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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 신장 나눠준 외국인 천사 '가브리엘'

중앙일보 2014.06.27 01:17 종합 23면 지면보기
대전의 한 사립대 외국인 교수가 장기를 기증했다. 주인공은 한남대 기독교학과 가브리엘(28·사진) 교수. 가브리엘 교수는 26일 서울 아산병원에서 신장 이식수술을 통해 신장을 기증했다. 국내에서 외국인이 신장을 기증한 것은 그가 처음이다.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장시간의 수술을 끝내고 나온 뒤 가브리엘 교수는 “세상에서 가장 선하고 고귀한 일을 하고 싶었다”며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고 생각해 신장을 기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남대 교수로 재직 중 기증
이식 40대 남성 건강 되찾아

 가브리엘 교수가 기증한 오른쪽 신장은 40대 초반의 남성에게 이식됐다. 2006년부터 신장투석을 받아온 이 남성은 2007년 (재)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에 명단을 올렸고 결국 7년여 만에 건강한 삶을 되찾게 됐다. 남성의 가족은 “감사하다는 말로는 부족하다는 걸 잘 안다. 그래도 너무 고맙다”며 가브리엘 교수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미국인으로 미혼인 그는 3년 전 한남대 기독교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평소 장기기증에 깊은 관심을 가졌던 가브리엘 교수는 지난해 9월 장기기증운동본부를 찾아 기증 등록을 했다. 대학생 때부터 ‘기회가 있으면 장기를 기증하고 싶다’는 뜻을 가족에게 말했던 그는 수술 전 고국의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취지를 설명하고 동의를 구했다고 한다. 가브리엘 교수는 “놀라고 걱정하는 마음도 있었겠지만 생명을 살리는 일이기 때문에 결정을 응원해주셨다”며 “이식을 받은 분도 그동안 투병생활로 몸과 마음이 아팠을 텐데 축하한다. 오래오래 건강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장기기증운동본부 대전·충남지부 백명자 사무국장은 “우리나라 사람들도 하기 어려운 결정을 해준 가브리엘 교수께 다시 한 번 감사한다”며 “가브리엘 교수의 선행이 더 많은 사람들이 장기기증운동에 참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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