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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아베 우경화 맞물려 밀착 … 북·중, 핵 문제로 점점 멀어져

중앙일보 2014.06.26 01:39 종합 8면 지면보기
한국과 중국은 1992년 8월 수교 이후 22년 동안 차근차근 관계를 강화해 오며 60년 동맹국인 미국에 버금가는 관계로 나아가고 있다. 반면 ‘혈맹’ 관계였던 북·중은 북한의 2006년 핵실험을 기점으로 점차 악화돼 왔다. 이번 시진핑(習近平)의 방한도 중국 국가주석으로는 처음으로 북한보다 먼저 한국을 방문하는 경우다. 남북 등거리외교를 유지해 온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시기까지의 중국과 비교해 볼 때 한·중의 밀착이 가속화되고 있다.



 한·중 관계는 처음 노태우 전 대통령 시기부터 김영삼 전 대통령까지는 수교 후 경제·통상·인적 교류 중심의 관계 발전을 모색했다. 당시 소련 붕괴 후 탈냉전 속에 개혁·개방을 추진하던 중국 장쩌민(江澤民) 정부는 북방정책을 추진하던 노태우 정권과 ‘우호협력 관계’를 맺었다. 낮은 국가 협력 단계로 주로 중국의 개방·정책에 발맞춰 경제 부문 중심의 협력이 이뤄졌다.



 98년 김대중 정부 들어 양국 관계는 비로소 ‘동반자(partnership)’ 관계를 맺었다. 98년 11월 김 전 대통령은 중국 방문에서 장쩌민 주석을 만나 양국 관계를 ‘협력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이후 2003년 출범한 노무현 정부와 후진타오 정부는 기존 관계를 ‘전면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켰다. 단순히 우호 국가의 의미를 넘어 정치·외교·사회·문화 등 전방위적인 협력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이어 2008년 이명박 정부는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다시 관계를 한 차례 격상시켰다. 양자 관계를 넘어 동아시아 전반에서 제반 분야 전체를 협력하겠다는 의도가 포함됐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와 시진핑 정권은 첫해 정상회담을 통해 어느 때보다 긴밀한 양국 관계를 과시 하고 있다.



 이런 한·중 관계의 발전은 경제·인적 교류 부문에서 점차 외교·군사·안보 영역을 포괄하는 정치 분야로 확대돼 가고 있는 추세다. 수교 당시 92년의 양국 인적 교류는 약 13만 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기준 800만 명 이상이 양국을 방문했다. 경제협력 규모는 수교 당시 64억 달러(교역액)에서 43배 증가해 지난해 2742억 달러로 급증했다. 중국은 현재 한국의 최대 교역국으로 2009년부터 한·미, 한·일 교역액을 합친 것보다 더 많다.



 하지만 그동안 경제 관계 발전에 비해 정치·안보 영역에서 협력은 소원했다. 특히 2000년 시작된 마늘파동과 2000년대 중반의 ‘동북공정(동북 3성 지역의 고구려·발해사 중국 편입 프로젝트)’은 양 국민의 감정을 악화시켰다. 이후 한·미 동맹이 강조되던 이명박 정부 시기에는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사건 발생 당시 중국이 북한을 감싸는 모습을 보이며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가 허울뿐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박근혜 정부와 시진핑 정권이 동시 출범하며 양국 관계는 다시 급속도로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양국 정상의 친밀감에 더해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우경화가 맞물리며 양국은 본격적으로 ‘정랭경열(政冷經熱)’의 관계를 넘어 ‘정열경열(政熱經熱)’로 나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김흥규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중 관계는 이명박 정부 때 정치와 경제가 분리돼 정치적으로 불신이 싹트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현 정부 들어 다시금 신뢰가 쌓여 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원엽·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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