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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취재] '반쪽 승리' 6·4 지방선거 야권 차기주자들의 손익계산서

온라인 중앙일보 2014.06.24 16:35
1 안철수 새정연공동대표는 윤장현 광주시장 후보를 지원해 당선시켰지만 당 대표로서 경기·인천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2 박원순 시장은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 6·15 남북정상회담 14주년 기념식이 열린 서울 여의도 63빌딩 그랜드볼룸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희호 여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월간중앙 6·4 지방선거에서 여권은 정몽준이라는 부동의 대권주자가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해 위축된 반면 야권의 대권주자층은 한층 두꺼워졌다. 안철수 공동대표, 문재인 의원에 이어 서울의 박원순과 충남의 안희정이라는 차기 대선주자급 후보들이 존재감을 높이는 성과를 남겼다. 이들 4명은 여론조사기관의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상위 순번을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며 오르내린다. 지방선거 정국 이후 야권의 차기 주자들의 손익계산서를 들여다봤다.

안철수는 박원순에게 밀리고, 문재인은 안희정에게 쫓기는 형국
‘새정치’ 퇴색한 안철수는 박원순의 지지율 상승세에 움찔
문재인은 안희정 약진에 부담, ‘노무현 적자’ 경쟁 예고



여야가 ‘박근혜대통령 살리기’와 ‘정권심판’을 각각 내걸고 혈전을 벌였던 6·4 전국 지방선거가 끝났다. 전국 시·도지사 선거지역 17곳 중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연)이 9곳을 차지했고, 나머지 8곳은 새누리당 몫이었다. 경합지역인 수도권에서 새정연은 가장 중요한 서울을 지켜냈고, 새누리당도 서울의 16배나 되는 면적의 광활한 경기도를 수성하고 인천을 탈환하는 성과를 냈다. 국민들은 세월호 참사의 분풀이를 교육감 선거에 쏟아붓는 대신 광역단체장선거에서는 여야 간의 균형을 택했다. 야권의 ‘반쪽 승리’라고 할 만하다.



야권 입장에서 이번 지방선거는 차기 대권주자들을 검증하는 시험대라는 의미가 덧붙여졌다. 박근혜 정부 초기라서 이렇다 할 차기 주자가 나타나지 않는 여권과 비교해 후보군 간에 경쟁이 치열한 야권 입장에선 더욱 그랬다. ‘새정치’를 내걸었다가 기성 정치권에 전격 합류한 안철수 새정연 공동대표, 일찌감치 대권 재도전을 시사한 문재인 의원, 여기에 재선 도전으로 홀로서기를 시도한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등 잠재적인 대권주자의 물밑경쟁이 치열했다. 지방선거 성적표를 토대로 이들 주자의 정치적 등락을 평가해보자.



우선 안철수 공동대표는 자신이 공천에 깊숙이 관여한 광주시장 선거에서 승리해 대표 자리를 내놓아야 할지도 모르는 정치적 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났다. 안 대표에게는 지방선거 내내 윤장현 후보의 전략공천에 따른 잡음이 부담이자 도박이었다. 오죽하면 “광주시장 선거는 안철수 신임투표”라는 말까지 나왔다. 안 대표가 선거기간 동안 접전지역인 광주를 찾은 횟수만 세 차례나 됐다. 그 만큼 절박했다. 그 절박함을 광주시민들이 헤아려줬는지 윤 후보가 강운태 후보에 압승을 거뒀다.



안 대표가 전력을 쏟은 광주시장 선거의 승리는 구 민주당계 인물이 아닌 새로운 지역 리더십에 대한 열망과 2017년 정권교체를 위한 광주시민들의 전략적 선택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호남은 새정연의 텃밭이다. 대권주자를 결정하는 야당 표심의 바로미터다. 이 점을 알고 있는 새정연 내 안철수계 인사들은 지난 3월, 민주당과의 합당선언 이전부터 호남지역 광역단체장 중 최소 1석은 반드시 차지하겠다는 내부 목표를 세웠다. 총력을 기울여 ‘호남정치1번지’라는 광주에서 승리했으니 결과적으로는 최소한의 요건을 충족한 셈이 됐다.



