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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도입 10년 지난 LTV·DTI 합리화 방안 필요"

중앙일보 2014.07.08 00:42 종합 10면 지면보기
최경환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촉진하기 위해 규제 합리화를 이뤄내겠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을 통해 한 말이다. 언뜻 보면 기존 입장과 똑같아 보이지만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가 엿보인다. 과거 그의 지론은 규제 ‘완화’였다. 그런데 이번엔 ‘합리화’로 바꿨다. 경제를 해치는 나쁜 규제는 풀되 안전을 지키는 좋은 규제는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 규제를 강화하라는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재난을 막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규제 개혁은 필요하다”고도 했다.


오늘 청문회 앞두고 서면답변
세월호로 주춤했던 규제개혁 의지
요건 충족되면 추경 편성도 검토
강석훈 "수도권 LTV, 청년 DTI 완화"

 다만 그는 ‘경제 규제 완화=성장’이라는 소신은 분명하게 밝혔다. ‘현장 대기 프로젝트의 규제만 없애도 국내총생산(GDP)이 3년간 0.2%포인트 오른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보고서도 인용하며 “경제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시대 상황에 맞지 않는 불필요한 규제를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유망 서비스 분야의 진입과 영업 규제를 과감하게 완화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해법도 제시했다. 세월호 참사 후 주춤했던 규제 개혁 드라이브를 취임 후 다시 걸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최 후보자가 규제 개혁 1순위로 꼽은 분야는 부동산이다. 그는 “겨울철의 여름옷”이라고 지적했던 LTV(주택담보대출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에 대해 “도입한 지 10년이 지난 만큼 여건 변화를 감안해 LTV·DTI를 합리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LTV는 집값 대비 대출금 한도로 현재 서울 50%, 지방 60%가 적용된다. DTI는 소득 대비 대출금 한도로 서울(60%)과 경기·인천(70%)만 규제하고 지방은 제한이 없다. 최 후보자는 LTV·DTI를 지역·연령에 따라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여당에서는 이미 상당히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강석훈(새누리당 기재위 간사)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주택 거래가 끊긴 수도권의 LTV 비율을 높이고 연령별로는 현재 소득이 적어 대출에 불리한 청년층이 DTI 혜택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20대의 DTI를 계산할 때 향후 10년까지만 미래소득을 반영하던 것을 15년으로 늘리고 소득 증가율(현재 52%)도 더 높게 산정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소득이 늘어나 그만큼 대출을 많이 받을 수 있게 된다.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서는 일단 유보적이지만 언제든 가능성을 열어놓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현 시점에서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경제 여건이 바뀌어 경기 침체와 같은 추경 편성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면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복지재정 확충을 위한 증세 필요성에 대해서는 “투자·소비에 미치는 영향과 재원 마련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취했다. 대신 “비과세·감면을 정비하고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세입 기반을 확충해야 한다”는 해법을 내놨다. 담뱃값 인상과 관련해 “국민 건강 증진 차원에서 인상 필요성에 공감한다. 서민 부담과 같은 영향을 충분히 고려해 결정해야 할 것”이라는 의사도 밝혔다. 이명박(MB) 정부 때 추진된 인천공항 지분 매각에 대해서는 “국민적 공감대가 부족했다는 지적을 감안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이 같은 최 후보자의 경기 부양책 청사진이 알려지자 야당은 강하게 비판하며 청문회에서의 충돌을 예고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돈을 풀어서 투기를 조장하는 경제정책은 과거의 눈속임, 군사정권에서나 통하던 구식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우윤근 정책위의장도 정책간담회에서 “최경환 후보자가 LTV나 DTI를 완화해 단기 부동산 부양정책을 펴려는 것은 가계부채 1000조원 시대란 현실을 망각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세종=이태경 기자, 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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