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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1000명 도심서 '조퇴투쟁'

중앙일보 2014.06.28 01:57 종합 6면 지면보기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27일 서울 도심에서 ‘법외노조화 철회’ 등을 요구하며 교사 1000여 명(경찰 추산)이 참가하는 조퇴투쟁을 벌였다. 교원평가제 도입에 반대하며 대규모 집회를 열었던 2006년 이후 8년 만이다. 교사들이 평일에 조퇴를 하고 집회를 연 것에 대해 교육현장에선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교육부도 강경하다. 이미 지난 24일 조퇴투쟁은 불법이라는 지침을 각 시·도교육청에 전달했다. 조퇴투쟁 참가 교사들을 30일까지 파악해 징계 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다. 교육부와 전교조의 갈등이 더욱 첨예해질 것으로 보인다.


학교 측 거부에도 무단조퇴
"정치적 목적으로 학습권 침해"
교육부, 명단 파악 징계키로

 전교조는 이날 오후 1시30분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전교조를 지켜주세요’라고 적힌 대형 걸개와 카드섹션으로 퍼포먼스를 한 뒤 서울역으로 옮겨 오후 3시부터 ‘전국교사결의대회’를 열었다. 전국 에서 조퇴하고 모인 교사들은 “박근혜 정권 퇴진하라, 전교조 탄압 저지하고 참교육 사수하자”고 외쳤다. 오후 5시엔 17개 시·도지회장이 청와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했으나 사전신고 없이 가두시위를 벌인 게 문제가 돼 경찰에 저지당했다. 오후 6시부턴 종각역 일대에서 ‘전교조 지키키 전국행동’이 주관한 ‘박근혜 퇴진, 전교조 지키기 교사시민 결의대회’에 참석했다.



 전교조는 결의문에서 “국민은 자격 없는 대통령을 참을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나는 게 세월호 참사를 해결하는 출발점”이라고 주장했다. 김정훈 위원장은 “전교조 탄압은 민주주의에 대한 파괴이며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라며 “7월 12일 전국교사대회에서 박근혜 정권의 심장이 떨어지도록 보여주고 전교조를 합법화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전교조 교사들은 이날 오후 8시 해산했으며 28일 민주노총이 주최하는 시국대회에 참가한다.



 이날 집회 참석 교사들이 일제히 조퇴를 하고 일부는 연가까지 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학생들의 학습권까지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울산의 한 중학교에선 전교조 교사 2명이 조퇴신청을 거부한 학교 측 결정을 무시하고 점심시간에 학교를 떠났다. 이 학교 교감은 “무단 조퇴로 당장 처리해야 할 행정·학생지도 업무를 보지 못해 차질이 빚어졌다”고 말했다. 60여 명이 조퇴투쟁에 참가한 충북교육청 지성훈 장학사는 “연가나 조퇴 후 교체수업으로 정해진 수업일정 자체가 바뀌는 게 학습권 침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장도 “휴일이 아닌 평일에 집회 참석하려고 조퇴한다는 게 교사 본분에 맞는 행위냐”고 지적했다. 이성호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생을 위해 존재해야 할 교사가 일부의 권리를 위해 집회를 여는 건 교사의 본분을 망각한 것”이라며 “정권 퇴진이라는 정치적 구호까지 외치는 건 법적인 근거도 사회적인 명분도 없다”고 말했다.



 ◆법원 “전교조 단체교섭권 없다”=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전교조 서울지부가 서울시사립학교 단체교섭협의회와 서울시내 사립학교 118곳을 상대로 낸 단체교섭응낙 가처분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전교조는 교원노조법에 따른 노동조합에 해당하지 않아 단체교섭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윤석만·신진·차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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