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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대통령 해외 순방 때 국산꽃 선물 어떤가

중앙일보 2014.07.08 00:01 경제 10면 지면보기
나승렬
농협중앙회 산지유통본부장
『식물, 역사를 뒤집다』라는 책은 인류 문명을 이끈 50가지 식물을 소개한다. 벼·밀·감자·후추·커피·포도 등이 있고, 꽃으로는 장미·튤립과 양귀비 등이 포함된다. 장미는 19세기에 일어난 원예 열풍의 중심에 있었다. 유명한 장미 애호가로 미국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이 있다. 그는 몬티첼로 농장에서 갈리카 장미, 해당화와 기타 들장미를 키웠다. 링컨의 꽃사랑도 둘째라면 서러울 정도다. 그는 ‘꽃을 심을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잡초를 뽑아내고 꽃을 심는 사람이었다’는 표현을 자신의 묘비에 남기고 싶어했다.



 장미는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꽃이 되었고, 꽃(절화) 무역규모도 가장 크다. 장미의 연간 세계 무역액은 68억달러에 달한다. 꽃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가인 네덜란드는 연간 100억달러 이상을 수출한다. 이중 장미 수출액이 10억달러 이상이다. 네덜란드의 꽃 수출액은 한국의 전체 농수산식품 수출액(80억 달러)보다 크다.



 반면 러시아는 장미를 많이 수입하는 나라중의 하나다. 연간 4억달러 정도의 장미를 수입하는데, 에콰도르·케냐·콜럼비아·네덜란드 등에서 주로 수입한다. 러시아인들의 장미 사랑은 대단하다. 꽃값이 꽤 비싼데도 여성의 날, 국경일 등에는 꽃을 어김없이 선물하는데 그 중 70~80%가 장미라고 한다.



 농협은 우리 장미를 세계에 보급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러시아의 장미사랑에 착안하여 농협은 6월12일 러시아의 날을 기념해 러시아대사관에 장미 1000송이를 기증했다. 러시아 대사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시 한반도 주변 4강 대사로는 처음으로 꽃을 선물했는데, 장미 1000송이로 보답해왔다고 크게 기뻐했다. 필자는 러시아 대사에게 “지난해 한국 농협이 장미를 블라디보스톡에 배로 수출했는데 금년에는 비행기로 모스크바에 수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한국 장미를 많이 홍보해 달라”고 했다. 대사는 흔쾌히 “도와 주겠다”고 했다. 꽃은 소통에도, 분위기 전환에도 효과적이다. 열마디 말 보다 따뜻한 위로의 마음을 전달하는데도 좋다. 농협에서는 꽃 기증 운동을 하고 있다. 최근에 여성단체 협의회, 소비자단체, 대학교, 언론기관 등에 장미 1000송이를 기증했다. 세월호 희생자 분양소에도 화훼생산자협회와 함께 국화 1만송이를 기증했다. 꽃을 통하여 국민화합에도 기여하고 꽃 소비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에도 도움이 되고자 함이다.



 세계적 경영학자 톰 피터스는 그의 저서 『리틀 빅 씽』에서 이렇게 꽃을 예찬했다. “꽃에는 위대함이 있다. 그 힘은 아름다움에서 나온다. 성공을 꿈꾸는 사람은 꽃을 가까이 하라. 우선 주변에 항상 꽃을 놓도록 하라. 당신이 CEO라면 꽃 예산은 무제한이라고 선언하라.” 꽃을 사랑하는 이런 기업경영 정신을 국가 외교정책에도 적용했으면 한다. 대통령 외국 순방시 전용기에 우리 농민이 재배한 각종 꽃을 싣고 순방국가에 꽃을 선물해 주면 어떨까. 한국 꽃산업을 핵심 수출산업으로 퀀텀점프시키는데도 큰 힘이 될 것이다. 이런 것이 외교가 아니겠는가?



나승렬 농협중앙회 산지유통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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