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주현 부동산개발협회장 "낙후된 도심 개발이 부동산 새 먹거리"

중앙일보 2014.06.26 00:23 경제 8면 지면보기
문주현 회장은 “부동산 업계의 어려움을 돌파하려면 도심 재개발 같은 새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부동산개발협회]



사업 아이디어만 가져오면 기획·설계·금융 등 무료 제공

디벨로퍼(Developer).부동산 개발업자를 말한다. 2000년대 들어 대 호황을 누렸던 부동산 개발시장의 주역은 건설업체가 아니라 디벨로퍼들이었다.이른바 시행사로 불리는 디벨로퍼 수는 한때 1000여 개가 넘을 정도로 번성했다. 조그마한 상가건물부터 수천가구의 아파트 단지, 사업비가 조 단위인 대규모 복합단지까지 대부분의 부동산 개발 사업은 이들 디벨로퍼 손에서 만들어졌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1990년대 이전에도 디벨로퍼는 존재했다. 당시 부동산 개발의 대표 상품이었던 아파트 단지는 대개 건설사가 직접 추진하는 게 관행이어서 디벨로퍼의 입지는 그렇게 넓지 못했다. 따라서 디벨로퍼가 할 수 있는 일은 4~5층 짜리 상가건축이나 소규모 연립주택 정도 짓는 수준이었다.일부는 대형 건설사가 추진하는 사업부지를 비밀리에 매입하는 작업을 맡기도 했다. 대기업이 아파트를 짓는다는 소문이 나면 땅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땅 매입에 어려움이 있어 시행사에게 이 업무를 맡기곤 했다.



사업 환경도 그렇거니와 개발 관련 제도 자체도 디벨로퍼가 활동하는데 부적합했다.아파트 분양가도 정부가 통제했고 부동산 규제 또한 복잡하게 얽혀있어 자금력이 약한 디벨로퍼로가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다.



그랬던 것이 외환위기로 엉망이 된 나라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부는 부동산 규제를 왕창 풀었다.분양가도 사업자가 마음대로 정할 수 있게 자율화하는가 하면 분양권 전매를 허용해 당첨만 되면 이 증서를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도록 만들었다.토지 규제도 대폭 풀려 아이디어가 좋으면 얼마든지 개발사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더욱이 기업회계 규정이 바뀌어 건설사가 직접 땅을 매입해 사업을 하는 경우 불이익이 되는 구조가 되자 개발시장은 디벨로퍼들의 세상으로 변했다.디벨로퍼가 프로젝트를 만들어 건설사들에게 사업참여를 의뢰하면 건설사는 사업대금에 대한 보증을 서주고 대신 공사비를 높이는 방식으로 개발이익을 나누어 갖는 형태로 사업 구조가 짜진다.그러니 디벨로퍼 입장에서 땅 계약금 정도만 있으면 얼마든지 개발사업이 가능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돈 한푼 안들이고 떼돈을 벌수도 있었다.이런 방식으로 돈을 벌어 부자반열에 오른 디벨로퍼가 어디 한두명이었던가.



그랬던 디벨로퍼들이 2008년 국제적인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버블이 꺼지면서 대부분 벼랑끝에 내 몰려 있다.시장이 위축되고 돈이 돌지 않아서다.



이런 디벨로퍼 업계가 재기를 위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최근 미다스의 손을 불리는 문주현(주)MDM회장(56.사진)이 한국부동산개발협회 제3대 회장으로 선출되면서 관련 업계에 활기가 돌고 있다.문 회장은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경기도 분당및 광교 신도시,인천 송도 등에서 수많은 개발사업을 성공 시켰다. 한국자산신탁·카이트캐피탈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조만간 자산운용사까지 만들어 부동산개발·금융·신탁 등의 기능이 아우러는 세계적인 부동산종합회사로 키우는게 문회장의 꿈이다.

신임 회장을 만나보자.



-원래 회원수가 얼마나 되나.



“한때 400여개사 정도 되었으나 실제 활동하는 진성 회원은 100여 개사에 불과하다.앞으로 신규 회원을 적극 발굴하겠다.우리 회원사 중에 대형 건설사도 많다. 상가·복합단지·오피스텔·오피스·공단개발 등 주택사업 외의 각종 개발사업을 추진하려면 일단 부동산개발업 등록을 해야 한다.”



