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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힘들다' 거꾸로 하면 '다들 힘내'가 된다 … 긍정의 힘이 곧 에너지

중앙일보 2014.06.26 00:03 4면 지면보기
 그녀는 작지만 강했다. 가녀린 몸매는 암을 극복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여려 보였다.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표정은 밝았고, 목소리엔 힘이 있었다. 그녀는 자신과 같은 아픔을 겪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길 원했다. 그 희망은 그녀를 세상에서 가장 강한 여자이자 엄마로 만들었다.


암 극복 방송인 이성미

 지난 23일 오후 3시 서울대학교병원 어린이병원 임상 제2강의실에서 방송인 이성미(사진) 씨가 진행하는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 힐링 강연’이 열렸다. 참가자들의 고민을 함께 나누는 시간이었다.



 Q. 투병 후의 마음관리는 어떻게 했나요?



 A. 여러분, 마음이 제일 힘들죠. 참 마음 관리하기 힘들죠. 저는 우선 ‘난 암이야, 난 언제 어떻게 될지 몰라’라는 나쁜 생각을 차단했어요. 다른 생각을 하고, 아이를 생각하고, 자꾸 아이들하고 나와서 이야기하고 낄낄거리며 웃었어요. 재미있는 건전한 TV 프로그램 있잖아요. 깔깔거리고 웃을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 보세요. 그리고 자꾸 ‘난 아파. 난 환자야, 난 암에 걸렸어’라고 생각하면 우울증이 올 수 있어요. 특히 오늘 이 자리에 많이 오신 40~50대 여성은 갱년기가 같이 오지요. 더웠다 추웠다 하고 아팠다가 짜증났다가 하죠. 또, 애들이 떠나있다 보니 아무도 없는 것 같고, 우울증에 사로잡힐 수 있어요. 그런 것들이 절대 못 들어오도록 하셔야 해요.



 Q. 치료 후의 후유증은 없으셨나요?



 A. 저는 특별한 후유증은 없었어요.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뼈가 튀어나오고 몸 상태가 안 좋았어요. 병원 한 번 갔다 오면 아시죠? 동네에서 아는 사람들이 약이란 약은 다 가져다주는 거예요. 민들레가 좋네, 쑥이 좋네, 여자들한테 좋다는 건 집에 다 있어요. 그래도 저는 병원에서 먹으라는 것 말고는 안 먹었어요. 민간요법이 아주 많아요. 어디에 뭘 먹는 게 좋다더라 하는데, 저는 병원에서 ‘먹어도 됩니다’ 하는 것만 먹었어요. 우리는 귀가 얇아져요. 누가 뭐 먹고 좋아졌더라 하면, 나도 먹어볼까 하죠. 몸에 좋다고 하는 것들이 있는데, 실제로 내 몸에 좋은 건지 알아보지 않고 먹으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어요. 아무리 좋다 해도 나한테는 안 좋을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아무거나 먹지 마세요. 저는 의사선생님한테 이거 먹어도 되는지 물어보고 먹었습니다. 비타민은 꼭 챙겨 먹으라고 하셔서 잘 먹었고요.



 Q. 투병 후에 달라진 내 모습… 직장 생활이 걱정돼요.



 A. 여러분,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남이 내 인생을 대신 살아주지 않아요. 내가 내 인생을 살아내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나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무슨 상관이냐는 거죠. 내가 직장에서 더 열심히 일하면 되는 겁니다. 내가 아팠던 사람이든, 누가 나를 어떻게 보든지. 오히려 내가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들을 이야기하세요. 내가 이렇게 아팠으니까, 정신 차리고 관리를 해야 한다는 거지요. 우리는 남의 눈치를 너무 많이 봐요. 그런데 내 인생은 내가 지켜야 하는 겁니다. 여러분, 다 직장에 가시죠. 저도 라디오 하면서, 옆에서 자꾸 ‘아픈 데는 괜찮아?’ 하시는데, 본인들 건강이나 챙기라고 해요. ‘괜찮아?’라고 옆에서 자꾸 물어볼 때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 ‘응, 나 괜찮아. 앞으로도 건강할 수 있어. 지켜봐’라고, 나는 회복될 것이라고 계속 되뇌세요. ‘이겨낼 것이고, 오늘보다 내일이, 내일보다 모레가 더 나아질 것이다’라고요. 매일 매일 나를 끌어당기세요. 자꾸 축 처지지 말고 회복하세요. 그리고 꾸미세요. 옷도 칙칙하게 입지 말고 밝게 입으세요. 색깔이 밝은 걸 보면 밝아져요. 오늘 아모레퍼시픽에서 이런 좋은 행사 한다고 해서 깜짝 놀랐는데, 배운 대로 예쁘게, 아름답게 날 챙기시고요. 색깔도 화려하게요. 아름다워지셔야 해요.



 Q. 여성스러움을 잃은 것 같아요.



 A. 여성스러움을 잃는 것에 대해서 많이 걱정하시잖아요. 특히 유방암이나 자궁암 걸리신 분들이요. 그런데 모든 암이 다 똑같은 것 같아요. 환자라는 단어가 주는 영향력이 매우 크거든요. 저는 오늘 이렇게 여러분을 보면서, 여러분이 잃어버린 것만 생각하지 말고, 얻는 것에 대해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오늘도 이렇게 좋은 친구들이 생겼잖아요. ‘누가 아프다더라, 힘들다더라’가 아니고, ‘누가 나았다더라, 누가 이겨냈다더라’라고 말씀하세요. 그리고 ‘나는 할 수 있어’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여러분이 그런 주인공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저는 이 문구 정말 좋은 것 같아요. ‘내 인생에, 내 마음도, 내 얼굴도 메이크업하세요.’ 여러분, 우리는 다시 태어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진 거예요. 내가 긍정적인 마인드로 회복한다면, 나는 또 누군가에게 새로운 에너지가 될 수 있는 거예요.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최고로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만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여러분은 정말 귀합니다. 그리고 가족에겐 엄마가 최고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제가 저희 아이들을 위해 살아야겠다고 생각한 건 아내가 없는 남편은 괜찮은데, 아이들에겐 엄마가 필요하니까요. 모성애가 그만큼 강하거든요. 그래서 여러분, 어떻게 해서든 이겨내셔야 하는 거예요. ‘엄마가 정말 너희를 위해서 살았어’ 하는 힘이 있어야 해요. 그래서 저는 100살까지 살려고요.(웃음) 여러분, 아름다움에 끊임없이 매일 매일 투자하십시오. 그것이 여러분에게 큰 생명력이 돼 줄 것이라 믿습니다. 오늘 이 자리가 여러분이 다시 태어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리=배은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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