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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화요일] 뉴욕으로 휴가? X선 한 번 찍는 겁니다

중앙일보 2014.07.08 00:34 종합 16면 지면보기
바야흐로 휴가철이다. 이맘때 가장 붐비는 곳 중 하나가 공항이다. 지난해 여름 성수기(7월 12일~8월 25일) 출입국자는 519만 명을 넘겼다. 한데 해외 여행객들이 잘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다. 장거리 국제선을 타면 병원에서 X선 한 번 찍을 때와 엇비슷한 방사선을 쬐게 된다는 사실이다. 지난달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항공사 승무원의 연평균 방사선량 한도(선량 한도)를 20밀리시버트(mSv, 인체에 미치는 유효 방사선량 측정단위)에서 6mSv로 강화하는 법령(생활주변방사선법 시행령) 개정을 의결했다. 비행기 탑승과 방사선,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


여객기 불청객, 방사선
고도 높아지면 우주방사선 세져 … 자기장 영향 북극항로 더 강해
미국 왕복 피폭량 서울~제주 100배, 노선별 방사선량 연말부터 예보
연간 자연 방사선량의 3% 수준
전문가 "탑승객 건강 큰 영향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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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사선은 에너지 상태가 불안정한 핵종(방사성 핵종)이 붕괴하며 내놓는 입자와 전자파를 가리킨다. 이런 방사선은 우리 주변 곳곳에서 나온다. 얼핏 원자력발전소의 인공방사선만 떠올리기 쉽지만 땅 속(우라늄·토륨)과 대기(라돈 가스), 심지어 우리가 먹는 음식물(칼륨-40)에서도 미량의 방사선이 나온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에 따르면 한국인의 연평균 방사선 피폭량(약 3.6mSv)의 80% 이상이 이런 자연방사선이다.



  방사선 중에는 지구 밖에서 날아오는 것도 있다. 먼 은하에서 초신성이 폭발하거나 태양 흑점 활동이 강해질 때 방출되는 우주방사선이다. 다행히 지구 자기장·대기권을 통과하며 대부분 걸러져 지표상에 도달하는 양은 미미하 다. 하지만 비행기를 타고 높이 올라가면 강도가 세진다. 통상 서울~제주 왕복에 약 0.001mSv, 비행시간이 긴 미국·유럽을 왕복하면 약 0.1mSv의 우주방사선에 노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폭량은 비행기의 고도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는 일반적인 국제선 순항 고도 보다 훨씬 높이(약 18㎞) 날아다녔다. 그 때문에 2003년 퇴역할 때까지 매번 비행 때마다 실시간 방사선 측정기를 싣고 다녔다.



 비행 항로도 피폭량에 영향을 미친다. 국내 항공사들은 미국으로 갈 땐 북태평양항로, 한국으로 돌아올 땐 일반적으로 북극항로를 이용한다. 제트기류의 맞바람을 피해 연료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고위도로 갈수록 우주방사선은 더 강해진다. 극지방에 모이는 자기력선이 주변 입자를 함께 끌어당기기 때문이다. 북극항로를 이용하는 국제선의 평균 방사선량은 뉴욕→서울 약 0.07mSv, 시카고→서울 약 0.06mSv꼴이다.





직업적으로 방사선을 취급하지 않는 일반인의 연간 방사선량 한도는 1mSv다. 자연방사선 외에 추가로 맞는 인공방사선을 기준으로 한 권고치다. 하지만 북극항로 국제선을 다섯 번 이상 타면 이 수치를 넘기게 된다. 여행객 건강에 문제는 없을까. 대한항공 관계자는 “미주 귀국편이라고 항상 북극항로를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기상 상황 등이 나쁜 경우에는 러시아 극동항로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설령 1mSv를 넘기더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서울대 핵의학교실 강건욱(내과·핵의학 전문의) 교수는 “일반인 방사선량 한도는 방사선 피폭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한 수치일 뿐 의학적인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의학적으로 ‘안전하다’ ‘아니다’를 가르는 기준이 아니라는 말이다.



 강 교수에 따르면 과학적으로 피폭 위험이 확인된 것은 ‘일시에 100mSv 이상에 노출될 경우’뿐이다. 과거 원폭 피해자들을 추적 조사한 결과 이런 방사선을 일시에 쬔 사람 1000명 중 10명이 암에 걸렸고 5명이 사망했다는 것이다. 반면에 “100mSv 이하의 저선량 피폭은 위험도를 정확히 계산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암은 방사선 피폭 외에 유전 등 다른 이유로도 걸릴 수 있 다. 때문에 방사선과 암 사이의 관계를 정확히 따지기 위해선 다른 조건을 같이한 뒤 방사선량만 달리해 비교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게 실험 대상 숫자다. 1mSv 피폭의 경우 최소 5억 명은 돼야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게 과학자들 설명이다. 이 때문에 100mSv 피폭 때의 피해를 단순 역산해 10mSv면 1만 명당 5명, 1mSv면 10만 명당 5명꼴로 암으로 죽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비과학적 추정”이라는 것이다.



 일반 여객보다 비행기를 훨씬 자주 타는 승무원이라면 어떨까. 현재 방사선 작업 종사자의 방사선량 한도는 연간 50mSv, 5년 누적 100mSv(연평균 20mSv)다. 직접 방사선을 다루진 않지만 우주방사선 노출이 많은 승무원도 이 기준을 적용받아 왔다. 반면에 영국·스위스 등 대부분의 유럽 국가는 승무원 연간 방사선량 한도로 6mSv를 권하고 있다. 국내 항공사들도 내부적으로는 이 기준을 따라 왔다. 원안위가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한 것도 이런 상황에 맞춰 “법 규정을 현실화하자는 취지”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우주방사선량은 그날그날 ‘우주 기상(Space weather)’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태양 흑점 활동이 활발해지면 우주방사선을 막는 방패 역할을 하는 지구 자기장이 강해지며 ‘지자기 폭풍’이 일어난다. 이 경우 태양계 밖에서 날아오는 은하 우주방사선의 유입량은 오히려 줄어든다. 반대로 태양 활동이 약해지면 우주 방사선 유입량은 늘어난다.



 한국천문연구원은 국가기상위성센터와 함께 이런 우주 기상관측 결과를 반영한 ‘우주방사선 예보 모델’을 개발 중이다. 해외여행 날짜와 탑승 편명을 입력하면 비행 도중 노출될 방사선량을 미리 알려주는 방식이다. 올 연말부터 기상청 홈페이지를 통해 서비스가 시작될 예정이다. 천문연의 황정아 박사는 “방사선 피폭은 적으면 적을수록 좋다(as low as possible)”며 “과학적으로 위험한 수준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맞게 될 방사선량이 궁금한 사람이 있다면 ‘정보 공개’ 차원에서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금 연구원 과학관에선



▶중앙과학관, 학생과학발명품 전시



-본선 경쟁작 301점, 8일~8월 12일, 8월 13일 시상식



▶전파관리소, 어린이 전파교실



- 초등 4~6학년 대상, 14~18일 신청 접수, www.crmo.go.kr



▶과천과학관, 창의체험 과학교실



- 유아~중학생 대상, 22~27일 신청 접수, www.sciencecenter.go.kr



김한별 기자



※참고 자료 : ‘북극항공로 우주방사선 안전기준 및 관리정책 개발 연구’(2009, 한국천문연구원), 『방사선 무섭니』(2012, 방사선 안전전문가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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