-디벨로퍼의 역할이 뭔가.



“부동산 개발의 총 지휘자라고 보면 된다.위치 선정에서부터 상품개발,마케팅 전략,사업자금 조달 방안 등 사업 전반에 대한 기획과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일을 한다.”



-그렇다면 개발사업의 성공여부는 디벨로퍼 손에 달려있다는 말인가.



”그렇다.디벨로퍼의 역량이 어느정도이냐에 따라 사업의 성과가 달라진다고 말해도 무리는 없을 듯 싶다.”



-2000년대 들어 디벨로퍼 전성시대를 맞지 않았나.



“참 좋았다.경기가 호황을 누려 짓기만 하면 성공을 했다.해서 디벨로퍼가 너무 양산되었다.어중이 떠중이 다 개발사업에 손을 댔다.그런데도 대개 성공을 했으니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별화가 되지 않았다.”



-이제는 프로와 아마추어가 차별화되나.



”요즘같은 불경기에는 아이디어가 성패를 좌우한다.물론 아이디어가 좋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다.사업구도를 잘 짜야 하고 사업 진행과정에서

지휘능력도 우수해야 성공한다.불경기에는 나같은 프로가 사업하기 훨씬 수월하다.”



-사업구도 라면 뭘 뜻하나



”양질의 사업부지 선정은 기본이고 여기에다 어떤 컨셉트의 상품을 만들어낼 것인가,또 사업자금은 어떻게 조달하고 개발이익 배분은 어떤 식으로 할 것인가 등등 사업 전반에 대한 구도를 짜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부동산 개발사업은 한물 갔다는 얘기도 들린다.



”물론 2000년대 중반과 같은 호황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그러나 인간이 존재하는 한 부동산도 함께 한다.수요는 좀 줄겠지만 낙후된 도심지 개발은 물론 곳곳에 새로운 부가가치 상품들이 존재한다.얼마든지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 낼 수 있다.오히려 이런 여건에서 주옥같은 작품이 만들어진다. “



-조만간 디벨로퍼가 금융기관과 시공사를 컨트롤하는 시대가 온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그 배경은.



”지금까지의 개발사업은 사업자금에 대한 보증을 선 건설사 위주로 진행됐으나 이제는 디벨로퍼가 주도권을 갖게 된다.금융기관들도 프로젝트만 좋으면 디벨로퍼에게 직접 사업자금을 꾸어주려는 분위기다.그동안 사업성보다 연줄 등 다른 요인을 보고 돈을 대출해주는 일이 많았으나 이제 그런 관행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부동산개발업자는 사기꾼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다.



”워낙 영세한 업체가 많다보니 분양사고 등이 터져 그런 말이 나돌았다고 본다.그러나 디벨로퍼도 경쟁력 있는 양질의 업체만 살아남는다.이들 업체가 앞으로 부동산 개발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다.또한 협회내 윤리위원회 등을 두어 자정기능을 강화해 부실업체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업체는 가차없이 처 낼 계획이다.”



-위축된 협회를 발전시킬 방안은 있나.



”먼저 금융위기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디벨로퍼들과의 상생을 위해 협회내 인큐베이팅센터를 마련했다.좋은 프로젝트를 갖고 오면 기획· 설계·사업성 검토·금융·마케팅 등 사업 전반에 대해 각 분야 회원들이 우선 무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업이 성공하면 수수료를 받는다.”

또 정부와 공공공사 등의 장기 미착공 사업에 대해 협회 차원에서 개발 아이디어를 찾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현재 LH공사·부천시 등이 제안해 일을 추진 중이다.”



-개발사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한테 할 말은 없나.



”할말이 너무 많지만 내 입장이 그런만큼 참겠다.

그러나 우리의 도시개발 수준은 높여야 한다.감탄스러울 정도로 도시를 잘 조성한 싱가포르나 홍콩 같은 곳을 우리 공무원들이 가서 배워와야 한다. 앞으로 선진국형 도시가 안되면 경쟁력에서 밀려 국가 경제도 후퇴한다. 공무원의 사고가 바뀌지 않으면 절대로 선진국형 도시를 만들 수 없다.우리도 그런 작품들이 나올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확 뜯어고쳐야 한다.”



최영진 부동산전문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