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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마·드: 농부 마음 드림] ⑫ 지리산 정기품은 산수유 '지리산과 하나되기'

온라인 중앙일보 2014.07.14 14:01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가고 있다. 중앙일보는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도움을 받아 전국에서 착한 생산자들의 특산물을 발굴해 연재한다. 특산물 하나 하나에 얽혀있는 역사적 기록과 사연들, 그리고 그걸 생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다 구례 화엄사 IC에서 빠져 나간 뒤 산업화 고속도로를 타고 다시 9.4km쯤 달리면 ‘산수유마을’이 나온다. 행정구역상의 명칭은 전남 구례군 산동면 위안리. 해마다 3월이면 이 자그마한 동네는 천지사방 노란색으로 물든다. 마을 입구에서 지리산 백두대간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 지천으로 늘어선 산수유 가지마다 좁쌀만한 노란 꽃망울들이 터져 나온다. 생명을 향한 소리 없는 아우성. 이쯤 되면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雪國)에 나오는 그 유명한 문장이 생각난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이 마을을 그런 식으로 표현 한다면 ‘산길로 접어들자, 꽃의 세상이었다. 봄의 하늘이 노래졌다’쯤이 되지 않을까?



이 동네가 산수유 마을이 된 건 이유가 있다. 산수유는 해발 200미터에서 500미터 사이에서만 자란다. 바로 이 지역의 고도다. 또 마을 뒤에는 지리산이 버텨 섰고, 앞으로는 섬진강이 흐르기 때문에 일교차가 크다. 물을 좋아하는 산수유는 뿌리가 옆으로 퍼지기 때문에 계곡이 있어야 한다. 이곳엔 지리산 계곡에서 흘러나오는 ‘산동 정수장’이 있다. 이런 조건들 때문에 이곳 산수유는 당도가 높고 알이 굵다. 물론 경북 의성과 경기도 이천, 양평에도 산수유 마을이 있다. 그러나 전국에서 생산되는 총 650톤의 산수유 중 70% 이상이 구례군에서 나온다. 산수유 마을에서도 가장 높은 꼭대기, 산동면 위안월계길 6-12번지에 ‘지리산과 하나되기’ 강승호 대표(52세)가 산다. 해발 약 450미터. 주변에 민가라곤 하나도 없고, 강 대표의 나무집 펜션 뿐이다.



그는 원래 학원장이었다. 서울과 광주에서 20여년간 수학을 가르쳤다. 하지만 2007년부터 약 2년 반 동안 친구들과 짬짬이 백두대간을 종주하고 난 뒤 인생관이 바뀌었다. 그는 귀농을 결심했다. 설악산과 지리산을 저울질하다 2010년 지리산 백두대간 입구에 자리를 틀었다. 산수유 농부가 된 것이다. 그의 철학은 간단하다. ‘소비자들에게 대한민국에서 가장 좋은 산수유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다. “산수유는 꽃도 눈을 맞고 피어나고 열매도 눈을 맞으며 익는 단 하나뿐인 나무입니다. 떫은 감이 서리를 맞으면 홍시가 되는 것처럼 산수유 열매도 11월 말에서 12월까지 서리와 눈을 맞으면 최상의 열매가 됩니다. 하지만 열매가 작아지기 때문에 대부분 그 전에 후딱 따버리는 거죠.” 강 대표는 꼭 눈과 서리가 내리고 나야 산수유를 딴다.



수달ㆍ원앙 등 천연기념물과 함께 자라는 해발 500m 산수유



산수유 나무도 농약을 주면 수확이 늘어난다. 해서 구례에 있는 약 650개의 산수유 농가 중 30여 곳만이 농축산부로부터 무농약 농가로 인정받았다. 강 대표는 농약 따위를 줘본 적이 없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대한민국에서 산수유 재배지로는 가장 높은 해발 500미터 지대에 있는 강 대표의 산수유 밭은 농약 살포 자체가 불가능하다. 바로 옆이 상수원보호구역인 산동 정수장인데다 동시에 민간인 출입이 금지된 지리산 국립공원보전지역이다. 몇 해 전부터는 곰이 꿀을 따먹으러 내려오고, 수달ㆍ원앙 등 천연기념물들이 사는 게 확인돼 종(種)복원 생태구역으로도 지정됐다. 농약을 쓰면 감옥에 갈 각오를 해야 한다. 강 대표는 해마다 서리와 눈을 맞은 산수유를 따내 액즙을 만들고, 차도 만들어 팔며 살고 있다.