내리막 지지율, 안철수의 딜레마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안 대표의 내상이 심하다. 새정치를 실현하겠다던 개혁 이미지는 퇴색했고,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도 몇 달째 하락세다. 당 안팎에서 “광주에 집중하느라 경기와 인천은 놓친”데 대한 책임추궁도 따랐다. 한 발 더 나아가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안 대표의 정치적 생명을 걱정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이번 광주시장 선거의 승리가 정치적 생명이 꺼져가는 빈사상태에서 그저 “산소 호흡기 하나 얻어서 달아놓은 꼴”이라고 폄훼하는 시각도 있다. 왜 그럴까?



새정연의 핵심 당직자인 A씨는 안 대표의 현재 처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한마디로 대진운이 좋았다. 강운태 후보 대신 광주에서 대중적 지지가 높았던 이용섭 전 의원이 후보로 나섰더라면 윤장현 당선자의 승리를 장담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안 대표가 당 대표로서 당내 조직을 확실히 장악한 것도 아니다. 시간이 갈수록 대중들에게 ‘안철수 역시 별 수 없구나’ 하는 인식만 각인시켜주고 있다. 새정연 합류 이후 점점 하락하고 있는 안 대표의 지지도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실제 차기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을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6·4지방선거를 전후해 실시한 여야 대선 유력주자들의 지지도 조사결과는 안 대표가 처한 옹색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지난 6월 2~6일 실시한 조사에서 안 대표는 응답자의 11%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각각 1위와 2위를 기록한 문재인 의원(16.8%)과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14.7%), 그리고 재선에 성공한 박원순 서울시장(13.5%)보다도 뒤진 4위에 해당한다. 올해 초까지도 야권 내에서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로 손꼽혀왔던 안 대표로서는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성적표다.



지지율 순위도 마음에 들지 않는 결과지만,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더 아픈 부분이 있다. 안 대표의 하락세와 상반되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상승세가 그것이다. 지방선거 직후인 5~6일에 진행된 조사를 놓고 보면 더 그렇다. 해당 기간 안철수 대표의 전략 지역이자 텃밭인 호남에서 박 시장은 23.3%의 지지도를 기록하며 21.6%의 지지도를 나타낸 안 대표에 앞서 차기 대선주자로 우뚝 섰다. 안 대표의 지지자가 많은 호남에서조차 박 시장에게 밀린 셈이니 위기감을 가질 만하다.



7·30 재보선 출마로 원내진입을 노리는 손학규 고문은 안철수·김한길 대표 등 당 지도부의 ‘올드보이 불가론’으로 고민이 커졌다.


박원순 시장과 경쟁관계 돌입



마치 시소게임처럼 안철수 대표의 하락세와 박원순 시장의 상승세가 두드러진 데 대해 정치평론가 B씨는 두 주자가 함께 공유하고 있는 ‘부동층’의 표심이 바뀐 것을 이유로 꼽았다. 그는 “박 시장이 홀로서기로 재선에 성공해 안철수 대표에 대한 부채의식을 털었다. 이제 두 사람의 관계는 협조자이면서도 명백한 경쟁관계로 진입했다. 문제는 두 사람이 야권내 개혁성향의 ‘부동층’ 상당수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사람 간의 경쟁이 불가피하다”라고 봤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소장인 조성대 한신대 교수는 최근 새정연 초·재선 의원들과의 토론회에서 “박원순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당에 의존하지 않은 채 삶의 질 중심의 캠페인을 벌였다. 개인적 자율, 인권, 사회적 약자, 생태, 환경 등 새로운 가치를 중심에 놓은 캠페인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미래 비전을 제시한 것으로 유권자들에게 큰 공명을 일으켰다”고 높이 평가했다.



