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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냉경열' 넘어 이젠 '정열경열' … 중국이 더 적극적

중앙일보 2014.06.26 01:38 종합 8면 지면보기
‘최고 수준의 전략적 관계 선언’.


한·중 전면적 전략협력 관계로
의제 다양화하고 대화 채널 활성화
공해 등 '연성 안보' 부터 접근을

 7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방한에서 양국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다. 한·중 관계가 경제 분야를 넘어 외교·안보 영역에서의 협력으로까지 확대돼야 한다는 데에는 이미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하지만 한국은 미국, 중국은 북한을 의식해야 하는 것이 현실적 한계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안보 협력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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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주석 방한을 계기로 검토되고 있는 ‘전면적 전략협력 동반자 관계’로의 격상과 관련, 표현을 떠나 ‘질적 격상’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실 이명박 정부 때 중국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맺은 것도 ‘한·중이 맺을 수 있는 최상의 관계’라는 판단을 한 결과였다. 당시 정부는 사실상 중국과 동맹에 버금가는 관계를 형성하자는 취지에서 이를 추진했다고 한다. 하지만 천안함 폭침 때 중국의 북한 감싸기, 한국의 미국 중심 외교 등으로 한·중 관계가 냉랭해지면서 전략적 관계는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 방중 때도 일단 중단된 것이나 다름 없는 양자 협력 관계를 본궤도에 올려놓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아래 관계 격상보다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내실화’라는 표현이 도출된 것이다. 당시도 지금도 격상 논의에 보다 큰 의지를 보이는 쪽은 중국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시 주석의 방한에 ‘마(魔)의 20년’을 넘는 터닝포인트라는 의미를 부여하는 시선이 많다. 과거 중·일 관계와 미·중 관계가 수교 20년을 기점으로 악화한 것과 비교하는 것이다. 아산정책연구원 김한권 중국연구센터장은 “중국과 미국, 일본의 관계는 냉전시대 종식이라는 큰 흐름의 영향을 받아 20년 즈음을 전후로 악화된 측면이 있다”며 “공교롭게도 우리나라 역시 미국이라는 수퍼파워가 주도하던 시대에서 미·중 양강구도가 본격화하는 시점에 한·중 수교 20년을 맞게 됐기 때문에 향후 20년을 전망한다는 점에서도 이번 시 주석 방한이 양국 관계에 큰 의미를 지니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 방한 때 양국이 전략 대화 채널을 활발히 가동하고, 의제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연세대 국제대학원 한석희 교수는 “현재 양국 사이에 전략 대화 채널이 구축은 돼 있지만, 활발하게 가동되고 있지는 않은 상태”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채널을 추가로 가동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성 안보(soft security)부터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미세먼지 공해 등 양국 모두에 피해를 유발하는 환경 안보 문제 등은 이번 정상회담의 의제로도 거론되고 있다. 안전 분야에 있어서는 서해상에서의 협력을 비롯해 양국이 상대국 국민 보호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윤덕민 국립외교원장은 “서해에서의 안전 협력 논의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제는 양국이 이렇게 구체적인 사안까지 협의할 수 있는 단계가 된 것”이라며 “이런 낮은 단계의 안보 협력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기 시작하면 더 높은 협력으로 가는 토대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지혜·정원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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