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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CEO … 희망을 함께 가꿔요

중앙일보 2014.06.26 00:03 1면 지면보기



조합원이 주인 '협동조합'
다섯명 이상 모이면 만들수 있어 … 1인 1표제 공동 운영·분배 시스템
스페인 FC바르셀로나 모범 사례
5월 현재 국내 4823개 운영중 … 사회적 기업, 공동체 형태로 진화
시장경제 활력 불어넣을 새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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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16강으로 이끈 주역은 리오넬 메시다. 메시는 스페인의 FC바르셀로나 소속 선수다. FC바르셀로나는 대표적인 협동조합 중 하나다.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이 대거 포진해있지만 이들이 행정 및 관리 업무를 직접 수행한다. 13만여 명의 클럽회원과 1600개가 넘는 팬클럽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문화·자선 단체도 설립했다. FC바르셀로나의 구단주는 물론 이사진도 대기업 총수 출신이 아니다. 조합원들이 총회를 통해 직접 선출한다. 4년마다 단장을 선출하고, 단장은 1회 연임이 가능하다. 회원들의 정당한 대우를 위해 ‘옴부즈맨(ombudsman·행정감찰관)’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세계적인 뉴스 통신사 AP통신도 여러 언론사가 모여 구성한 협동조합이다. 미국 내 1500여 개 신문사가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조합원 언론사는 발행부수에 따라 취재, 전송 경비 등을 공동 부담하고 있다. 많은 수의 조합원이 소유하기 때문에 특정 몇몇에 의해 좌지우지되지 않는다.



 스페인의 3대 기업인 ‘몬드라곤 협동조합연합체’는 2008년 금융위기에 직면했을 때 협동조합 간 고용승계 등으로 구조조정 없이 위기를 극복했다. 이때 새로운 경제사회 발전의 대안모델로 ‘협동조합’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UN도 협동조합의 경제안정 효과 및 사회통합 기능에 주목해 각국에 협동조합 활성화를 위한 법령을 정비할 것을 권고했다.



 ◆협동조합에 주목한 이유=국내에서는 협동조합에 대한 일반법이 없어 8개 개별법(농협·수협 등)에 의한 협동조합으로 설립분야가 제한됐다. 이에 협동조합을 지향하고 협동조합적 사업 운영을 희망하지만 법인격이 없어 애로를 겪는 단체 다수가 입법 청원을 하는 등 국내에서 입법 수요가 제기되기 시작했다.



 협동조합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강윤정 설립지원팀장은 “협동조합 지향 단체들이 ‘개인사업자’ 또는 ‘주식회사’ 등으로 사업을 수행해 민주적 운영, 저소득층의 사업 참여가 어려워지는 등 적합한 법인격의 부재로 인한 운영의 어려움이 있어 왔다”면서 협동조합법에 주목하게 된 이유를 전했다.



 ◆국내 협동조합 현황=협동조합은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독립된 법인격이다. 쉽게 말해 주식회사에 비유하면, 주요 고객의 대부분이 ‘주주’인 회사다. 하지만 1주 1표의 의결권을 갖는 일반 주식회사와 달리 조합원이라면 출자금에 관계없이 1인 1표의 의결권을 갖는다. 전문가들은 소비자·생산자·근로자 등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경제 주체별로 구성원의 상부상조 및 복리증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이런 점들로 인해 국내 협동조합의 상당한 관심과 양적 성장이 가능했다고 보고 있다.



 국내에는 2014년 5월 31일 현재 총 4823개의 협동조합이 있다. 이 가운데 일반협동조합이 4652개소, 사회적협동조합이 150개소, 협동조합연합회가 21개소가 있다. 2012년 12월 협동조합 기본법이 제정된 후 1년 6개월여 만에 이룬 성과다.



 협동조합기본법에 따르면 협동조합 설립동의자는 최소 5명 이상이다. 현재 국내 협동조합 평균 설립동의자는 일반협동조합 12명, 사회적협동조합은 102.6명이다. 사회적협동조합의 경우 의료사회적협동조합을 제외하면 27.5명이다. 국내 협동조합 가운데 86.1%는 조합원 15명 이내의 조직이다.



