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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월드컵] 해결사 없는 '스시타카' 탈락 쓴맛

중앙일보 2014.06.26 00:50 종합 24면 지면보기
일본의 축구팬이 25일 도쿄 시부야에서 나가토모 유토의 흉내를 내고 있다. 나가토모는 콜롬비아전에서 패한 뒤 그라운드에 털썩 주저앉아 아쉬워했다. [도쿄·로이터=뉴스1]
이상과 현실의 거리는 멀었다. 25일(한국시간) 일본이 콜롬비아와 C조 마지막 경기에서 1-4로 완패하는 모습을 보며 든 생각이다.


윤정환 J리그 감독이 본 일본팀
스피드·높이 밀리는 공격 1무2패
문제점 짚다보면 한국과 판박이

 일본은 절실했다. 무조건 이긴 뒤 같은 시간 그리스와 코트디부아르의 결과를 봐야 하는 상황이었다. 일본의 알베르토 자케로니(61) 감독은 최전방에 오쿠보 요시토(32·가와사키), 왼쪽에 가가와 신지(25·맨체스터유나이티드) 카드를 내밀었다. 또 수비형 미드필더 하세베 마코토(30·프랑크푸르트)의 짝으로 아오야마 도시히로(28·히로시마)를 선발로 출전시킨 게 눈에 띄었다. 스피드와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들을 전진 배치했다.



 일본 선수들의 얼굴에도 비장함이 묻어났다. “우리만의 스타일로 하자” “공격적으로 나가자”는 말을 그라운드에서 주고받았다. 반면 콜롬비아는 주전 멤버를 8명이나 교체하는 여유를 보였다.



 일본은 역시 초반부터 강하게 나왔다. 상대 뒷공간을 노리는 전진패스가 이전 두 경기보다 월등히 많았다. 일단 상대 문전까지는 잘 갔다. 하지만 문전 처리 미숙은 역시 하루아침에 고쳐지는 게 아니었다. 여기에 전반 중반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해 페널티킥까지 내주며 벼랑으로 몰렸다.



 일본이 공격적으로 나오리라는 건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다. 콜롬비아가 역습을 노린 게 당연하다. 그렇다면 대비책을 마련했어야 했는데 부족했다. 선제골을 내준 뒤 일본은 더 거세게 몰아쳤다. 두드리면 열린다고 했던가. 전반 막판 오카자키 신지(28·마인츠)의 동점골이 터졌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일본은 후반에도 주도권을 잡았지만 득점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콜롬비아의 빠른 역습에 일본은 당황하며 3골을 더 허용하고 무너졌다.



 월드컵 4강을 꿈꿨던 일본. 하지만 결과는 1무2패 조 꼴찌였다. 일본은 공격 축구라는 이상을 꿈꿨지만 스트라이커 부재라는 냉정한 현실의 벽을 확인한 채 고개를 숙였다. 선수 구성이 다양하지 못했던 점도 아쉽다. 비슷한 스타일의 고만고만한 선수로만 꾸려졌다. 스피드 있고 제공권이 뛰어난 선수가 있었다면 자케로니 감독도 좀 더 많은 변화를 줄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일본 주축 선수 상당수가 유럽 리그에서 뛰고 있지만 여전히 개인 기량에서는 한계를 보였다.



 유럽리그에서 뛰지만 주전이 아닌 선수들이 많아 경기감각이 떨어진 것도 부진의 원인이다. 일본의 문제점들을 짚다 보면 한국이 안고 있는 고민과도 비슷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아시아 축구가 해결해야 할 공통 과제가 아닐까 싶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선진 축구는 체력·기술적으로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고 더욱 스피디한 스타일로 변해가는데 아시아 축구는 정체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씁쓸하다.



중앙일보 해설위원·J리그 사간 도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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