새정연 안팎에서는 차기 대선에서 친노(親盧, 친 노무현)계의 좌장인 문재인 의원과 경쟁하기 전에 필연적으로 두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대선주자를 양보하게 될 것으로 보는 전망이 많다. 대권 경선에 직행하고자 하는 안 대표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안철수 대표가 지금의 하락세를 딛고 반등할 수 있는 기회는 결국 7·30 재보선의 성패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다. 안 대표가 처한 현재 상황이 그렇다. 합당 과정에서 공동대표 자리를 꿰차긴 했지만 여전히 안철수계 사람들은 당의 주변부만 맴돌고 있다. 새정연 내 ‘정보’와 ‘조직’은 여전히 구민주당 출신인 김한길 공동대표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창당 이후 의석 분포가 여전히 124(구 민주당 의원)대 2(안철수계 의원) 구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이를 말해준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 안 대표가 대권주자로 직행하기 위해서는 당내에 자기세력을 확보해야 하고, 그러려면 결국 주변 인물이나 측근 인사를 공천하거나 주요 당직을 챙길 수밖에 없다. 기성정치의 생리다.



정치평론가 B씨의 말을 좀 더 들어보자. “안 대표는 기성정당에 합류하면서 ‘조직’과 ‘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무리하게 윤장현 후보를 전략공천한 것도 이를 의식한 결과다. 앞으로 재보선 공천과정을 지켜보라. 당내 비판에 신경 쓰지 않고 안 대표가 ‘자기 사람 심기’에 골몰할 것이다.”



B씨의 이 같은 시각에 실제로 부합되는 정황도 있다. 지방선거 직후인 6월 10일 오후, 국회 정론관을 안철수 대표가 ‘깜짝’ 방문했다. 국회 출입기자들이 모여 있는 정론관 기자회견장을 안 대표가 찾은 것은 1년여 만이었다. “고생하셨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며 기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안 대표는 최근의 지지율 하락세에 대해 “저에게 주어진 여러 가지 역할을 성실히 그리고 열심히 최선을 다하고 미흡한 점과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서 임하겠다는 마음 뿐”이라고 말하면서 한껏 자세를 낮췄다. 하지만 안 대표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은 따로 있었다. “재보선 공천 원칙을 정했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안 대표가 뼈 있는 한마디를 남겼다. “중진 의원들께서 이번 선거에 선당후사(先黨後私)의 마음으로 임하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7·30재보선 공천권 다툼 예고



안 대표의 발언은 이번 재보선에 중진보다는 새정연의 이미지에 부합한 인물을 내세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당 대표로서 공천권을 가진 자신이 신진 인사들을 중심으로 공천권을 행사하겠다는 선언으로 받아들여졌다. 재보선 주자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손학규·정동영 새정연 상임고문, 천정배 전 법무장관, 김두관 전 도지사 등 이른바 야당의 ‘올드보이’들에게 ‘출마하지 마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당시 기자실에서는 안 대표의 이 발언을 두고 “안 대표가 재보선 공천에 대해 전권을 위임받지 않았다면 나올 수 없는 말”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공천권을 가진 안 대표가 이처럼 초강수를 두면서 새정연 내부가 계파간 공천권 다툼으로 내홍을 겪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안 대표가 수도권이나 호남 지역구에 다시 자신의 측근을 등판시키면 다른 계파나 중진들의 반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안철수계에서 재보선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은 수도권에서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 이계안 새정연 최고위원, 금태섭 대변인, 이태규 사무부총장, 호남에서 김효석, 조영택 전 의원,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 정기남 새정연 정책위부의장, 김철근 새정치전략연구소장, 이상갑 변호사, 정영팔 한국기자협회 부회장 등이다. 여기에 부산에서는 오거돈 전 부산 시장 후보가 거론된다.



이와 관련해 정치컨설턴트인 김대진 ‘조원씨앤아이’ 대표는 “지금 물망에 오르내리는 안철수계 후보군 대부분이 파괴력있는 인물이 아니다. 당 경선 과정에서 중진들을 제치기가 여의치 않을 것”이라며 “설사 전략공천을 통해 재보선에 내보낸다고 하더라도 호남을 제외하고는 거물급들이 쏟아져 나오는 여당 후보들을 상대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여야 간 빅매치가 예상되는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구의 경우 새누리당에선 김황식 전 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나경원 전 의원, 이혜훈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 임태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거물급 후보군이 출격을 대기하거나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새정연의 정치 신인들에 비하면 ‘스타워즈’를 방불케 하는 막강 진용이다.



