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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억 '경도상' 주제는 항생제 내성

중앙일보 2014.06.27 02:26 종합 2면 지면보기
사회적 난제 해결에 1000만 파운드(약 170억원)를 내건 ‘경도상(經度賞·Longitude Prize)’의 주제가 항생제 내성으로 결정됐다.


영국, 인류 최대 난제로 선정

영국 BBC 방송은 25일(현지시간) 경도상 위원회가 제시한 비행·식량·치매·신체마비·물·항생제 등 6개 주제에 대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투표 결과 이 같은 결정이 내려졌다고 보도했다. 또 “경도상 위원회가 곧 다시 모여 항생제 분야에서 도전 목표를 구체화하게 될 것”고도 전했다. <중앙일보 5월 21일자 2면



 위원회는 앞서 “전 세계 의료진이 적시에 적확한 항생제를 쓸 수 있도록 비용 면에서도 효과적이고 정확하면서 신속하고 손쉽게 어느 박테리아 감염증인지 판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란 수준만 제시했었다.



 위원회 측에선 9월께 구체적인 수상 기준을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 후엔 누구든 관심 있는 사람은 위원회 홈페이지(www.longitudeprize.org)에 등록하고 경쟁에 참여하면 된다. 위원회에선 2020년께 수상자가 결정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항생제 내성 문제는 실로 세계적 난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달 초 “항생제가 통하지 않아 비롯되는 ‘항생제 이후 시대’가 도래해 단순한 감염이나 상처로도 목숨을 잃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을 정도다.



 의학연구기금인 웰컴트러스트의 제러미 패러 박사는 “항생제야말로 현재 의학이 이룬 다양한 성취의 기반이지만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항생제 내성이 확산돼 장기 이식부터 암 치료까지 지금은 당연시하는 성취도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박테리아와 항생제의 싸움에서 박테리아가 이기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1990년 이후 새로운 종류의 항생제가 개발되지 않아 상황이 더 악화됐다고도 했다. 마틴 리스 경도상 위원장은 “독창적 사고로 혁신과 발명을 통해 항생제 내성이란 난제를 푸는 속도를 높이는 데 경도상이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도상은 1714년 영국 의회가 바다에서 정확한 경도를 측정하는 계기를 개발하는 이에게 2만 파운드의 상금을 수여하기로 한 걸 300년 만에 재연한 것이다. 당시엔 경도 측정이 난제 중 난제였다. 항해 중 선박이 무수히 좌초했기 때문이다. 결국 영국 링컨셔의 한 목수가 해상 정밀 시계인 크로노미터를 만들며 ‘안전한 항해 시대’를 열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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