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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정치, 힘 있는 여당 대표가 책임지고 이끌어야

중앙선데이 2014.06.21 23:55 380호 6면 지면보기
최정동 기자
-드디어 출마선언을 했는데, 소감이 어떤가.
 “고민 엄청 많이 했다. 출마하기까지. 그런데 오늘 보니까 정말 부지런히 다녀야겠구나, 늦었구나 싶다. 열심히 해서 반드시 승리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새누리 당권 도전 빅2] ‘의리’ 서청원 의원


 -12년 전에도 당 대표를 지냈는데.
 “그때는 뭐가 뭔지도 모르고 했지, 하하하. 당시는 야당이었기 때문에 정권을 되찾아와야겠다는 일념밖에 없었다. 지금은 여당이지 않나. 원활한 정국 운영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다. 특히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개조에 대한 필요성을 국민들이 절실히 느끼고 있지 않나.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다.”

 -왜 이번에 당 대표 출마를 결심했나.
 “이 어려운 정국에 정치권이 열정을 갖고 뒷받침해야 되는데, 그런 점에서 나의 정치 경험과 경륜을 다 쏟아부을 때가 지금이다 싶었다. 지난해 정치를 재개하고 보니까 특히 여야 관계가 완전히 단절돼 있더라. 오케이 목장 결투하듯 사생결단으로 맞붙는데, 상생의 정치를 통해 정치를 복원하지 않으면 국가개조고 뭐고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게 현실 아닌가. 그건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다. 다시 강한 여당을 만들고, 야당과 소통하고, 당내 리더십을 세우는 데 내가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청와대 2중대’ 못 벗으면 여당은 허수아비
-당·정·청 관계 정상화도 주장했는데.
 “의원들을 두루 만나 보니 청와대와의 수직적 관계에 불만이 많더라. 새누리당이 ‘청와대 2중대’가 됐다는 비판도 뼈아팠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대통령과 신뢰가 두터운 사람이 당 대표를 맡아 수평적 긴장관계를 형성해야 한다는 주문도 적잖았다. 민생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대통령에게 전달하며 당이 주도적으로 정국을 이끌어가는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 모든 직격탄은 청와대로 향할 거고, 여당은 허수아비 역할밖에 못할 거다.”

 -새누리당의 가장 큰 문제점은 뭔가.
 “당내 화합이 시급하다. 당이 늘 삐거덕 소리만 내면 정국을 끌고갈 수가 없다. 무기력한 집권여당의 모습도 하루빨리 벗어야 한다. 자고로 여의도 정치는 여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통해 책임지고 이끌어야 한다. 그래야 대통령도 부담을 덜고 정치도 정상화될 수 있다. 현장과 괴리된 탁상 정치는 탁상 행정보다 더 위험한 법이다.”

 걸걸한 목소리와 열정적인 제스처는 여전했다. 인터뷰 도중 담배를 꺼내 문 그에게 ‘쓴소리’에 대해 물었다. 대통령과의 친분을 줄곧 강조하는데, 그래서 더욱 바른 말 하기가 어렵지 않겠느냐고. 그가 다시 자세를 고쳐 앉았다.

 “이걸 한 번 보세요. 세월호 사고 후 5월에 국회에서 안전행정부 장관이 수습 보고를 할 때 내가 뭐라고 그랬나. 장관은 사태를 수습할 능력이 없으니 당장 물러나라고 하지 않았나. 또 며칠 뒤엔 내각 총사퇴도 주장하지 않았나. 이게 대통령과 가까운 여당의 최고 중진이 쉽게 할 수 있는 소린가. (오른손을 강하게 내리치며) 국민 눈높이에서 얘기하면 청와대도 뭐라 할 수 없다. 지금 필요한 리더십이 바로 이런 거다.”

친박·비박 구분은 무의미, 이것부터 풀 것
그러면서 그는 문창극 총리 후보자 얘길 꺼냈다. “이 문제를 놓고 내가 청와대와 교감을 했겠나. 전혀 없었다. 나도 무지 고민했다. 인간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이고, 같이 소주도 마셔보고, 언론계 후배고, 굉장히 능력 있는 분이고. 하지만 총리 지명 후에 여러 대응을 잘못했다. 문 후보자에겐 너무 미안하지만 내가 정리해야겠다 싶었다.”

 -그 전후로 청와대와 교감은 없었나.
 “전혀. 누군가 사전교감설 얘길 하길래 그게 사실이면 내가 국회의원 배지 뗀다고 했다. 대통령과는 세월호 사고 이후엔 통화한 적도 없다. 대신 내 입장을 밝힌 직후 이완구 비대위원장에겐 사전에 의논하지 않아 미안하다고 했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도 잘 알지 않나.
 “전에 우리 당에 계셨으니까 잘 알지. 많은 현안에 대해 정리를 참 잘하시는 분이다.”

 -비서실장 인사 책임론도 나오는데.
 “그건 좀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청와대 비서실장이 인사위원장을 맡고 있다 보니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비서실장이 인사 검증만 하고 있을 순 없지 않느냐. 인사 한두 명 잘못 됐다고 물러나라면 비서실장 할 사람 아무도 없다.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고 함께 상의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 이렇게 늘 밖에 드러나면 대통령이 어떻게 믿고 일할 수 있겠느냐. 시스템을 바꾸는 수밖에 없다. 청문회 안 하는 인사는 비서실장이 하더라도 장관급 이상은 학자 등 외부인사가 포함된 별도 위원회가 맡아 철저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

 -야당과 사전 협의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글쎄, 인사 문제까지 야당과 일일이 협의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럼 집권은 뭐하러 하느냐. 야당이 자기네 구미에 맞는 사람만 쓰라고 하면 일은 어떻게 하라는 거냐. 그건 난센스다.”

