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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병장 왕따설 … "봉인된 분노, 어떤 자극에 폭발한 듯"

중앙일보 2014.06.24 02:27 종합 3면 지면보기
총기난사 사건으로 숨진 장병들의 빈소가 마련된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분향소에서 23일 장병들이 조문한 뒤 유가족에게 경례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전역 3개월을 앞둔 임 병장은 왜 동료들에게 총을 쏘고 달아났을까. 임 병장이 23일 생포되면서 이번 사고에 관련된 의문들이 풀릴 수도 있게 됐다. 이번 사고를 둘러싸고 군 내부에서는 ‘미스터리’라고 표현할 정도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육군의 한 관계자는 “전입한 지 얼마 안 되는 이병이면 몰라도 전역 3개월을 앞둔 병장이 왜 이런 일을 벌였는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내성적 성격 바꾸려 부분대장 시켜"
방송대 입학 후 학교 나온 적 없어
상담일지·수양록이 사건 풀 열쇠



 범행 이후의 행적도 마찬가지다. 임 병장은 토요일 밤 동료들을 쏜 뒤 탄약 수십여 발을 훔쳐 도주했다. 군 추적대가 쫓아오자 조준 사격해 한 소대장의 팔에 관통상을 입히기도 했다. 강원도 고성군 명파리의 한 숲에 포위되자 야간을 틈타 탈출을 시도하기도 했다. 군 고위 관계자는 “이런 범행의 경우 대부분 현장에서 자살하거나, 도주하더라도 포위되면 투항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우발적 범행이었던 것인지 아니면 외부에 꼭 알리고자 했던 메시지가 있었던 건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윤대현 서울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그간 행적으로 볼 때 총기 난사는 이미 계획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하지만 계획한다고 해서 모두 실행되는 건 아니다. 21일 밤에 봉인하고 있었던 분노를 폭발시키는 어떤 자극이 발생하면서 우발적으로 저질렀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군에서는 소극적인 임 병장이 부대 내에서 ‘왕따’를 당했을 가능성을 유력하게 거론하고 있다. 임 병장에 대해 부대 관계자는 “매우 내성적이었으며 후임병을 때리거나 폭력적인 면은 없었다”고 말했다. 군에서는 이런 임 병장의 성격을 바꿔보려고 부분대장을 시키기도 했다. 임 병장은 사회에서도 소극적인 캐릭터로 인식됐다. 임 병장이 재학했던 방송통신대 관계자는 “2012학년에 입학했지만 1학기 등록금만 내고 수업도 안 듣고 시험도 안 봤다”며 “학교에 전혀 안 나왔기 때문에 친구나 교수님 등 주변 연결고리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임 병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A급 관심병사였으며 올해도 B급 관심병사로 관리를 받아왔기 때문에 관련 상담 내용이 이번 사건을 풀 ‘열쇠’가 될 전망이다. 육군본부 중앙수사단은 현재 임 병장의 상담일지와 수양록 등을 넘겨받아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목격자들을 대상으로 사건 직전인 21일에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해 정확히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 줄줄이 문책 예정=군 당국은 정확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에 바로 착수할 방침이다. 특히 임 병장의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부대원들과의 갈등이나 부대 운용의 문제점이 드러날 경우 소속 부대장은 물론이고 사단장과 군단장급까지 문책을 당할 가능성이 크다. 22사단에서 2012년 벌어졌던 ‘노크 귀순’ 때는 합참 작전본부장(중장), 합참 작전부장(소장), 합참 지휘통제1팀장(대령), 상황장교(소령) 등이 각각 근신에서 정직 1개월까지의 징계가 내려졌다.



 그러나 군 관계자는 “부대 운용을 규정대로 진행됐는데도 임 병장이 이런 사건을 벌인 것이라면 부대 책임자들에 대해 사회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징계 수위가 높지 않을 수도 있다”며 “단지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만큼 여론을 완전히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과 가장 유사한 2005년 김 일병 총기난사 사건 당시 GP 부소장인 하사가 구속됐을 뿐 사단장도 3개월의 감봉 처분을 받았고 군단장은 부임한 지 얼마 안 된다는 이유로 별다른 문책을 받지 않았다.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난이 일기도 했다.



 한편 사건을 벌인 임 병장은 치료를 받는 대로 헌병의 수사를 받은 뒤 검찰에 의해 군사법원에 기소될 예정이다. 군형법상 상관살해죄 등의 적용을 받게 된다. 군 내부에서는 과거 사례를 감안할 때 사형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글=유성운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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