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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역발상·창조·즐거움 … 기업 경영하는 매력

중앙일보 2014.07.08 00:01 경제 10면 지면보기
조웅래
맥키스 회장
우리는 인생에 정해진 속도, 정해진 방향, 정해진 코스와 프로그램이 있다는 강박에 가까운 믿음을 갖고 있다. 그래서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수많은 기출문제를 풀고, 취업을 위해 빈틈없이 잘 짜인 스펙을 준비한다. 세상이 정한 표준 조건에 맞는 배우자를 맞이하고 아이를 키운다. 그럼에도 우리는 왜 좀처럼 행복해지지 않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인생은 머리로 뛰는 게 아니라 발로 뛰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테네 병사가 마라톤 평원이 몇 십 ㎞일지 미리 정확히 알고 자신의 체력과 열정과 에너지를 코스에 맞춰 분배해 완벽한 시나리오를 짰더라면 시민들에게 승리의 소식을 전할 수 있었을까. 아마도 그는 중도에 포기했을 것이다. 인생을 살다 보면 삶이라는 드넓은 평원을 가로지르는 데 필요한 것은 완벽한 시뮬레이션이 아니라 서툴러도 힘차게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그런 한 걸음 한 걸음을 만들어나가는 경영방식이 중요하다. 이를 압축하는 세 글자를 필자는 ‘역(逆)·창(創)·락(樂)’이라 본다.



 역(逆)은 ‘뒤집다, 역전하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기존의 발상을 뒤집고 역전하는 역발상의 사고방식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작은 기업일수록, 새로 시작하는 기업일수록 역발상은 더욱 절실하다. 남을 따라 해서는 살아남기 힘들다. 남들과 똑같이 하면 먼저 시작한 쪽, 덩치 큰 쪽이 일방적으로 유리하다. 발상을 바꾸지 않고는 답이 없다. 처음에는 ‘미친 놈’ 소리를 들을지라도 남들과 똑 같은 길을 거부하는 것, 발상을 바꿔 남들이 해보지 않은 것을 시도하는 것이 ‘역’이다.



 창(創)은 ‘창조’를 뜻한다. 창의적인 것은 반드시 유일하거나 독창적인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남들이 안 된다고 할 때 나 스스로는 된다는 확신을 갖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 역시 창의적인 사고다. 안 해도 괜찮지만 꼭하고 싶은 것, 갈망하는 것, 새로운 것을 해보는 것이 창조다. 계속 도전하면서 자기 분야에서 성과나 업적·가치를 이룩하고자 함이다. 창조는 요즘 들어 너무 많이 나오는 이야기지만 많은 경우 구호로만 끝나고 마는 게 문제다. 말로는 창조를 이야기하지만 실상 정답이 나와 있는 문제만 풀려고 한다. 창조는 본질적으로 불안한 것이다. 성공인지 실패인지 보장된 게 없다. 그래서 창조는 짜릿하고 미래는 흥미진진하다.



 락(樂)은 ‘즐거움’을 뜻한다. 필자는 회사에서 늘 공익적인 가치를 강조한다. 돈 많이 번다고 좋은 회사가 아니다. 돈은 잘 벌지만 도덕성이 결여돼 비호감으로 찍힌 회사가 어디 한둘인가.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내가 좋아하고, 직원들이 좋아하고, 대중이 좋아해야 좋은 회사다.



 남들 뒤를 쫓아가기보다 자기 길을 만들고, 남들이 안 된다고 해도 자기 확신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사고하며, 나와 상대를 즐겁게 만들고 기쁨을 주는 역·창·락의 조화가 준비되었다면, 결과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고 과감히 첫 발을 내디뎌 보자.



조웅래 맥키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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