안 대표의 이 같은 올드보이 불가론에 재보선 출마설이 돌고 있는 손학규·정동영 상임고문은 표면적으로는 “당의 뜻에 따르겠다”고 했지만 내심 불쾌한 표정이 역력하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서 김진표 경기지사 후보캠프의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손 고문은 김 후보의 패배로 대선 주자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의원을 비롯해 안철수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에게조차 밀려난 처지라서 원내 진입이 절실하다.



손 고문은 내심 김진표 전 의원의 지역구인 수원 영통구(수원정) 출마를 준비하고 있었다가 당에서 남경필 경기지사 당선인의 지역구였던 수원 팔달구(수원병)로 출마하라는 메시지를 전하자 고민이 깊어졌다고 한다. 안 대표 등 당 지도부의 은근한 견제에 손 고문의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은 이유다.



하지만 안철수 대표는 이 같은 당내 역학관계에도 불구하고 ‘새정치=새인물’의 명분을 내세워 야권의 승리를 다짐하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아직 이렇다 할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한 안 대표로서는 어쩌면 이번 재보선이 자신의 실질적인 정치력과 ‘내공’을 보여줄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기대만큼 성과가 좋지 않을 경우 그 기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게 정치권의 생리이기도 하다.



야권의 또 다른 유력 대권주자이자 친노 진영의 좌장인 문재인 의원은 최근 리얼미터의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16.8%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자신의 실질적 지지율이 상승했다기보다 정몽준 전 의원의 낙선과 안철수 대표의 하락세의 반작용으로 얻은 실속 없는 1위라는 평가도 있다. 사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문 의원의 역할은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오히려 김한길·안철수 공동지도부와 엇박자를 냈다.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의 야권 단일화 시도에 문 의원이 직접 개입한 일이 대표적이다. 김경수 후보는 당 지도부가 ‘단일화 불가’ 결정을 내린 통합진보당 후보(강병기 전 경남부지사)와 단일화를 추진했는데, 문 의원이 이에 대해 “당 대 당은 어렵지만 지역에서 이뤄지는 후보 간 단일화는 가능하다”고 발언해 파란을 일으켰다. 당 지도부가 ‘사실무근’이라며 부랴부랴 수습에 나서 해결되긴 했지만 김경수 후보의 측근조차 “문 의원의 판단 미스였다”고 할 정도로 체면을 구겼다.



1 문재인 의원은 새정연 내 최대계파인 친노계의 좌장으로서 지지율 1위를 달리지만 내심 안희정 충남지사의 추격에 긴장하고 있다. 2 ‘충청 대망론’으로 재선에 성공한 뒤 문재인 의원과 ‘노무현의 적자’ 경쟁에 돌입한 안희정 충남지사의 파괴력이 주목된다.


문재인·안희정 ‘노무현 적자’ 경쟁



문재인 의원은 2012년 대선 이후 국정원 직원의 대선개입 댓글문제, NLL문제 발언 등 중요한 국면마다 당의 공식입장과 무관한 독자적인 ‘담화정치’로 적지 않게 눈총을 받았다. 경남도지사 후보 단일화와 관련한 개입 역시 ‘실기’에 가까운 행보였다는 지적이 많다. 향후 당권과 대권 경쟁 국면에서 보여줘야 하는 ‘정치력’의 기준만 놓고 보면, 당 내부에서도 당 외부에서도 믿음을 주지 못한 꼴이 됐다.



그런 점에서 같은 친노 진영인 안희정 충남지사의 재선은 분명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앞서 안철수 대표가 박원순 서울시장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 문재인 의원 입장에서는 안 지사와의 관계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 된 것이다. 이른바 ‘노무현 적자(嫡子)’ 경쟁이 예고된 상황이다.



