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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에게 상처 받은 김 대리 활짝 웃다

중앙일보 2014.06.26 00:20 경제 7면 지면보기
삼성에버랜드는 감정 근로자들을 위한 마음건강 관리 프로그램 ‘비타민 캠프’를 개발해 임직원들의 지친 심신을 치유할 계획이다. [사진 삼성에버랜드]


#하루 8∼9시간씩 리조트 방문객들을 응대하느라 심신이 지친 이태성(37)씨는 이달 초 1박2일간 사내 힐링 프로그램을 받기로 했다. 첫날에는 우선 심리 치료를 목적으로 한 설문 진단을 받은 다음, 오후에는 에버랜드 동물원을 찾아 기린·코끼리·낙타 등을 구경하며 마음을 달랬다. 다음 날에는 아침 식사 후 ‘내 삶을 긍정적으로 보기’를 주제로 심리학 교수로부터 약 1시간 동안 강의를 들으며 생각을 정리했다. 오후에는 호암미술관 내 전통식 정원을 찾아 자그마한 연못과 소나무·정자 등을 구경하면서 휴식을 취했다. 김씨는 “내 마음 상태가 어떻든 간에 무조건 고객만을 바라봤던 게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특히 숲과 자연 속에서 지쳐왔던 마음이 스스로 정화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삼성에버랜드 '비타민 캠프' 운영
심리 상담, 토크 쇼 등 1박2일 과정
사내 반응 좋아 외부에도 개방키로



 고객들과의 지속적인 접촉을 갖는 감정 근로자들의 심신을 치유토록 하는 ‘힐링 프로그램’이 나왔다. 삼성에버랜드는 25일 감정 근로자들을 위한 심리 치료(힐링) 프로그램 ‘비타민 캠프’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테마파크·골프장 등에 근무하며 소비자와의 접촉 빈도가 일반 근로자보다 높은 삼성에버랜드 내 서비스 근무자들을 위해 개발한 과정으로, 단순히 스트레스 해소만이 아닌 감정 노동에 따른 심리적 고통을 낮추고 예방하는 데 중점을 뒀다.



 비타민 캠프는 1박2일 과정으로 ‘공감-발산-채움-강화’ 4단계로 구성됐다. 첫 단계 공감에는 ‘EMS’라는 특별 심리 상담을 통해 스트레스의 원인을 찾고, 약 1시간 동안 ‘토크 쇼’ 형식의 집단 상담을 실시한다. 두 번째 발산 단계에는 에버랜드 내 놀이시설·동물원을 즐기고, ‘호프 데이’ 등을 통해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세 번째 채움 단계에서는 심리학 교수의 강연을 통해 심리 상태를 자가진단할 수 있도록 돕는다. 네 번째 강화 단계에서는 조경 전문가들이 실시하는 원예테라피(원예치료)를 받고, 호암미술관 내 전통식 정원을 산책하며 생각을 멈추는 시간을 갖는다.



 프로그램 개발에는 서울대 심리학과 김명언 교수를 비롯한 심리학 전문가들이 참여했으며, 지난 20년간 ‘서비스 아카데미’를 운영한 삼성에버랜드만의 소비자 응대 노하우가 집약돼 이론과 실습이 융합됐다.



 비타민 캠프에 대한 사내 구성원들의 반응도 높다. 올해 초부터 리조트에 근무하는 전(全) 임직원을 대상으로 비타민 캠프를 실시한 결과 참가자들로부터 5점 만점에 평균 4.9점을 받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달 11일부터 25일까지는 총 3차례에 걸쳐 대표적인 감정 근로 직종인 사회복지사 70명을 회사로 초청해 힐링 프로그램을 실시하기도 했다. 삼성에버랜드는 앞으로 사내뿐만 아니라 외부 기업이나 기관들을 대상으로도 비타민 캠프 등 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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