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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석 빈 수원 … 여당 “누굴 보내나” vs 야당 “누굴 택할까”

중앙선데이 2014.06.28 23:49 381호 5면 지면보기
두 달만의 리턴매치다. 6·4 지방선거에서 무승부를 기록한 여야가 7·30 재·보궐선거에서 다시 맞붙는다. 새누리당 성완종(충남 서산-태안) 의원이 26일 대법원 판결에서 당선 무효가 확정됨에 따라 지역은 15곳이 됐다. 역대 재·보선 중 최대 규모다. 특히 서울 동작을과 경기도 수원을·병·정 등 네 곳이 이번 선거의 최고 격전지 ‘빅4’로 불린다. 2016년 4월 총선까지 큰 선거가 없기에 향후 정국 주도권을 좌우할 한판 승부다.

[7·30 재·보선] 승부처 서울·수원 예상 라인업

김문수 나서고 오세훈 빠질 듯
26일 대법원은 새누리당 정두언(서울 서대문을) 의원에게 무죄 취지 파기 환송 판결을 내려 서울은 딱 한 곳, 동작을에서만 선거가 치러진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발탁이 유력시된다.

사실 김 지사 경우의 수는 세 가지였다. 정치인 총리 후보 0순위였다. 공교롭게도 대법원 판결이 난 26일, 정홍원 총리가 유임됨에 따라 총리직은 물 건너갔다. 다른 하나는 새누리당 7·14 전당대회 출마다. 당내 입지를 다진다는 측면에서 유혹적이나 보름밖에 남지 않은 일정상 시기를 놓친 형세다.

남은 카드는 재·보선 출마. 이 중 경기도 지역은 불가능하다. 선거 120일 전까지 지사직을 사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그가 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서울 동작을 출마이며, 스스로도 이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수는 새누리당 지도부다. 비박(非朴)계인 그를 낙점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야권에 밀리는 정국에서 김문수 카드를 포기한다는 건 가능성이 희박하다. 결국 총리 유임과 정두언 부활로 김 지사의 서울 동작을 출마는 사실상 결론 난 셈이다.

김 지사가 꺼림칙해하는 건 동작구의 야당 지지세다. 6·4 지방선거에서 동작구 득표율은 박원순 시장 57.9%, 정몽준 후보 41.4%였다. 무려 16%포인트 이상의 격차다. 동작구청장 선거에서도 10%포인트 가까이 차이가 났다. 2년 전 대선 때도 비슷했다. 동작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45.4%를 얻은 데 반해 문재인 후보는 54.2%를 얻었다. 최근 2년간 야권이 여권에 비해 평균 10%포인트 이상 지지율이 높았다.

서울의 유일한 선거라는 상징성도 부담스럽다. 재·보선 승리를 발판으로 차기 대선까지 달려가겠다는 야심과 달리 지는 순간 ‘제2의 정몽준’으로 추락하는 수순이 된다. 정치생명을 건 승부인 셈이다.

야당도 고민이다. 마땅한 대항마가 없다. 정동영 상임고문을 떠올릴 수 있지만 기시감(旣視感)이 크다. 그는 18대 이 지역에서 출마해 정몽준 전 의원에게 패배한 바 있다.

신인도 검토 중이다. 때마침 금태섭 대변인이 출사표를 던졌다. 안철수·박원순의 대변인을 지냈다는 인지도에서 점수를 딸 만하다. 하지만 김문수와 맞짱을 뜨기엔 버겁지 않느냐는 게 중론이다. 당내 일각에선 국가정보원 댓글사건 수사에서 축소 의혹을 제기했다 최근 사직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거론하기도 한다. 성사될 경우 2년 전 부산에서 벌어졌던 ‘문재인-손수조’ 대결을 연상시키는 조합이다.

김 지사가 서울행을 택함으로써 22일 칠레에서 귀국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출마는 어려울 전망이다. 서울시장을 두 번 지낸 그로선 서울 이외 지역을 노리는 건 명분이 약하다. 그의 측근은 이렇게 전했다. “따지고 보면 현재 안철수-박원순 현상을 만든 출발점이 3년 전 오 시장 아닌가. 정치인 오세훈으로선 결코 물러설 수 없는 가치(무상 패러다임)를 담은 싸움이었지만 서울시민이 뽑아 준 시장 자리를 결과적으로 스스로 걷어찼다는 자책이 강하다. 당분간 더 자숙할 계획이다.” 출마 자체에 부정적이라는 얘기다.

야당, 경기도 지역 싹쓸이 노려
하지만 현실은 새누리당이 오세훈을 모른 척해도 될 만큼 여유 있는 국면이 아니다. 서울 이외 경합지는 경기도 수원이다. 을(권선), 병(팔달), 정(영통) 등 세 곳에서 동시에 선거를 치른다.

새정치연합은 후보군을 좁히고 있다. 27일 공천 마감 결과 수원을엔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과 박용진 홍보위원장, 수원정엔 박광온 대변인과 백혜련 전 검사가 신청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 당선인의 지역구였던 수원병엔 손학규 상임고문의 출마가 유력하다. 손 고문을 축으로 수원에 삼각편대를 구축하고 여기에 김포 김두관 전 경남지사, 평택을 정장선 전 의원까지 가세하면 막강 라인업이 구축되는 셈이다. 야권으로선 경기도 다섯 곳의 싹쓸이까지 노려볼 만하다.

반면 새누리당은 초라하다. 현재까지 수원 지역에 출마의사를 표한 유력 정치인은 거의 없다. 하마평에 오르는 이가 나경원 전 의원이지만 당사자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그는 중앙SUNDAY와의 통화에서 “정치인에게 지역구(서울 중구)를 옮긴다는 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현재까진 수원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그를 설득해 여권 지지율이 높다는 수원병에 출마시킨다 해도 상대방은 손학규 상임고문이다. 승산을 장담키 어려운 데다 측면 지원 없이 홀로 싸우면 불리하다. 새누리당도 수원을·정에 야당 못지않은 거물급 인사를 내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는 결론이다. 김황식 전 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이름이 또 거론되는 이유다.

문제는 새누리당이 지난 지방선거의 ‘중진차출론’처럼 이번 재·보선에서도 거물급 인사를 척척 끌어낼 수 있느냐다. 총리 낙마 등 잇단 인사 파동을 겪으며 여권의 구심력은 약해진 상태다. 새누리당의 현재 의석수는 147석. 수치상으론 이번 재·보선에서 4석만 더 따내면 과반을 차지한다. 하지만 “서울·수원에 누구를 내보내느냐가 재·보선 승패를 뛰어넘어 정권의 레임덕까지 직결된 문제”(여당 고위 관계자)라는 진단이다. 선거를 한 달 앞둔 지금 야권이 두 발짝 이상 앞서 가는 형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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