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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하게 까다로운 남자, 연출가 김광보

중앙일보 2014.06.25 00:02 강남통신 12면 지면보기
김광보의 신작 `중독`의 포스터


올해 연극계에서 가장 핫한 키워드 중 하나는 ‘김광보’다. 이미 오래 전부터 주목받아온 중견 연출가지만 올해 활약상은 남다르다.

배우 이석준의 이 무대 : 연극 ‘중독’



 ‘스테디레인’ ‘은밀한 기쁨’ ‘M 버터플라이’ ‘줄리어스 시저’. 올 상반기에만 4편을 올린 그는 하반기 ‘중독’과 ‘사회의 기둥’을 더 선보인다. 특히 11월 LG아트센터에서 막이 오르는 ‘사회의 기둥’은 『인형의 집』으로 잘 알려진 입센의 작품으로 국내 초연이다.



김광보
 해외 거장 연출가나 작품성이 검증된 수작(秀作)만 선별하는 것으로 유명한 LG아트센터가 ‘김광보’를 콕 찍었다고 하니 지금 그가 우리 연극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알만하지 않은가. 1999년 백상예술대상 신인연출상 수상 15년만에 기량이 만개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그는 까다로운 연출가로 유명하다. 연출가 대부분 고집이 세지만 그는 지독하다. 스토리 뿐 아니라 대사, 심지어 토씨 하나조차 그의 마음에 딱 맞아 떨어져야 한다. 그와 몇 차례 작품을 할 때 대사 한 마디 때문에 하루종일 연습한 적도 있다. 또 옷은 검은색만 입힌다. “진정한 패셔니스타는 검은색을 입는다”는 이유였다.



 그는 고졸이다. 연극판도 나름 학벌이 먹어주는 세계다. 그런 곳에서 중앙대도 동국대도 아닌 부산 출신 고졸 학력으로 이 자리에 서기까지 얼마나 고생이 많았겠는가. 그래서인지 그는 늘 ”나는 배움이 짧고 아는 건 무대밖에 없다“고 말하곤 한다. 그렇게 단련됐으니 그의 연극 세계가 단단할 수밖에.



 ‘미니멀리즘’은 그를 대표하는 단어다. 별다른 무대장치 없이 배우로 승부를 건다. “연극에서 배우를 제외한 여타의 것은 불필요하거나 수식일 뿐”이라는 이유다. 연기력의 내공은 물론 배우간의 호흡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올해가 가기 전에 그의 작품 하나쯤은 보라고 권하고 싶다. 가장 빨리 만날 수 있는 작품은 ‘중독’이다. 두 남자가 출연해 5가지 에피소드를 보여준다는데 무대 위에서 어떤 이야기를 펼쳐낼지 벌써부터 궁금해 미칠 지경이다. 대학로 정보소극장 7월 11일~8월 3일. 02-889-3561.



배우 이석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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