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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거짓말 후보'가 정부 대변인 될 수 있나

중앙일보 2014.07.16 00:02 종합 34면 지면보기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고 황우여 새누리당 의원을 새 후보자로 내정했다. 반면 대통령은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임명을 강행할 뜻을 비쳤다. 자격 논란이 집중적으로 제기된 후보 2명 중에서 절반만 교체한 것이다. 대통령이 뜻을 바꾸지 않으면 이르면 16일께 제2기 내각이 출범할 가능성이 높다.



 총리와 달리 장관은 국회의 임명동의 표결이 없다. 그래서 국회가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는다 해도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는 데에 절차적인 하자는 없다. 후보자에 대해 논란이 있다 해도 대통령이 정치적 부담을 무릅쓰는 정치적 결정을 내릴 수는 있다. 대통령은 이런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다시 확인시켜 준다. 정 후보자는 국회 청문회에서 아파트 거주와 전매에 관한 명백한 사실을 노골적으로 위증했다. 생중계되는 가운데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것이다. 실수나 잘못보다 거짓은 공직자에게 더 심각한 하자다. 문체부 장관은 공식적인 정부 대변인이다. 거짓말의 공직자가 대한민국 정부의 입을 맡을 수는 없다.



 대통령의 임명 강행은 이러한 문제의식에 대한 상당수 여론과 거리감이 있다는 점에서 불통의 우려를 다시 낳고 있다. 지난 10일 청와대 회동에서 야당은 대통령에게 김명수·정성근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 대통령의 조치는 모처럼 조성된 여야 소통의 분위기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대통령으로서는 장관 인사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장애가 된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그리고 정성근 후보자의 결격 사유가 수용될 만한 것이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 그렇다면 당당하게 그런 판단을 밝힐 필요가 있다. 그것이 국민과 야당에 대한 예의다. 이런 절차도 없이 대통령이 조치를 강행하니 불통에 대한 우려는 없어지지 않는 것이다. 설명이 두렵다는 건 스스로 자신이 없다는 것이다. 국정의 동력은 자신감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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