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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쟁명:임대희] 한중 FTA에 유념할 점

중앙일보 2014.07.15 16:37
최근에 동북아시아를 둘러싼 여러 상황을 보면서, 19세기말에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에서 우리가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고 쩔쩔 매었던 상황을 되새기며 우리의 국력의 신장을 새삼 느끼게 된다. 미국형의 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MD인가, 한국형미사일방어(KAMD)체계인가를 둘러싸고 논란이 되고 있으며, 달러를 기축통화로 삼아왔던 세계금융질서에서 볼 때에는 약간 벗어났다고도 할 수 있는 원-위안화 거래소 설립은 해당국에는 편리성을 보장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중국 주도의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AIIB)이 아시아 각 지역에 커다란 기여를 하게 될 것이 분명하기는 하겠지만, 기존에 있는 아시아개발 은행(ADB)의 역할과 차이가 어디에 있는지 분명하지 않으며, 게다가 2대주주가 되리라고 보여지는 한국에 총자본금의 7% 정도를 부담하라고 하면서도 비상임국으로 참여하라고 하면서 경영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는 점은 역시 중국적인 발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총자본의 50%를 부담하는 중국이 주도세력으로서 모든 경영권을 갖겠다는 최대주주로서의 권한만을 보장하라고 하는 것은 다른 나라에서 굳이 참여할 필요를 못 느끼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각 지역에 대한 국제적 주도권 겨루기가 매우 심한 지금, 한국으로서는 안보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중국으로부터 한국이 이 기구에 참여하도록 권유받고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비준과정에서 반대도 많았던 한미FTA나 한EU FTA였지만, 그 덕에 2012년 2월 이후에 무역흑자를 이어가서, 잠깐이기는 했지만 매월 200억$에 이르는 무역흑자가 계속되었던 적도 있었다. 그 결과 외환보유액이 3,500억$를 넘어섰으며 원화 가치가 높아지기 시작하여, 지금은 달러당 1000원 아래로 내려오려고 하여서, 중소기업으로서는 수출하여서 채산성을 맞추기 여간 힘이 부치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최근에는 일본의 엔화 가치절하로 말미암아 가격 경쟁에서 버티기 힘들며, 또한 EU쪽과의 무역에서는 매달 적자가 계속되고 있어서, 한국의 무역흑자는 매달 50억$를 약간 넘길 정도로 줄어들게 되었다고 한다. 전세계에 걸친 불경기에도 한국은 그나마 이만큼이라도 버틸 수 있는 것은, 각국과 FTA를 체결하여 그나마 좋은 여건을 만들어, 세계적 교역의 흐름에 맞출 수 있었던 선견지명의 덕택에 가능하였다고 생각된다.

이제 한중FTA도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겠다. 7월14일부터 18일까지 대구에서 제12차 한중FTA실무협상이 개최된다. 얼마전 한중 정상회담에서 2014년말까지 한중FTA를 마무리짓자고 약속하였으므로, 막판에 이르면 중국측에서 양보를 하지 않겠느냐고 언론의 보도가 나왔는데, 중국전문가들은 모두들 이러한 보도가 오히려 한국쪽에 양보를 강요하게 되면 되었지, 결코 중국측에서 양보할 수 없게 만드는 작용을 하게 된다는 것을 예측하게 된다. 권위적인 국가에서는 실무협상 책임자가 정상회담에서의 약속에 심리적인 부담을 느끼기는 하겠지만, 양보하려는 생각은 추호에도 없는 것이다. 중국이 왜 한중FTA를 중시 여겼는지부터 살펴보면 그 점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중국의 전체 무역흑자 규모가 매년 2600억$인데 비해서, 한국에 대한 무역적자가 매년 600억$에 이르고 있으므로, 중국의 정책당국자의도는 이러한 적자를 줄이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실제로는 한국에서 수입하는 상당한 품목이 부품이나 중간재이므로 중국의 수출증대에 기여하는 셈이다. 여기에서 중간재를 관세없이 들여와서 가공수출하면 생산원가를 낮추는 효과가 생겨나고 결국 제3국에 수출할 때에 제품단가가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한 여건 속에서, 한국에 농산품등을 더욱 쉽게 수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버린다면 한국에 대한 무역적자의 폭을 줄일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한국이 우월한 품목은 상당한 정도로 중국에 현지생산을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해당 품목을 개방시킨다면 한국측으로부터 수입하는 물량보다도, 관세가 없어져서 오히려 값싼 중국물품이 가격적으로 유리하여 한국으로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중국의 정책당국자는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무역흑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교역규모가 늘어난다는 점이 중요하다. 아무래도 제3국과의 교역기회를 가격이나 품질들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하여 끌고 오는 것이며, 이를 통해서 국내의 취업률이 늘어나게 될 수 있는 상황을 맞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 자체의 최근 교역규모가 약간씩 저하되고 있으므로, 한국산 부품을 가격 싸게 들여와 가공생산한다면, 수출에 유리해 진다는 것이 중국측에서 한중FTA를 서두는 이유인 것이다. 중국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게 된다면 이는 여러 가지 규정에 위반하는 것이지만, FTA를 통해서 싸게 들여왔기에 원가가 싸졌다면, 중국의 수출품의 경쟁력 향상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가령, 중국 TV세트 업체들의 LCD패널 구입비용은 70%수준으로 패널 관세는 원가부담으로 크게 작용하여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친다. 패널 관세에 대해서는 중국 또한 딜레마에 빠져있는 상황인 것이다. 특히 최근 들어 UHD TV등 고급 TV시장으로의 진출을 확대하고자 하는 중국 세트업체들 입장에서 한국과 일본, 대만 등으로부터의 고급 패널 구매 의지는 강화되고 있다.

