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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욱 쓸까, 홍명보 최후의 고민

중앙일보 2014.06.26 00:44 종합 25면 지면보기
박주영(왼쪽)은 주전 스트라이커, 김신욱은 백업 공격수였다. 벨기에전에선 바뀔 수 있다. [이구아수=뉴스1]


뉴욕타임스는 한국의 브라질 월드컵 16강 가능성을 5%로 전망했다. 절망적인 수치지만 손흥민(22·레버쿠젠), 구자철(25·마인츠) 등 태극전사들은 ‘5%의 기적’을 다짐하고 있다.

16강 실낱 희망, 대량득점 승리뿐
알제리전 두 골 포진 활용 가능성
1·2차전 선발 11 그대로 쓸 수도



 축구대표팀은 27일(한국시간) 오전 5시 상파울루에서 벨기에와 H조 최종전을 치른다. 한국(1무1패·승점1·골득실-2)은 자력으로 16강에 진출하지 못한다. 16강 진출이 확정된 벨기에(2승·승점6)를 크게 이겨야 한다. 같은 시간 열리는 알제리(1승1패·승점3·골득실+1)와 러시아(1무1패·승점1·골득실-1)의 경기에서는 두 팀이 비기거나, 러시아가 승리해야 한다. 이런 어려운 조건이 맞아떨어진 뒤에는 골득실 차를 따져봐야 한다. 첩첩산중이다. 한국이 아무리 벨기에에 대승을 해도, 알제리가 러시아를 꺾으면 16강의 꿈은 산산조각 난다.



 24일 대표팀 베이스캠프인 이구아수에서 열린 훈련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벨기에전 베스트11은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알제리전 후반에 두 골을 몰아친 공격 조합을 재가동할 가능성이 크다. 김신욱(26·울산)이 원톱을 맡고 지동원(23·도르트문트)-손흥민-구자철-이근호(29·상주) 등이 2선 공격진으로, 기성용(25·스완지시티)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는 공격적인 4-1-4-1 포메이션을 그려볼 수 있다.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파격적인 전술이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박주영(29·아스널)의 선발 출전 여부도 관심거리다. 박주영은 조별리그 두 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다. 그러나 러시아전에서는 슈팅을 하나도 날리지 못했다. 알제리전에서도 슈팅을 단 1번 때렸을 뿐이다. 팬들은 박주영의 기록을 ‘0골 0어시스트 1따봉 1미안’이라고 조롱하고 있다. 러시아전에서 보여준 건 좋은 패스를 넣어준 동료에게 엄지손가락을 올린 것뿐이며, 알제리전에서는 찬스를 못 살린 뒤 동료에게 손을 들어 미안해한 것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 공격이 활기차게 돌아간 건 공교롭게도 박주영이 빠진 다음부터였다. 박주영 대신 들어간 이근호가 러시아전에서 골을 터트렸고, 알제리전에서는 김신욱이 후반에 37분간 뛰며 12번이나 헤딩볼을 따냈다. 지동원도 왼쪽 측면에서 과감한 돌파와 슈팅으로 활력을 불어넣었다. 홍명보(45) 감독이 1·2차전 베스트11을 변함없이 가져갈 가능성도 남아 있다. 그동안 중용했던 박주영을 제외하는 건 자신의 판단 착오를 인정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벨기에는 여유만만이다. 벨기에 대표팀은 25일 베이스캠프가 있는 지역 어린이 150명을 초청해 자선행사를 펼쳤다. 벨기에 대표팀 선수들은 어린이들과 다정하게 사진을 찍거나 사인도 해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마크 빌모츠(45) 벨기에 감독은 1.5군 투입을 예고했다. 하지만 벨기에는 선발과 벤치 멤버 간 실력 차가 크지 않다. 일본이 지난해 11월 평가전(3-2 일본 승리)에서 벨기에 격파 해답을 제시했다. 일본이 기록한 3골 모두 측면에서 만들어졌다. 양쪽 날개의 스위칭, 양쪽 풀백의 오버래핑으로 벨기에를 무너뜨렸다. 벨기에는 2012년 빌모츠 감독 부임 후 수비 뒷공간이 뚫려 실점한 사례가 가장 많았다.



 다기능 공격자원 손흥민은 빠른 돌파와 날카로운 중거리슛이 특기다. 벨기에를 뚫어낼 적임자다. 손흥민은 “16강 진출을 위해 조금이라도 남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이를 악물었다.



 ‘캡틴’ 구자철의 어깨도 무겁다. 구자철은 이번 대회 홍명보호 멤버들을 통틀어 가장 많이 뛰고 있다. 알제리전에서 양팀 최다인 11.892㎞를 달렸고, 러시아전에서도 11.339㎞를 뛰었다. 홍명보팀 출범 이후 ‘리더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구자철은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 중이다. 알제리전에서 골을 넣은 뒤 기쁜 내색도 없이 공을 들고 중앙선으로 달렸다. 구자철은 알제리전부터 2012년 런던 올림픽 당시 일본과의 동메달결정전(2-0 승)에서 쐐기골을 넣을 때 신었던 축구화를 신고 뛴다. 필승 염원을 담았다.



상파울루=송지훈·박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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