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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서 키운 가창력이 … 믿고 보는 '핫지상' 비결

중앙일보 2014.06.27 00:47 종합 25면 지면보기
배우 한지상은 스스로를 “서서히 발전하는 배우”라고 말했다. ‘외모 역시 점점 발전한다’는 팬들의 평가를 전하자 “몇 년 전 치아 교정을 했던 게 ‘신의 한 수’였다”라고 대답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뮤지컬 배우 한지상(32)은 요즘 가장 바쁜 남자다. 25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개막한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에서 변호사 시드니 칼튼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 ‘프랑켄슈타인’의 괴물, ‘머더 발라드’의 톰에 이어 올 들어만 벌써 세 번째 맡은 뮤지컬 주인공 역이다.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의 한지상
작년 7개, 올 들어 3개 작품 주연
3옥타브 이상 고음 '몸값 상한가'



그는 지난해에도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 ‘스칼렛 핌퍼넬’과 연극 ‘레드’ 등 무려 일곱 작품에 출연, ‘핫지상’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난 이유 있는 다작 배우”라는 그를 만나 그토록 바쁘게 사는 이유와 비결을 물었다.



 그는 “작품마다 놓치기 아까운 이유가 있었다”고 말했다. “‘프랑켄슈타인’은 창작 뮤지컬에 대한 사명감 때문에, ‘머더 발라드’는 음악이 너무 좋아 선뜻 출연을 결정했다”고 했다. 또 ‘두 도시 이야기’의 칼튼 역에 대해선 “남자배우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보고 싶을 역할”이라고 했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그 남편을 살려주고 대신 죽는 역이니 극상의 사랑을 보여주는 캐릭터 아니냐”는 설명도 덧붙였다.



 다작을 하다 보니 공연 일정이 겹칠 때도 있다. 이번에도 26일과 28일 ‘두 도시 이야기’ 무대에 오른 뒤, 29일 ‘머더 발라드’ 마지막 공연을 한다. 그는 “작품마다 최대한 집중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의 다작 배경 중엔 무대를 바라만 봤던 시절의 아픈 기억도 있다. 삼수 끝에 대학(성균관대 연기예술학과)에 들어간 뒤 무대에 설 기회를 얻기 위해 연예기획사를 기웃거렸던 때가 있었다. “캐스팅 제안을 받을 때마다 ‘감’ ‘사’ ‘함’, 이 세 글자가 떠올라 거절을 못한다”는 게 그가 아직도 잊지 않고 있는 초심이다.



 그가 뮤지컬 무대에서 종횡무진 활약할 수 있는 첫 번째 이유는 3옥타브 이상 고음을 소화해내는 가창력이다. 카랑카랑하고 야무진 철성(鐵聲)이 그를 ‘믿고 보는 뮤지컬 배우’로 만들었다. “10여 년 전 혼자 노래방 다니면서 키운 실력”이라며 그는 “지난해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에 출연하면서 성대를 자극하지 않고 고음을 내는 발성법을 찾았다”고 귀띔했다. 또 “노래에서 음정·박자보다 중요한 게 감정을 전달하는 능력”이라면서 “지난 4월 대구 뮤지컬 콘서트에서 인순이 선생님의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듣고 그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섬세한 연기력도 그의 장점으로 꼽힌다. 연기는 그의 궁극적인 꿈이기도 하다. 2006년 대학 선배인 배우 김무열과 극단 ‘반상회’를 만들어 매년 한 편씩 연극 공연을 하고 있다.



그는 “내 정체성은 뮤지컬 배우가 아닌 그냥 배우”라고 못박으며 “연기를 하고 싶어 뮤지컬에 출연하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또 “뮤지컬은 연기와 노래 사이의 ‘브리지(bridge·다리) 예술’”이라면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 10만원 넘는 돈 내고 온 관객들이 돈 아깝다 생각 안 하도록 만드는 게 내 사명”이라고 말했다.



글=이지영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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