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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쇼핑 '고수'는 QR코드를 보지요

중앙일보 2014.07.08 00:01 경제 4면 지면보기
직장인 이모(31·여)씨는 최근 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마음에 드는 외국산 핸드백을 발견했다. 가격도 유명 인터넷 쇼핑몰보다 10만원 이상 저렴했다. 하지만 이씨는 쉽게 구매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이름을 듣지 못한 중소 쇼핑몰이라 물건이 진품인지를 확신할 수 없어서다.


관세청, 병행수입 통관표시 확대
적법 수입품에 상표·원산지 수록
레저용품 등 595개 상표로 늘려
세관 통관 과정서 위조품 걸러내
병행수입 활성화로 가격 거품 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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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직접구매(직구) 관련 인터넷 사이트에서 ‘직구 고수’들에게 자문을 구한 이씨는 해당 쇼핑몰이 관세청 통관표지 인증 업체라는 정보를 입수하게 됐다. 통관표지는 병행수입 업자가 상품을 적법하게 수입했을 경우 통관을 담당한 세관에서 관련 정보를 QR코드에 담아 제품에 부착한 것을 말한다. 이씨는 그제서야 가벼운 마음으로 결제 버튼을 누를 수 있었다. 이씨는 “이 쇼핑몰의 물건들이 최소한 세관 통관 과정에서 위조품이 아니라는 진단을 받은 것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니 한결 마음이 놓였다”고 말했다.



 7일부터 이씨처럼 병행수입 물품을 좀 더 마음 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소비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은 병행수입물품 통관표지를 부착할 수 있는 물품을 275개 상표에서 595개 상표로 대폭 늘렸다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의류·핸드백·허리띠·신발·지갑 등 패션용품에 주로 부착됐지만 앞으로는 섬유유연제·방향제 등의 생활용품과 캠핑용 그릴 및 등산배낭 등의 레저용품, 엔진오일, 자동차 캐리어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품목들도 통관표지 부착이 가능해진다.



 병행수입은 독점수입권을 가진 업자가 아닌 제3자가 다른 유통경로를 통해 상품을 수입하는 것을 말한다. 병행수입업체들은 독점수입업체에 비해 낮은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정부는 물가 안정 차원에서 병행수입을 장려하고 있다. 하지만 병행수입 제품에는 이른바 ‘짝퉁’이라 불리는 위조품들이 대거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 독점수입업체들이 대부분 대규모 유명 유통업체들인데 반해 병행수입업체는 소규모 영세 업체인 경우가 많아 발생하는 현상이다.



 관세청은 병행수입 제품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2012년부터 통관표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QR코드 모양의 통관표지에는 해당 물품의 수입자·품명·상표명·모델·원산지·통관일자·통관담당 세관 등 정보가 수록돼 있다.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을 QR코드에 접촉하는 방식으로 쉽게 상품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지금까지 118만장의 통관표지가 적법한 병행수입물품에 부착됐다고 관세청은 설명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통관표지가 붙어있는 제품은 관세청 통관 절차를 거쳤고 진품 판정을 받았다는 의미라 믿고 구매할 수 있다”며 “앞으로 통관표지 부착 항목들을 계속 확대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관세청은 또 수입한지 오래됐거나 통관표지 부착이 불가능한 제품에도 사단법인 무역관련지식재산권보호협회(TIPA) 병행수입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보증서를 발급해주기로 했다. 보증서에는 업체명과 상표·품명·애프터서비스(AS) 정보 등이 기록된다. 보증서가 첨부된 물품이 위조품으로 확인되면 TIPA가 구매자에게 보상해주기로 했다.



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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