연 생산량은 약 10톤에서 20톤. 산수유의 효능이 뭔지에 대해선 다양한 주장이 있다. 김종길 시인의 ‘성탄제’라는 시에도 약으로 쓰는 산수유에 대한 표현이 있다. ‘어두운 방 안엔 바알간 숯불이 피고 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 애처로이 잦아드는 어린 목숨을 지키고 계시었다 / 이윽고 눈 속을 아버지가 약을 가지고 돌아오시었다 / 아,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오신 그 붉은 산수유 열매 / 나는 한 마리 어린 짐승 / 젊은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에 열로 상기한 볼을 말없이 부비는 것이었다.(후략)’ 젊은 아버지가 병을 앓는 어린 아들을 위해 겨울 산속에서 산수유 열매를 따다 먹이는 장면을 그린 것이다. 그 어린 아들은 아마도 시인 자신이었을 것이다. 아무튼 산수유는 옛날부터 아픈 환자들에게 먹였다고 한다. 강 대표는 “산수유는 겨울에 바람이 아무리 세차게 불어도 열매가 안 떨어져 사람이 털어내야 한다”며 “그 정도로 열정이 강한 열매인데 남녀 모두 손발 찬 사람들에게 좋고, 생식기능을 원활하게 해준다”고 덧붙였다.



하루 30알, 지리산 서리 맞은 산수유



‘지리산과 하나되기’에서 생산하는 산수유 제품은 크게 3가지로 생산수유, 건산수유, 산수유진액이다. 산수유 열매 씨를 제거한 생산수유는 10월말에서 11월말까지 산수유 채취 기간에만 구매가 가능하다. 설탕을 이용하여 직접 발효시켜 먹을 수 있는 상품이다. 건산수유는 참나무 장작불에 산수유를 졸여 껍질을 분리한 뒤 씨를 제거하고 자연 햇살에 건조한 상품이다. 산수유 차, 술 등을 손쉽게 만들어 마실 수 있다. 산수유진액은 산수유에 대추, 오가피, 감초, 당귀 등을 첨가하여 전통의 방법으로 달인 상품이다. ‘지리산과 하나되기’에서 생산하는 ‘지리산 서리 맞은 산수유’는 시중에서 유통 중인 비슷한 상품보다 맛이 깊고 진하다. “산수유 알갱이 한 개가 약 30알의 열매를 맺는데, 이 30알의 열매를 하루에 섭취할 수 있도록 100ml 한 팩에 담았어요. 그래서 맛이 진하죠. 더욱이 일반 산수유가 아닌 지리산 서리 맞은 산수유 열매를 넣어 만든 상품이기에 프리미엄급이라 할 수 있죠.” 강 대표의 말이다.



강 대표는 숲 해설사도 겸하고 있다. 펜션에서 묶는 손님들에게 지리산의 자연을 설명하기 위해 자격증을 땄다. 그의 펜션에는 TV가 없다. 투숙객들은 창문을 열고 새소리, 물소리를 듣고 바람을 보고 하늘의 별을 보면서 하루 지내다 가야 한다. 강 대표는 아직 학생인 아이들을 돌보는 부인과 떨어져 혼자 살고 있다. 그에게 “사람이 그립지 않냐”고 물었다. 그는 “나무들과 친해지면 외로울 게 없다”며 “달력이나 시계를 안 봐도 꽃 보고 나무 그림자 보면 시간을 압니다. 여름엔 해 뜨는 대로 일찍, 겨울엔 늦게 일어나죠. 자연의 시계에 따라 살고 있어요. 어찌 보면 점점 동물이 되어가고 있는 건데 이상하게 그게 좋네요.”라고 말했다.



박성용 sypark@joongang.co.kr



위 상품에 대한 구매 정보는 농부마음드림 : 농마드 사이트 (www.nongmard.com) 에서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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