한중무역의 현황은 총규모에서 최근 몇 년동안 매년 2200억$을 넘기고 있는데, 한국은 그 가운데 매년 600억$이나 흑자를 내고 있는 것이다. 그 가운데 상당한 부분이 중국이 외국으로 수출하는 재료나 부품등이다. 마치 한일무역에서 상당한 부분이 제3국으로 수출하기 위해 필요한 중간재가 많기 때문에 한일무역이 적자를 면할 수 없는 것과 닮아있다. 중국과의 교역의 구조가 이와 같은 상황이기에 애초에는 한중FTA에 관해서 한국측에서는 소극적이었는데, 중국측의 끈질긴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어서 시작되었고, 중국과의 교역에서 흑자를 더 내겠다는 욕구가 생겨갔던 것이다. 이점에서는 중국인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지족(知足)이라는 단어를 다시금 떠 올리게 된다. 까딱하다가는 한국경제가 중국경제에 예속되게 되는 첫발을 내디디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그 바탕에는 중국이 경제적인 요인 이외에 강국(强國)이기 때문에 발휘할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현단계의 한중FTA 협상의 진행은 상품, 서비스, 투자, 규범, 협력 분야 및 열대과일등의 일반품목에서는 이미 합의가 성립되어 있다. 또한, 지적재산권 문제도 논의되리라고 하는데, 이점은 중국에서 지적재산권 단속이 어렵기 때문에, 구미(歐美)와의 교섭과는 달리 결과적으로는 한국쪽에만 자물쇠를 채우는 꼴이 되므로, 오히려 한중FTA에서는 빼도록 하자는 의견도 있다. 품목 조절이 상당한 부분까지 이루어지고 있다. 전자상거래 분야에까지 기본적인 의견접근이 이루어졌다. 원산지와 통관절차, 환경 등 방면에서도 협상이 진전된 상태이다.

한중FTA 관세 철폐율에 관한 지금 현재까지의 합의는 품목수 기준 90%, 수입액 기준 85%에 달하며 관세관련 품목으로 보자면 일반품목군(즉시철폐~10년내 관세철폐), 민감품목군(10~20년내 관세철폐), 초민감품목군(양허제외, 쿼터, 계절관세, 관세부분감축)으로 나누어져 있다. 품목수 기준으로 10%(수입액 기준15%)의 초민감품목을 협상하는 데에 지금부터 온갖 정성을 들여야 하는 고비가 될 것이다. 필자로서는 한중FTA에서는 일반품목군과 민감품목군으로 지금까지 대체로 합의된 선에서 마감하여 체결하고, 나머지 초민감품목군은 5년이나 10년 이후에 한국이 중국의 관행등을 충분히 인지하게 되었을 때에 다시금 협상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현재의 한국으로서는 중국의 관행에 관해서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 너무나도 많다. 가장 큰 장애가 되는 것이 바로 중국의 외국인에 대한 “이중잣대”이다.

