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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대표 되면 끌어낸다니" "전대 줄세우기 강연하나"

중앙일보 2014.06.28 02:08 종합 5면 지면보기
김무성(左), 서청원(右)
새누리당 대표 자리를 놓고 공세의 수위를 높여오던 서청원·김무성 의원이 27일 정면으로 맞붙었다. 도화선이 된 건 한 당원 모임에서 한 김 의원의 강연 발언이었다.


김무성·서청원 캠프 공방 점입가경
김 "현 정부 독선에 빠진 기미 보여"
서 측 "김, 오락가락·모순의 정치인"
상대편 의원들과 악수도 꺼릴 정도

 김 의원은 이날 당 중앙위원이 주축인 ‘미래로 포럼’ 발족식에서 “소위 친박 실세라는 사람들끼리 모인 자리에서 ‘김무성이 당 대표 되면 그걸 흔들어 3개월 안에 끄집어내리겠다’는 말을 하고 다닌다”며 “몇 명이 국정 권력을 독점해 농단하려 하는데 지금 (후보 중에) 그런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대표가 되면 대통령과 일일이 각 세우려 할 거라는데 내가 왜 그런 짓을 하겠나. 전부 모함이다”라고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선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독선으로 빠진다”며 “박근혜 정부가 독선에 빠진 권력이라고 규정하지는 않겠지만 일부 그런 기미가 나타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집권여당 대표가 대통령을 제대로 만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느냐. 당이 여론을 전할 의무를 스스로 포기했다”고도 했다. 이어 “친박과 비박을 왜 가르느냐. 왜 자꾸 비박이라며 동지들을 몰아내느냐”고 하자 청중의 박수가 나왔다. 김 의원은 특정 후보를 지칭한 게 아니라고 했지만 당내에선 친박의 ‘맏형’으로 불리는 서 의원을 겨냥한 발언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서 의원 측은 이 모임 자체가 ‘줄 세우기’라고 맞받아쳤다. 서 의원의 측근은 “행사를 앞두고 대량 문자메시지를 보내 ‘김 후보가 참석한다’고 선전했다” 고 했다. 그러면서 이날 행사에서 사회자가 “ 당 대표가 될 분 누굽니까?”라는 말에 참석자들이 “김무성!”이라고 화답한 게 그 증거라고 했다.



 서 의원 측은 김 의원의 이날 발언에 대해 "서 의원을 직접 지칭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식 대응을 하지 않겠다”면서도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 박심(朴心)을 팔면 안 된다면서도 결국 박심으로 귀결되는 대통령에 대한 모순이 반영됐다”고 했다.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김 의원이 당에서 불신을 사는 이유가 바로 대통령에 대한 태도 변화 때문”이라며 “당대표가 되겠다는 사람이 ‘자신을 흔들 것’이라는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다니는 등 한마디로 오락가락·이율배반·자기모순의 정치인”이라고 비난했다.



 서 의원은 이날 대구를 찾아 ‘박근혜 마케팅’을 구사했다. 그는 “여러분이 대통령을 만들어줬는데 모른 척하면 안 된다. 나는 누가 박근혜를 구할 것이냐는 물음에 대한 고민 끝에 출마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대로 급락했다. 정국이 얼어붙어 (우리가)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진영 간 격돌이 격렬해지자 전당대회 이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재선 의원은 “상대 후보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의원들을 만나면 아예 악수도 안 하려고 한다”며 “같은 당끼리 이런 식으로 하다가는 경선에서 2등 한 사람이 물러나지 않는 한 당 화합은 어렵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강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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