안희정 지사는 이번 지방선거 전부터 친노 진영에서 좌장인 문재인 의원에 유일하게 대항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됐다. 때문에 안 지사의 이번 재선 성공은 본격적으로 문 의원과 적자경쟁에 돌입하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희정 지사는 이번 선거에서 “지방정부 운영을 통해 이렇게 하면 되겠다는 확신이 든다면 그 다음 날이라도 대한민국 지도자가 되겠다는 선언을 하겠다”며 차기 대선 도전 의지를 밝히는 ‘충청 대망론’으로 승리를 꿰찼다.



6월 11일 새정연 소속 초·재선 의원들로 구성된 진보그룹 ‘더 좋은 미래’가 주최한 ‘6·4 지방선거 평가와 새정치민주연합의 과제’ 토론회에서는 박원순·안희정 리더십의 결합을 통한 새로운 리더십 구축이 새정연에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될 정도로 안희정 지사는 젊은 의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친노 성향의 한 당직자는 이와 관련해 “같은 친노 진영이라도 두 사람이 살아온 궤적이 많이 다르다. 문재인은 노 전 대통령을 보좌한 전형적인 ‘부산파’ 인물이고, 안희정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치열한 토론을 마다하지 않았던 ‘서울파’에 속한다”며 “현재 친노 진영의 분열 양상에서도 알 수 있듯 두 사람의 ‘간극’은 상당하다. 대선을 앞두고 ‘당권-대권 분리’, ‘대권-차기 대권 합의’ 나 ‘끝장 경쟁’ 등 두 사람 간에 어떤 식으로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대구시장 선거에서 선전한 김부겸 전 의원은 친노계가 선호하는 새정연의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친노계가 지원하는 당권주자는 김부겸?



당 지도부를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등 신주류에 넘기고 구주류가 된 친노계는 7·30 재보선보다는 조기전당대회를 통한 당권 탈환을 은밀하게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4월 김한길 지도부가 들어선 이래, 친노 진영은 당직 등 인사에서 철저하게 배제됐다. 더구나 안철수계가 합류한 이후 기존 비노(非盧)계 신주류 인사와 안철수계 인사 간 당직 분배가 이뤄지고 나면 친노 진영은 아예 낄 자리가 없을 정도여서 그동안 불만들이 상당했다고 한다.



새정연 내 중립 성향의 한 중진의원 측 인사는 이와 관련해 “차기 당권은 차기 총선과 대선에 직결된 자리다. 직접 대권을 노리는 문재인 의원은 더욱 절박할 것이다. 현재처럼 비노 진영의 지도부가 계속된다면 대권 도전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내심 7·30 재보선에서 현재 김한길·안철수 지도부가 실기하기를 기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재보선의 성적도 중요하겠지만 당 내부 공천 과정에서 낙하산공천 등 ‘잡음’이 심해져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지면 자연스레 공은 문재인 의원에게 넘어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친노계의 좌장인 문재인 의원이 당권을 노릴 경우 문 의원이 직접 나서기보다 대리인이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친노 진영을 넘어서는 표의 확장성을 위해서는 친노진영과 가까우면서도 비교적 계파색이 얇아 비노 진영을 아우를 수 있는 인물이 적합하다. 김부겸 전 의원이 거론되는 이유다.



김 전 의원은 새누리당의 텃밭이자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 새정연의 시장 후보로 출마해 40%의 득표율을 얻어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2012년에 이어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40%대 지지율로 새정연의 차기 대권주자군에 이름을 올렸다. 이와 관련해 김대진 정치컨설턴트는 “김부겸 카드가 현실화가 될 경우, 문재인 의원 입장에서는 차기 대권 도전에 매진할 수 있고 길이 좀 더 수월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뚜렷한 차기 대권주자가 떠오르지 않고 있는 여권과 다르게 야권은 이처럼 이미 대권주자들의 장기 레이스가 시작된 양상이다. 2012년을 뒤흔들었던 안철수·문재인 양대 주자에다 손학규 상임고문이 재보선 출마를 통해 원내 진입을 노리고 있고, 지방선거를 통해 급부상한 박원순·안희정·김부겸 등 기존 주자를 위협할 신예들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대혼전을 벌이고 있는 야권 차기 주자들의 대권을 향한 레이스는 가까이는 7·30 재보선을 전후해 다시 한 번 요동칠 전망이다.



나권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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