중국의 “이중잣대”라는 것은 외국인이 보기에는 약속한 바를 전혀 다른 시각에서 문제제기하여 버리는 것을 일컷는 다. 가령, 타이어를 만들 때에 중국 기업에서는 재생 타이어를 혼합하는 것이 관행처럼 되어 있는데, 중국에 있는 금호타이어에서 재생 타이어를 혼합하였다고 CCTV에서 크게 보도하면서, 온갖 시위나 비난이 쏟아져서 결국 금호타이어가 사과하고 재생 타이어를 혼합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서 수습되었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중국의 맥도날드에서 만드는 식품이 중국의 위생법에 근거하여 만들었는데, 이것이 미국의 위생법보다 훨씬 완화된 것이라는 언론보도가 있자, 맥도날드에서는 현지의 실정에 따를 수 밖에 없다는 해명을 하였더니, 전국에서 맥도날드 점포앞에서 광범위한 시위가 벌어지면서, 언론에서는 외국의 식품업체를 중국에 받아들이는 것은 중국인에게 좀 더 위생적인 음식을 제공하고자 하는 의도인데, 중국업체와 똑같은 위생수준을 적용하려면 무슨 이유로 받아들이겠느냐고 비난하여서 결국은 맥도날드에서 여러 가지 우대 조건을 제시하면서 완전히 굴복하여서 수습되었다. 물론 FTA와 직접 관련되는 사안은 아니었지만, 이러한 방식이 FTA 협정체결 이후에 서로가 약속한 기준을 무너뜨리는 데에 언론이나 대중적인 시위를 동원할 수 있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한데, 한중FTA에서는 중국측이 매년 600억$의 적자를 보고 있다는 점이 논란의 초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한중FTA 체결된 뒤에, 중국측의 적자가 매년 600억$를 넘어서면 또 다시 중국의 언론이 이를 집중 취재할 것이고, 전국적인 시위가 발생할 수 있는 소지가 충분히 있다. 그렇게 되면, 중국에서 수입하도록 약속한 부분은 유효하고 한국이 중국에 수출할 수 있도록 약속했던 부분은 실효성(實效性)이 없어질 수 밖에 없게 된다. 따라서, 필자가 일반품목군과 민감품목군의 범위에서 협상을 끝내고, 초민감품목은 먼 훗날 다시 상황을 보아서 추가적인 협상을 시작하자는 것이다.

지금 한중FTA협상에서 초민감품목에 관해서는 아직 서로 의견조율이 되지 않았으므로, 이들 상품 분야에서는 양국이 서로 상대방의 시장개방을 주장하는 “양허요구안”을 제시한 상태이다. 한국측의 “양허요구안”에는 철강, 석유화학, 기계류, 일부 농산품이 포함되었으며 중국측의 “양허요구안”에는 농수축산물과 비철금속을 거론하고 있는 단계이다. 중국에는 자동차나 IT 및 석유화학 등의 분야에서 현지화가 상당히 진전되고 있으므로, FTA에 따른 효과가 희석될 것이다. 한국측이 제시한 “양허요구안”에 들어있는 철강등은 중국에서 최근에 급격하게 생산이 늘어나서 중국의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지적되고 있을 정도이며, 석유화학등은 SK가 무한(武漢)에 합작공장을 짓도록 허가가 나있는 상태이다. 굳이 이 부분을 양허받는다고 전체적인 교역량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틈새를 타고 중국으로부터 기준 이하의 제품이 한국으로 대량 몰려올 수 있는 우려가 더 크다.

이제까지 한국에서 다른 국가들과의 FTA에서는 자동차 수출을 한국측에서 요구하는 품목이 되었는데, 중국의 경우에는 한국업체가 중국현지에 이미 200여만대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이므로, 이를 더 이상 탐내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방향이다. 중국에 투자되어 있는 자동차 공장의 생산능력은 이미 200만대나 된다. 따라서, 굳이 한국에서 생산된 것을 중국에 수출하려는 시도는 효용성이 낮다. 아니, 필자가 걱정하고 있는 점은 한중FTA의 결과로 중국에서 생산된 EU브랜드가 한국의 거리에 다니면서, 공기를 오염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중국의 환경기준이 우리와 다르기 때문에 까딱하다가는 가격이 싸다는 점에 매료되는 구매자가 많을 수 있다는 우려인 것이다.

