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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정 판결까지 양측 기다리고, 진보 교육감이 중재 나서야

중앙선데이 2014.06.28 23:55 381호 6면 지면보기
이수호 전 전교조 위원장
-교원노조법에 해직 교사는 조합원이 될 수 없다는 조항이 있다는 것을 전교조가 오래전부터 알고 있지 않았나.
 “1999년 교원노조법이 제정될 때 100점 만점에 55점짜리 법이었다. 정부는 교원노조법을 만들어주지 않으려 했는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조건으로 한국 외무부 장관이 각서를 쓴 게 있어 서둘러 입법화가 진행됐다. 그 결과 일반 노조법에 비해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 해직자 조합원 자격 문제나 교섭 문제 때문에 내부적으로 논란이 있었다.”

전교조 ‘설계자’ 2인이 말하는 법외노조 사태 해법


 -조합원 구성에 위법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외면해왔다는 뜻인가.
 “법이 다소 미비한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일반 노동법이나 헌법에 보장된 권한이 있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1989년 전교조가 결성될 때 만들어진 내부 규약은 해직 교사에게도 조합원 자격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2010년 정부에서 해직 교사 문제를 정리하라고 요구했을 때 전교조 내부의 반응은.
 “그다지 심각한 사안으로 여기지 않았다. ‘이명박 정권에서 탄압을 하는구나’ 정도로 생각했다. 지엽적 문제로 트집 잡는다고 판단했다. 국제적 사례나 다른 노조의 사례를 근거로 법적인 싸움이 된다 해도 어렵지 않게 이긴다고 믿었다.”

 -실정법 위반인데 단순히 트집 잡는 것이라고 여기는 것은 잘못된 판단 아닌가.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이 전교조를 이데올로기의 문제로 몰고 가서 재미를 봤다. 전교조를 ‘촛불의 배후’라고 공격해서 보수층의 표를 얻는 선거 전략을 구사했다. 전교조를 정치적 이슈로 만들어 반사이득을 얻으려 한다고 판단했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없다.”

 -전교조가 조퇴 투쟁 등으로 과도하게 강경 대응하고 있다고 보는 사람도 많다.
 “전교조는 파업권이 없다. 위력적 단체행동의 방법이 매우 제한적이다. 2006년 교원평가 반대 운동 때는 ‘연가 투쟁’을 벌였다. 그에 비하면 조퇴 투쟁은 수위가 훨씬 낮다고 볼 수 있다.”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들이 국가·법·정부의 권위를 무시하는 교사들을 보면서 자라는 것을 부모들이 지지할 수 있겠나.
 “법에 문제가 있어서 이런 행동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설명해줘야 한다. 법은 무조건 지켜야 한다고 가르치는 것은 옳지 않다. ‘가만히 있으라’ 해서는 안 된다.”

 -이 갈등의 올바른 해결책은.
 “법외노조 논란은 항소심으로 갔다. 확정 판결까지 정부와 전교조 모두 기다리면 된다. 서로가 상대를 꺾으려 과도하게 대응해서는 안된다. 그래서 일단 시간이 생기면 성실한 대화를 통해 관련 문제들을 풀어야 한다. 정부가 강공을 지속하면 결국 교육부와 진보 교육감이 교사 징계 문제로 충돌하면서 갈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법원의 확정 판결이 나면 전교조가 받아들일까.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 만약 그렇게 되면 해직 교사를 조합원에서 배제하거나 법외노조의 길을 걸어야 한다. 일부 해직 조합원이 스스로 탈퇴하는 희생을 하겠다는 의사도 밝히고 있지만 이는 노조의 자주성이라는 원칙에 맞지 않는다. 따라서 법외노조의 길을 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

 -법외노조를 택하면 조합 활동이 많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더 위축되기도 어렵다. 이명박 정부의 탄압 영향 등으로 조합원이 10만 명에서 6만 명으로 줄어들었다. 법외노조가 되면 오히려 수가 늘지도 모른다. 때리면 튀고, 누르면 올라온다.”

 -정부와 전교조의 정면충돌이 계속될 경우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때마침 선출된 13명의 진보 교육감이 중재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현실 행정을 책임지게 된 진보 교육감들은 일방적으로 전교조 편만 들 수는 없다. 이들이 중간자적 역할을 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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