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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 비공개, 정책은 공개 … 투 트랙 청문회로"

중앙일보 2014.06.26 01:58 종합 3면 지면보기
정의화 국회의장은 “거수기 의장이니 통법부니 하는 얘기는 듣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역대 국회의장 중 첫 의사(신경외과) 출신 의장이다. [김형수 기자]


정치권에서 정의화(5선·부산 중·동) 국회의장은 화합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국회 직함 못지않게 호남과 연관 있는 직함이 많다. 직전까지 여수세계박람회유치특위 위원장,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조직위원장을 지냈고 광주시와 여수시 명예시민증도 갖고 있다. 국회의장 취임 일성도 화합이었다. 2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정 의장은 “미래로 가는 열쇠는 화합이란 걸 뻔히 알면서도 못하고 있다”며 “국회의장으로서 미래로 나아가는 데 걸림돌이 될 만한 일들을 중요한 순서대로 찾아서 가슴 열고 얘기하는 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개혁 과제로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 ▶선거구제(소선거구제→중대선거구제) 개편 ▶원로협의체를 통한 대화의 정치 복원 ▶국회 선진화법 보완 ▶개헌 등을 들었다.

정의화 의장이 말하는 개혁 과제
"문창극, 청문회 가서 말하고 국민이 듣고 판단하게 했어야"



 문창극 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하지 못한 채 여론재판 끝에 사퇴한 데 대해선 “국민 정서라는 게 있어 현실적으로 청문회에 간다는 것도 굉장히 부담되는 상황이었다”면서도 “내가 가진 상식과 철학에 비춰 말하자면 청문회 가서 말하는 게 맞다. 본인의 말을 듣고 국민이 판단해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또 인사청문회가 신상털기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그간 주장해 온 것이지만 후보자의 신상 문제는 비공개로 하고 정책에 대해서는 공개 검증하는 투 트랙 청문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이날 오후 4시 국회의장실에서 한 시간가량 진행됐다.



 -남북 국회회담을 제안했다.



 “통일은 중요한 일인데 국회가 정부만 쳐다보겠다는 것은 맞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 이후 (내용이 북측에) 이해가 안 된 나머지 남북 관계가 오히려 더 교착상태에 빠졌고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면서 이 이슈가 잠겨 버렸다. 정부가 스스로 하긴 어렵기 때문에 타이밍상 국회가 나서 활로를 개척하겠다는 의미다. (임기 중) 남북 국회회담만은 달성했으면 좋겠다.”



 -국회선진화법을 개정하겠다고 했다.



 “이 법을 개정하려면 의원 60%(172명)의 동의가 필요하다. 어찌 보면 불가능하다. 하지만 설득해 과반수로 만들어야 한다. 과거 직권상정을 남발하고 날치기 남발한 건 소수의견이 충분히 경청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숙된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대화·타협이 이뤄져야 한다. 원로협의체를 만든 것도 그 때문이다.”(새누리당 소속 의원은 148명이다.)



 -대통령과의 핫라인을 열겠다고 했는데 .



 “김기춘 비서실장이 전화 와서 대통령이 직접 받는 번호고, 대통령이 주라고 했다며 번호를 줬다.”



 -핫라인의 의미는 뭔가.



 “대통령이 지금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빠졌다. 북핵 문제 등을 볼 때 앞으로 2~3년이 우리의 미래를 좌우할 기간으로 보인다. 그런데 대통령은 경호다 뭐다 해서 현장에 잘 못 간다. 그러니 보고서만 보게 되고 현장감이 떨어진다.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듣고 대통령이 알 필요가 있겠다 싶으면 말하려 한다. 대통령에게 제3자나 비서실장을 통하기보다 내가 할 말 있을 때 시간 내 달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할 거 아닌가. 박 대통령이 임기 끝날 때 정의화 의장과 함께 일한 것이 흥복(興復·쇠퇴하던 것이 일어나게 함)이었다고 느끼게 하겠다.”



 -국회가 5·18 기념식 때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할 수 있도록 하자며 결의문을 냈는데도 보훈처가 받아들이지 않는 건 문제란 지적이다.



 “크게 잘못된 것이다. 그날 하루 5·18 행사 때 제창하는 게 무슨 큰 문제가 되나. 이번에 광주 갔을 때 5·18 관련 4개 단체장이 왔길래 ‘여러분이 생각하는 ‘임’이 누구냐”고 물어봤다. 대답을 못하길래 세미나를 해서 ‘우리가 제창한 임이 무엇이다’고 얘기해라. 그래야 국민이 오해를 안 한다고 얘기했다. 나는 그 ‘임’이 남남 갈등을 해결하고 통일에 기여하는 광주정신이 돼야 한다고 했다.”



 -진영논리를 극복하려면 개헌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개헌은 권력구조의 문제와 그 외의 사회·경제·문화 문제가 투 트랙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 권력구조 부분은 결론에 도달하기 어렵다. 합의가 되더라도 차차기, 지금부터 9년 후 적용하자는 생각이다. 나머지 부분은 국회에서 논의를 시작해 보려고 한다. 우윤근 의원이 곧 국회에 안을 제출되면 논의가 시작될 거다.”



 -소선거구제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내가 초선 때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중선거구 하자고 했는데 그때 난 소선거구제를 주장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생각이 틀렸다. 진영논리도 거기(소선거구제)에 기반한다. 중대선거구제나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을 도입하면 영남 쪽에서 새누리당이 몇 사람 손해 보더라도 호남에서 몇 사람(당선) 시켜 줄 수 있지 않겠느냐.”



글=하선영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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