한국산 화장품의 전자상거래 물류 강화는 중국의 소비자층이 젊은 세대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므로, 앞으로 한국산 화장품이 더욱 판매량이 늘어날 수 있는 전망을 갖게 한다. 전자상거래를 둘러싼 제도상의 장애를 덜어내도록 해야 한다. 투자위주에서 소비재 위주로 무역품목을 변화시키려고 하는 방향은 이번에는 잠시 미루도록 해야 문제를 쉽게 풀 수 있을 것이다. 그러려면, 높은 수준의 개방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한국산 소형차보다도 중국산 EU브랜드 중형차가 싸다면 어느 쪽을 선택하게 될지 고민하는 젊은 구매자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요즈음 필자는 한중FTA가 순조롭게 가동되어서, 앞으로 다시금 매달 200억$ 정도의 무역흑자가 생긴다면 어떠한 파급효과를 가져올지를 가끔 생각해 보기도 한다. 물론 한중FTA로 인한 무역흑자가 늘어나는 점은 길어보아야 2년 정도 이어지겠지만, 그나마라도 제대로 준비하여야 얻을 수 있는 기회이다. 지금은 중국과 일본의 관계가 매우 악화되어 있는 상황이지만, 3년 정도 지난 뒤에 상황이 바뀌게 되어 서로 화해하여 손잡게 된다면, 그나마 한중FTA로 맺어진 좋은 계기의 효용성도 사라질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한편으로, 중국과의 FTA는 미국이나 EU와의 FTA와는 크게 다르다. 그 바탕에는 제도적인 기반이나 계약에 대한 인식에서 구미(歐美)와는 다르게 중국 현실에는 한국에서 접근하기에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며, 한편으로는 법률적인 운영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가령, 1990년대 초에 한중국교 정상화 이후에 중국에 진출했던 기업들이 가장 애를 먹었던 점은 한국과 중국의 관례라는 현실에서 달랐던 점이 많았다. 가령, 계약 당시에는 언급되지 않았던 여러 가지 사항을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씩 하나씩 부담하도록 요구하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공원(工員)이 100명이니 임금과 부가 비용을 아울러 치더라도 어느 선에서 수습하겠다고 투자가들이 예상했는데, 3개월이 지나고 나자, 중국측에서 정년퇴직한 사람들에게 현직 공원(工員)과 같은 금액의 월급을 주어야 한다고 하였다. 퇴직금이라는 제도가 없어서, 해당 퇴직자들의 생활비를 본래 근무하고 있었던 단위(單位)에서 부담하게 되어 있었는데, 이러한 관례를 수긍하여 그에 따르는 부담을 떠안아야 하였다.

그런데 그 인원이 현직의 인원수와 거의 비슷했으니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나마도 이를 부담하면서 3년 동안 버티면서 제대로 자리잡혀 가는 줄로 알았더니 어느날 공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똑같은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들어섰을 뿐 아니라 이쪽의 숙련공을 상당수 빼가더라는 것이다. 이러한 하소연이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것은 전혀 다른 문화지역에 진출하는 중소기업체의 업주들이 현지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벌어진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사전에 이러한 관례를 전혀 설명해 주지 않았던 중국측의 고의적인 숨김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볼 수도 있다.

위생여건에 대해 우려하는 분들의 우려하는 목소리도 귀담아 들어야할 것이다. 가령, 중국인 투자가들이 뉴질랜드에 목초지를 구매하여 거기에서 생산한 우유를 중국에 들여왔는데, 이 부분에서 위생상 문제가 생겼던 적이 있었다. 중국에서는 뉴질랜드에 항의했고, 뉴질랜드에서는 생산자가 중국인이었다고 항변했는데, 이것으로 말미암아 중국인들이 뉴질랜드의 제품에 대해서 불신하는 결과를 빚게 되었다. 전라북도에 중국인들이 목장용 토지를 대거 구매하였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여기에서 생산된 우유가 중국에서 위생상의 문제 때문에 전체적으로 중국인들이 한국산 제품에 불신을 가지게 되는 것은 아닐까 우려한다.

언젠가 한국의 TV에서 중국에서 팥을 삶는 현장을 탐방해서 보여주었다. 산동성의 소규모 공장은 위생 시설이 형편없었을 뿐 아니라, 팥을 삶을 때에 왁스를 넣어서 팥에서 윤기가 나도록 처리하고 있었다. 가공이 끝난 다음 수돗물로 씻으므로 걱정할 것 없다고 작업자들이 변명하고는 있었지만, 이 방송을 본 한국인들은 그 이후에 당분간 단팟죽을 먹지 않았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산동성의 어느 공장에서 폐수물을 버리는 파이프를 지하수에 연결하여 버렸다고 온 중국이 시끄러웠다. 일본에서 중국에 진출한 회사는 항상 현지에 인원을 파견하여, 이러한 비위생적인 요소를 사전에 차단한다고 하는데, 한국의 업체는 그러한 검사 조치를 번거롭다고 외면한다.

