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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도 과잉이 병, 절제하고 나누길

중앙일보 2014.06.26 00:30 종합 26면 지면보기
“사찰음식은 자연과의 교감입니다. 사람이 자연 생태계와 함께 간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뉴욕 간 사찰음식 셰프 적문 스님
연자밥·총명죽 등 13가지 선보여

 적문 스님(평택 수도사 주지·사진)은 조계종이 자랑하는 사찰음식 대표 셰프다. 유일한 비구(남성 승려) 셰프이기도 하다. 사찰음식 홍보를 위해 미국 뉴욕에 온 그는 24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사찰음식에 대해 잘못 알려진 것이 많다”고 말했다. 



 - 무엇이 잘못 알려진 건가.



 “식재료를 구하기 어렵고, 조리법이 어렵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건 잘못된 선입견이다. 오신채(五辛菜·마늘, 파, 부추, 달래, 흥거)를 제외하고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쉽게 할 수 있다.”



 - 오신채를 왜 금하나.



 “부처님은 오신채를 먹게 되면 탐심이 생기고(탐·貪), 화가 나고(진·瞋), 어리석게 된다(치·癡)고 해서 금하셨다. 여러 복잡한 갈등관계에 놓여있고, 소외가 일상화 돼있는 현대인들도 자극적인 오신채를 멀리하는 것이 좋을 수 있다.”



 - 마늘과 파는 한식에서 중요한 식재료 아닌가.



 “한식의 범주가 대단히 넓다. 한식을 마늘과 파의 범주에 가두면 안 된다. 생강, 산초 등 다른 양념재료도 많다. 튀긴 두부의 양념장으론 무즙을 쓴다.”



 적문 스님은 사찰음식을 “몸과 마음을 맑고 건강하게 하는 음식”이라고 정의했다. 사찰음식은 기본적으로 수행자의 음식이다. 건강이 담보되지 않는 수행은 있을 수 없다. 사찰음식이 건강식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스님은 “사찰음식을 잘한다는 말은 먹고난 뒤 소화가 잘된다는 의미다. 위와 장에 부담을 주지 않아야 수행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사찰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이 수행하는 과정과 같다”고 했다.



 - 무슨 의미인가.



 “수행이 진정성 있어야 하듯이, 사찰음식도 그렇게 준비해야 한다. 나물무침을 예로 들면 단순히 무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나물의 성장과정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자연과의 교감이 필요충분조건이다.”



 - 현대인에게 음식이 왜 중요할까.



 “많은 것들이 넘쳐나는데도 고통스러운 시대가 됐다. 절제하지 못하면 몸도 마음도 병이 든다. 음식이 대표적이다. 절제하고 나눠야 한다.” 



 사찰음식 조리법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묻자 스님은 “전심전력”이라고 대답했다. “무국 끓일 때는 무국만 생각하고, 밥 지을 때는 밥에만 전념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적문 스님은 연자밥, 능이버섯국, 녹차두부찜, 과일김치, 총명죽 등 13가지 사찰음식을 뉴욕에 새로 선보인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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