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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교육개혁 중요 파트너 사회가 변했다는 사실 알아야

중앙선데이 2014.06.28 23:54 381호 6면 지면보기
김진경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전교조 ‘법외노조’ 사태의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정부와 교육 관료들이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옹졸하게 행동했다고 본다. 그들은 전교조에 대해 과도한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다. ‘교실 붕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지금 학교는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문제를 전교조와 함께 풀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국가적 역량이 이런 식으로 소모되는 게 안타깝다.”

전교조 ‘설계자’ 2인이 말하는 법외노조 사태 해법


 -해직 교사를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것은 법에 어긋난다. 전교조에 책임이 있는 것 아닌가.
 “전교조는 해직 교사들에게 부채 의식을 갖고 있다. 조직을 위해 희생한 사람들에게 나가라고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해직자 조합원 배제는 국제노동법 기준에서 볼 때 낡은 잣대다. 15년간 합법노조로 인정하다 갑자기 문제 삼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나.”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보나.
 “현 정부의 완강한 기조가 계속 유지될 것이고, 전교조도 대중적 결정이 내려지면 그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양쪽이 평행선을 달릴 것으로 예상한다. 전교조를 만들 때 그토록 억압을 받으면서도 버텨냈다. 법외노조가 된다고 해서 스스로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다.”

 -전교조에 대한 비판으로 후배 교사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전교조의 문제는 뭔가.
 “애정이 있으니 불만도 있는 것이다. 교육 현안에 좀 더 유연한 대응을 해달라는 뜻에서 한 얘기였다. 전교조는 사회에서 자신들이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범위가 작아졌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시민사회가 커지면서 교육 현장을 개선하려는 많은 단체와 조직이 생겨났다. 전교조는 일의 범위를 좁혀야 한다. 학교를 바꾸고, 지역 사회를 바꾸는 데에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 전공모임·교과모임 등이 더 활성화돼 현장의 고민들을 풀어나갔으면 좋겠다.”

 -법외노조 논란은 작은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 큰 사안은 뭔가.
 “교육계 전체가 아이들의 변화를 좇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교사들이 교실에서 정상적으로 수업을 진행하기가 어려워졌다. 학생들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교육부나 전교조가 지금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것은 이 문제다. 조합원 자격 문제로 실랑이를 벌일 때가 아니다.”

 -학생들이 달라졌다는 것을 좀 설명해달라.
 “1980년대 후반에 해직됐다가 90년대 중반에 복직된 교사들이 많이 힘겨워했다. 교실에서 학생들이 통제되지 않아 도저히 수업을 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일부 교사는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교실 붕괴’라고 다들 얘기하지만 정작 원인에 대한 연구는 없었다. 그래서 학생들이 머리카락 염색, 피어싱, 문신을 하는 현상을 이해하는 작업에서 시작했다. 5000년 전 문신은 신성한 것이었다. 그러다 3000년 고대국가가 등장한 이후 문신은 노예나 범죄자의 낙인이 됐다. 그런데 다시 문신의 시대가 온 것이었다. 이는 인류의 사고 구조에서 정신보다 몸의 가치가 높게 평가되기 시작한 것을 의미한다. ”

 -몸에 대한 관심과 가치가 커졌다는 것이 학교의 변화와 어떻게 연관이 되나.
 “근대국가에서 학교·교사는 학생들의 정신을 통제하는 기제로 작동했다. 그런데 정신세계가 아닌 몸의 욕구를 중시하는 세계가 되면서 더 이상 아이들은 통제되지 않는다. 교실에서 많은 학생을 상대로 하는 교육 방식이 근본적인 위기를 맞이한 것이다. 학생들의 교실 부적응은 학교폭력이나 ‘왕따’ 현상을 낳는다. 게다가 가정이나 지역사회에서의 유대가 약해지면서 학생들은 정서적 유착을 느낄 대상을 찾기가 힘들다.“

 -그렇다면 학교 교육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교사가 학생 하나하나의 특성에 관심을 갖는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 획일적인 수업과 평가에서 탈피하지 않으면 지금의 아이들은 제대로 숨을 쉴 수가 없다. 교육계는 이러한 근본적인 개혁에 나서야 한다. 전교조는 그 작업의 중요한 파트너다. 조합원 자격 문제로 소모적인 싸움을 할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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