섰던 유서 깊은 공연장이다.



 이날 공연 프로그램은 동시대 예술가의 다양성을 마주할 수 있는 선곡이었다. 손열음은 같은 시대를 살았던 슈만(크레이슬레리아나)과 알캉(이솝의 향연)을 전반부에, 스트라빈스키(페트루슈카 중 3개의 악장)와 요한 슈트라우스-고도프스키(‘와인, 아가씨, 그리고 노래’ 행진곡에 의한 교향적 변용)을 후반부에 배치해 같은 시대에 태어난 서로 다른 얼굴의 음악들을 비교하는 흥미로운 시도를 했다.



 손열음 특유의 폭발할 듯한 에너지와 열정, 카리스마와 흠잡을 데 없는 기교는 런던에서도 여전히 빛을 발했지만, 그보다 더욱 인상 깊었던 것은 그러한 열정을 여유롭게 조절하며 긴장감을 원하는 대로 유도하는 연주가로서의 연륜이었다. 특히 변주곡 형식을 지닌 알캉과 슈트라우스를 연주할 때는 변주마다 음색과 아티큘레이션을 다르게 표현하며 곡이 지닌 잠재력을 다채롭게 묘사했다.



 이날 객석에는 영국인 청중은 물론 한국 교민과 유학생들이 자리를 채웠다. 특히 손열음이 런던에서 한 번도 공연을 하지 않았음에도 그녀의 연주를 유튜브·라디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접한 영국인 청중이 그의 실연을 보러 와서 열광적인 박수와 찬사를 보냈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연주자를 직접 찾아와 악수를 나누고 사인을 청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시티 오브 런던’ 페스티벌에는 지휘자 정명훈도 출연한다. 15일(현지시간) 세인트폴 대성당에서 한국인 성악가 네 명,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베토벤 ‘합창’ 교향곡을 연주한다.



런던=노승림 음악 칼럼니스트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