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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 시간당 5580원, 월급 116만6220원

중앙일보 2014.06.28 02:10 종합 3면 지면보기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7.1% 오른 시간당 5580원으로 결정됐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116만6220원(월 209시간 사업장 기준)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7일 밤샘 회의 끝에 이같이 의결했다. 내년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게 될 근로자는 266만8000명이다. 최저임금 인상안은 이의 접수 절차를 거쳐 8월 5일 최종 결정 고시된다.


7.1% 인상 "소득분배 최우선 고려"
경총 "물가상승률 1%대인데" 반발
해당 사업장 대부분 영세기업
소득분배 부담 떠넘겨질 우려

 법정시한(29일) 안에 최저임금이 결정된 것은 2009년도분 의결 이후 처음이다. 올해도 법정시한을 넘길 것으로 전망됐다. 경영계는 동결(시간당 5210원)을 주장하고, 노동계는 26.8% 인상된 6700원을 요구하면서 접점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한이 임박한 27일 새벽에 노사가 내놓은 4차 조정안도 큰 격차(경영계 2.1%, 노동계 15% 인상)를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의결되는 데 가장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소득분배개선’ 논리였다. 학자들로 구성된 공익위원(9명)에 의해서다. 위원들은 5.4~7.4% 범위에서 인상되는 것이 적절하다는 중재안을 냈다. “일반 근로자의 임금인상분보다 최저임금 인상률이 더 높아야 소득의 불균형을 개선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래서 5월 말 현재 일반 근로자의 임금 인상률(4.4%)에다 소득분배개선분(1~3%)을 얹어서 인상 범위를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저임금을 매년 8%씩 5년간 40% 인상해 소득분배를 개선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과 궤를 같이한다.



 공익위원들은 이 같은 인상 범위를 낸 뒤 최종 인상안으로 7.1%를 제시하고 표결에 부쳤다. 공익위원과 노동계 위원(9명)은 찬성했다. 민주노총이 표결에 참여해 찬성표를 던진 것도 이례적이었다. 하지만 사용자 측 위원(9명)은 강하게 반발하며 퇴장(기권)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대의 낮은 물가 상승률과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7% 넘게 인상한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반발했다. 경총은 “해마다 반복되는 최저임금의 급상승은 기업의 경쟁력을 해치고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에 부정적 영향을 줘 청년·고령자 같은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노총은 “어려운 조건에서도 (이뤄낸) 모두의 작지만 소중한 실천 결과”라고 자평했다.



 이번 인상률은 지난해(7.2%)와 비슷하다. 한 공익위원은 “매년 7%대의 안정적인 인상 기조를 가져갈 수 있도록 바닥을 다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소득분배개선이 향후 최저임금 인상률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도록 그 근거를 마련한 것도 큰 의의”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의의에도 불구하고 숙제도 남겼다. 최저임금을 적용하는 사업장은 대부분 영세기업이거나 자영업자다. 이들이 고스란히 인상분에 대한 부담을 져야 한다. 소득분배의 책임이 영세기업에만 떠넘겨질 우려가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국제노동기구(ILO) 이상헌 연구조정관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후려치기와 같은 불공정거래 관행이 사라져야 소득분배가 개선된다”고 말했다. 한 대기업 임가공업체는 “완성품 가격은 오르는데 대기업이 우리에게 주는 단가는 몇 년 전과 그대로이거나 하락해 경영 압박이 심하다”고 토로했다.



 최저임금제도의 개선도 필요하다. 숙명여대 권순원(경영학) 교수는 “물가 수준이 다른 서울과 농촌 지역의 최저임금이 똑같다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고 영세기업이 느끼는 압박도 다르다”며 “이런 사정을 반영한 다양한 형태의 최저임금 책정 방식이 도입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기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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