중국과 교류를 하다보면 상대방을 칭찬하거나 추켜주면서 무언가 얻어갈 것을 제대로 챙기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그러한 사례로써, MB정부 때에 중국인이 서울에 많이 오기 시작하는데 좀 더 빠르게 접근하게 하자면서, 인천공항―수도(首都)공항의 노선을 김포공항―수도공항으로 하자고 정상회담 때 제안하여 이를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 결과로 그동안 인천공항에서 환승(煥乘)하여 미국이나 일본으로 가던 승객들이 모두 북경에서 중국 항공기를 이용하였기 때문에 인천공항의 환승승객이 매우 줄어들었다. 만약 중국측이 제시한 목적을 위해서 노선변경하는 것이었다면, 북경의 도심에서 훨씬 더 가까운 남원(南苑)공항을 내주어서 김포공항―남원(南苑)공항 노선을 사용하도록 했어야 한다. 한국정부에서 항공노선 담당하는 부서는 당시 국토해양부에 속해 있었는데, 아마도 북경에 공항이 몇이나 있는지 파악도 못 했던 듯하다. 협상과정에서 중국측으로부터 약간의 칭찬에 도취되어서 무언가 베풀어주어야 하듯이 뻐기게 된다면, 이것이 많은 한국인을 불편하게 만드는 시발점이 되는 것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법률의 효력도 다른 경우가 많다. 가령, 중국의 경우에는 법률규정을 만들어 내는 곳이 다양하다. 당대(唐代)의 법률인 당률(唐律)은 『당률소의(唐律疏議)』라는 형태로 전해지고 있다. “소의(疏議)”라는 것은 당률을 해석해주는 내용인데, 이 소의에 대해서도 당률 자체와 마찬가지의 법적 효능을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당률을 연구할 때에는 소의(疏議) 부분까지도 익숙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현재의 중국 법률에는 1981년부터 『입법해석(立法解釋)』, 『사법해석(司法解釋)』, 『행정해석(行政解釋)』과 같이 법률책에 해석(解釋)이라는 해석이 첨부되어 있다.

『 입법해석(立法解釋)』이라는 것은 법률 자체에 관해서 분명하지 않은 부분이 있을 때에 관련 기관에서 이에 대한 법률해석을 전국인민대회상무위원회(全?人大常委?)에 제출하면, 전국인민대회상무위원회는 그에 대한 해석을 결정하는데, 이 해석은 해당법률과 같은 효력을 가지게 된다. 『사법해석(司法解釋)』이라는 것은 어떠한 안건에 대해서 재판할 때에나 법률을 적용할 때에 분명하지 않은 사안이 생겼을 경우에 이 안건을 대법원(最高人民法院)이나 대검찰청(最高人民?察院)에 넘겨서 해당 안건에 관련된 해석을 받는다. 『행정해석(行政解釋)』이라는 것은 국무원(國務院)산하의 각 기관이나 지방정부에서 어떠한 사안을 응용하는데 관련된 법률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경우에 국무원(國務院)에 이 사안을 올려서 법률적인 결정을 받는다. 따라서, 형행 법률만으로 판단해서 추진하다 보면, 전혀 다른 결과를 빚어낼 수 있는 것이다.
한중FTA는 양국 정상이 합의한 대로 빠른 시일안에 합의를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지금 이미 합의된 일반품목군과 민감품목군의 범위에서 한중FTA를 마무리해서 구체적인 협정문안을 마련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현재 합의된 사항만으로 한중FTA를 발효시켜서 몇 년동안 시행해 본 뒤에, 훗날 다시 상황을 보아서 추가적인 협상을 시작하여, 초민감품목을 새로이 타협을 보는 방안이 나을 것이다. 지금부터 탐색전을 시작하려는 초민감품목은 여러 가지 저항도 많으며, 이 때문에 지금은 타협을 보기기 결코 쉽지 않다. 일본의 엔화약세나 유럽의 경기부진등의 원인으로 국제무역이 저조한 시기에 한중FTA가 성사되는 것이 크게 유리한 국면을 맞을 수 있다. 시기를 놓지면 성사되더라도 반가움이 줄어들 수 있는 것이다. 초민감품목을 몇 년 늦추는 방안이야말로 한국내에서 한중FTA를 반대하고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는 셈이다.

임대희 경북대학교 아시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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