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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는 살인 성공 암호" "팽씨 평소에도 자주 써"

중앙일보 2014.07.09 00:51 종합 14면 지면보기
김형식 서울시의원(왼쪽)과 팽모씨(오른쪽)가 지난 3일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뉴시스]
서울 강서구 3000억원대 재산가 송모(67)씨를 살해하도록 교사한 혐의로 구속수사를 받고 있는 김형식(44·구속) 서울시의원 측이 반격에 나섰다. 김 의원과 송씨 살해 피의자인 친구 팽모(44·구속)씨가 수감됐던 강서경찰서 유치장 내 폐쇄회로TV(CCTV) 기록과 변호인 접견실 내 동영상녹음기기 및 녹음파일 등을 압수·보관해 달라는 증거보전 신청을 7일 서울남부지법에 낸 것이다. 이는 두 사람 간 진술이 계속 엇갈리는 상황에서 경찰의 발표에 정면으로 맞서는 게 재판에도 유리할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팽씨가 보낸 메시지 공방
'묵비권 행사' 쪽지도 쟁점
김형식 "경찰이 유도했다"
경찰은 "김이 몰래 전달"

 특히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김 의원은 8일에는 검찰에 불출석 사유서도 제출했다. 결백하기 때문에 검찰 조사를 받을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김 의원 측 정훈탁(47) 변호사는 이날 “경찰이 표적·함정수사를 하고 있다”며 김 의원이 유치장 내에서 팽씨에게 전달한 세 건의 쪽지를 대표적인 ‘함정수사’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증거보전신청서에서 “팽씨가 먼저 ‘미안하다. 내가 어떻게 진술해주면 좋겠냐’며 소리 지르고 손을 흔들었다”며 “그 과정에서 유치장보호관이 김 의원에게 종이를 갖다주고 팽씨에게 연락할 것이 있으면 쓰라고 해 김 의원이 묵비권을 행사해 달라는 쪽지를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팽씨가 허위 진술을 할까 두려워 그랬다는 것이다.



 경찰 측 입장은 정반대다. 경찰은 “첫 번째 쪽지는 김 의원의 부탁으로 유치장관리인이 전달해준 게 맞지만 이후 이를 못하게 막자 팽씨의 칫솔통에 넣어 쪽지를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의원이 직접 쪽지를 작성한 것 자체가 (살인교사)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라며 “쪽지를 통해 팽씨를 흔들려는 의도”라고 반박했다. 앞서 김 의원은 ‘증거는 너의 진술뿐’ ‘미안하다’ ‘무조건 묵비해라’는 내용의 쪽지를 팽씨에게 세 차례 건넸다.





 팽씨의 송씨 살해 이유에 대해 김 의원 측은 “팽씨가 조폭들의 교사를 받아 송씨가 갖고 있던 이권 관련 서류를 강탈하려다가 살인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팽씨가 송씨에게 돈을 뜯어내려다 살해했다”고 주장한 최초의 변호인 의견서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팽씨가 서류를 찾는 것처럼 뭔가를 뒤지는 모습이 CCTV에 찍혔다’는 경찰 발표 이후 설명이 달라졌다”며 “팽씨가 송씨 사무실 금고 속 현금에 전혀 손을 안 댔고 송씨에게 원한도 없는 점으로 미뤄 강도 목적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경찰은 김 의원의 유력한 범행 동기로 송씨 소유 내발산동 순봉빌딩의 용도변경 등을 들고 있다. “김 의원이 6·4 지방선거 전까지 순봉빌딩이 있는 토지 용도지역변경을 처리해주기로 했다고 송씨에게 들었다”는 건축사 한모(47)씨의 진술이 그 근거다.



 그러나 김 의원 측은 “경찰이 살인교사 혐의를 입증하기 어렵자 용도변경 쪽으로 튼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김 의원 측은 범행 전후 팽씨와 대포폰(선불폰)으로 통화한 데 대해 “깡패인 팽씨와의 만남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팽씨가 김 의원과 암호(살인에 성공하면 ‘!’, 실패하면 ‘?’)를 사용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팽씨가 살인 후 자신의 답답한 마음을 문자로 보내려다 아무런 글도 쓰지 못하고 ‘!’를 보낸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의 불출석 입장에 대해 남부지검 관계자는 “법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혀 강제 조사할 것임을 시사했다.



채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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