 화제를 다시 당내로 돌렸다. 친박·비박 논란이 역시 화두였다. 그가 손을 가로저었다.

 “그건 언론에서 하는 얘기일 뿐이다. 얼마 전 김무성 의원 모임에도 친박 의원들이 대거 참석하지 않았느냐. 서로 왔다 갔다 하면 되지. 친박계 중에 김 의원과 친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나. 또 친이계 중에 나와 친하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나. 이재오 의원도 그렇고. 솔직히 당내 화합엔 내가 적임자다. 내가 가장 큰 피해자 아니었나. 가해자가 아무리 문을 열라고 해도 피해자가 안 받아주면 소용없는 일 아닌가.”

 -친박계 몇몇 주류가 당을 장악하고 있다며 의원들 불만이 적잖다.
 “분명히 말하지만 친박·비박 구분은 의미 없다. 당내에서 소외됐다고 주장하는 의원들 중에 자신이 친박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 누가 있느냐. 계파 분열을 조장하는 발언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 그만큼 소통이 부족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내가 당 대표가 되면 이 문제부터 해결할 거다.”

 -네거티브 경선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아이고, 네거티브를 왜 내가. 지난 수요일에도 김무성 의원이 의원들과 식사 모임을 한 데 대해 우리 공보팀이 ‘줄세우기 안 하겠다고 해놓고 이게 뭐냐’고 비판했다길래 크게 야단을 쳤다. 이건 뭐, 제로섬 게임도 아니고 누가 대표가 되든 같이 최고위원이 돼서 당면한 문제를 풀어가야 하니까 간극이 생기면 안 된다. 승부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 문제는 솔직히 신경 많이 쓰고 있다.”

 -다른 전대 후보들과의 연대 전략은.
 “세 과시나 줄세우기식의 인위적 연대는 있을 수 없다. 나부터 그런 건 안 할 거다. 다만 국정철학과 정책 방향을 공유하는 가치연대의 가능성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계파와 지역, 초선과 중진 의원 모두로부터 폭넓게 지지를 받는 게 유일한 전략이다. 나는 상황에 따라 이리저리 변하는 사람이 아니다. 정치 선후배들이 절체절명의 시기에 내게 다시 소임을 맡아 달라고 한 것도 이 때문이 아니겠나. 여야 모두 교만해지면 가차없이 심판하겠다는 국민의 뜻을 엄중히 새겨야 한다.”

사심 없어야 미래 지도자 키울 수 있어
-공천헌금을 받은 혐의로 수감 생활도 했는데, 여당 대표로서 걸림돌이 되진 않겠나.
 “(목소리에 힘을 주며) 그건 굉장히 억울한 대목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10원 한 장 받지 않았고, 정당한 통장에 들어와 정당하게 나갔다. 판사들도 1심에선 영장을 다 기각했다. 정당에 들어오는 후원금에 제한도 없고 개인이 착복한 것도 아니잖느냐. 그런데 억지로 기소해서…. 정치재판을 받은 거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최소한 정치권에서 친박연대와 관련해 내게 공천헌금 문제를 제기하면 벌 받을 거다.”

 그가 다시 담배를 꺼내 피웠다. “솔직히 정치 30년 하면서 의리 가지고 정치했지, 양지를 좇진 않았다. 7선 의원이 돼서도 재산이 꼴찌 아니냐. 대한민국에 땅 한 평 없는 사람 아니냐. 나는 더 이상 욕심 없다. 내가 거름이 돼서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것, 그 길을 당원들과 동행하는 것, 그게 내 마지막 정치인생의 목표다.”

 -정치인 서청원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섶을 지고 불길에 빠지더라도 옳은 길이라면 그냥 걸어가는 사람? 내가 특별히 내세울 건 없지만 한 번도 굴절되지 않았고, 한 번 모시면 끝까지 모셨고. 그 길이 가시밭길이라도 묵묵히 헤쳐왔고. 그래도 다들 이를 인정해주니까 위안받고 사는 것 아니겠나.”

 -평소 건강 관리는 어떻게 하나.
 “산에 종종 가고, 담배는 하루 한 갑? 대신 조금씩만 피운다. (두 팔과 다리를 쭉 뻗었다 접는 포즈를 취하며) 집에서 매일 밤 맨손 체조를 하는데, 이걸 150번 정도 하고 나면 땀이 쫙 나는 게 기분이 엄청 상쾌해진다. 잠도 7시간 이상 푹 잔다.”

 -정치 그만두면 뭘 하고 싶나.
 “자서전을 써야 하지 않겠나. 정치 현대사의 구비구비마다 현장에 있었으니까. 그 전에 먼저 여당 책임 대표부터 하고(웃음).”

 -여론조사는 좀 뒤지는데, 승리할 자신 있나.
 “하하하. 김무성 의원도 장점이 많은 분인데, 지금은 사심이 없는 지도자가 필요한 때다. 그래야 당·정·청 관계도 원만하게 끌고갈 수 있고 새로운 미래 지도자도 키울 수 있다. 욕심이 있는 사람은 늘 문제가 많았다. 그런 점에서 내게 더 많은 믿음을 줄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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