 협동조합을 설립하기 위해 모인 설립동의자는 총 7만1287명이다. 설립 이후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인원까지 더한다면 그 수는 훨씬 더 많아진다. 협동조합은 자본금 규모에 대한 제한규정이 없다. 현재 우리나라 협동조합의 평균 설립출자금은 1770만원이며 출자금 1000만원 이하의 협동조합은 전체 67.9%를 차지한다.



국내 협동조합 수가 2014년 5월 기준으로 4800개를 넘어섰다. 사진 속 협동조합은 (1) 서구맛빵협동조합, (2) 안산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3) 협동조합온리, (4) 잉쿱영어교육협동조합. [사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협동조합은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자유롭게 설립할 수 있다. 단 금융업 및 보험업은 제외된다. 이에 대해 강 팀장은 “서민 금융업이 무분별하게 확대될 경우 오·남용으로 인한 피해가 적지 않았다는 현실적인 측면이 고려된 것”이라면서 “그러나 협동조합 운영 자금 마련을 위한 자본조달기능의 필요성이 인정돼 사회적협동조합에 한해 ‘상호부조’ ‘소액대출’ 사업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말 협동조합기본법 개정을 통해, 협동조합연합회의 경우 공제사업이 가능해졌으며, 협동조합의 공동 기금 확보의 법적·제도적 근거가 마련됐다”고 덧붙여 말했다.



 ◆골목상권 지킴이=실제로 제조업 및 도소매업 등 일반적인 경제 활동 분야 외에도 대리운전·퀵서비스·재활용·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동조합이 설립됐다. 동네 빵집과 세탁소 등 영세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들이 프랜차이즈의 확장에 맞서 협동조합을 설립, 시장 경쟁력을 높이며 골목상권을 지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구의 서구맛빵 협동조합이다. 서구맛빵은 대형 프랜차이즈와 인스토어베이커리 시장에 대항하기 위해 동네빵집이 모여 공동브랜드와 양질의 상품을 공동개발·판매하고 있다.



 ◆사회적협동조합=국내 협동조합의 큰 특징은 기본법에서 사회적협동조합을 별도로 규정해 설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협동조합은 지역 주민들의 권익과 복리 증진과 관련한 사업이나 취약계층에게 일자리 또는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비영리 목적의 협동조합을 말한다. 사회적협동조합은 기본법 제정 이후 5월 현재까지 약 150개가 설립됐다. 대표적으로 연리지 장애가족 사회적협동조합이 있다. 일반적으로 고용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장애인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장애 아동을 가진 부모들이 직접 조합을 설립, 취약 계층 스스로가 일하는 복지를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협동조합 발전 위한 정책 방향=기획재정부에서는 지난해 5월까지 신고 수리된 1209개 협동조합 등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펼쳤다. 이를 바탕으로 제1차 협동조합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실태조사 결과 협동조합은 ▶시장진입 ▶물적자본 ▶인적자본 ▶협동조합 간 연대·협력 측면에서 애로요인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 측은 협동조합의 자립기반을 구축하고 자생적인 발전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체계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에 대한 제도 시정 및 정책 정비 등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은나 객원기자



◆협동조합=재화 또는 용역의 구매·생산·판매·제공 등을 협동으로 영위함으로써 조합원의 권익을 향상하고 지역 사회에 공헌하고자 하는 사업 조직. 국제협동조합연맹(ICA)에 따르면 공동으로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체를 통해 공통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자율적인 조직이다.



◆시선집중(施善集中)=‘옳게 여기는 것을 베푼다’는 의미의 ‘시선(施善)’과 ‘한 가지 일에 모든 힘을 쏟아붓다’라는 의미의 ‘집중(集中)’이 만났다. 이윤 창출은 물론 나눔을 실천하면서 사회공헌에 앞장서는 기업들의 활동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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