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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내는 한·중 FTA … IT·자동차·문화콘텐트 수혜 기대

중앙일보 2014.07.08 00:01 경제 8면 지면보기
지난주 한·중 정상회담에서 나온 성과 중 하나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연내 타결이다. 2004년 협상 시작 이후 10년 만에 결과를 보게 되는 셈이다.


현대차·포스코 등 관세 인하 혜택
한류 붐 업은 인터넷쇼핑도 주목
농수산물·섬유·완구 산업 등은
가격 경쟁력 취약해질 수도

 한국에게 중국은 경제적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우선 중국은 한국의 최대수출국이다. 지난해 전체 수출액 중 중국 비중이 26.1%였다. 2·3위인 미국(11.1%)과 일본(6.2%)을 합친 것보다 크다. 1990년대엔 ‘미국 경제가 기침을 하면 한국은 독감에 걸린다’라고 했지만 이제는 중국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 강영숙 연구원은 “중화권 국가인 대만보다 한국의 대 중국 수출비중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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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장동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태에선 중국의 존재가 더 커보이게 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한·중 FTA가 발효되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5년 후 1~1.3%, 10년 후 2.3~3% 정도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기업 입장에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관세 인하다. 신한금융투자 곽현수 연구원은 “간단하게 말하면 관세를 덜 내는 만큼 기업 이익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관세가 낮아지면 기업들은 그만큼 더 많은 이익을 얻거나, 가격을 낮춰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 삼성증권 전종규 연구원은 “기술력과 브랜드 인지도에서 중국보다 우위에 있는 디지털가전·완성차·정밀화학 등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비스 산업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산업연구원은 한중 FTA가 체결되면 서비스업 매출이 단기적으로는 5%, 장기적으로는 6.7%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고용창출효과 역시 53만~73만명 정도로 내다봤다. ‘한류’ 붐을 일으키고 있는 문화콘텐트 업종은 FTA로 중국 진출문이 더 넓어질 수 있다. 세계 최대규모인 중국의 온라인 시장도 한국 기업엔 새로운 기회다. 중국 인터넷 기업의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중국 소비자들에게 직접 제품을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롯데백화점이 중국 최대 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와 손을 잡은 것도 이런 맥락이다.



 증시에선 어떤 업종이 재미를 볼까. 증권사들은 대부분 관세 인하의 혜택을 보는 IT·자동차나 문화콘텐트 업종을 추천한다. 기업 중에선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POSCO 등이 꼽힌다. 유진투자증권 박석현 연구위원은 “관세 인하폭이 큰 최종 소비재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FTA의 ‘그림자’도 있다. 가격경쟁력이 취약한 농수산물, 섬유, 완구산업 등은 가격경쟁을 각오해야 한다.



 한·중 FTA가 환율에 미칠 영향을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전종규 연구원은 “위원화 직거래 시장이 커지면 달러 수요가 줄어들게 돼 상대적으로 원화가치가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곽현수 연구원은 “원화값이 오르는 속도보다 위안화 절상 속도가 빨라 원화강세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을 냈다.



 국내 금융업계 입장에선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이 ‘위안화 적격해외기관투자자(RQFII)’ 자격을 얻었다는 점이 큰 기회다.



중국은 자국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외국인의 범위를 제한하고 있다. 그동안 RQFII 자격이 없었던 국내운용사들은 중국 본토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했다. 수수료를 내고 홍콩·싱가포르를 통해 매매를 위탁하거나, 원화를 달러로 바꾼 뒤 다시 위안화로 환전해 투자해야 했다. 그러나 RQFII 자격을 갖게 되면 위안화로 직접 투자할 수 있어 수수료 부담이 줄게 된다.



 주식 일변도에서 벗어나 국채·회사채 등 투자대상도 다양해진다. 하이투자증권 박성중 연구원은 “중국 국채나 은행채는 국내보다 금리가 연 1~2% 더 높아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국채 5년물 금리는 한국이 연 2% 후반, 중국이 3% 후반으로 중국이 1%포인트 가량 더 높다.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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