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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로 보나, 대선 기여도로 보나 내가 하는 게 순리

중앙선데이 2014.06.21 23:58 380호 7면 지면보기
최정동 기자
-6·4 지방선거 결과는 어떻게 보나.
 “정당 지지율이 월등히 높고 대통령 지지도가 50%를 넘는 상황에서 세월호 참사가 터지면서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당내 문제는 우리만 알고 있는 비밀인 줄 알았는데 국민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당이 비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상향식 공천도 제대로 안 된 건 모두가 아는 사실 아니냐. 국민이 마지막 기회를 준 거다. 박 대통령 임기가 3년반 이상 남았으니 이번엔 혼만 내고 목숨은 살려주자고. 우리에게 두 번의 기회는 없다 싶어 선거 슬로건도 이걸로 정했다.”

[새누리 당권 도전 빅2] ‘무대’ 김무성 의원


 -새누리당의 가장 큰 문제점은 뭔가.
 “박근혜 정권은 새누리당이 만든 정권 아니냐. 그러면 당이 정권의 주인의식을 가져야 되는데, 그동안 새누리당 정권은 어디에도 없었다. 더 심각한 건 당 지도부가 그런 문제의식조차 갖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권 초기엔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적극 협조하고 조용히 따라가는 게 예의다? 그게 잘못된 논리라는 거다. 오히려 대통령에게 짐만 지워준 꼴이 되지 않았나.”

무조건 충성은 구태, 할 말은 한다
-당·정·청 관계 정상화도 그런 의미인가.
 “비서실장을 포함해 청와대 참모진이 당·청 간 가교 역할은커녕 그저 따라오는 게 돕는 길이라고만 했고, 당 지도부는 그게 맞다고만 했고…. 무기력 그 자체였다. 민주주의란 시끄러운 것이다. 어떻게 사람의 생각이 다 똑같을 수 있느냐. 부단히 토론해 중지를 모아도 부족할 판에. 민주주의 사회에서 무조건 충성은 구태다.”

 -천수답 정당이란 얘기가 화제다.
 “내가 만들어낸 말이다(웃음). 그런데 내용은 정반대다. 천수답은 비가 오기만 기다리는 건데, 우리는 날씨가 좋아 젊은이들이 투표 안 하고 놀러가기만 바랐다. 한심하지, 한심해.”

 처음부터 발언 수위가 높았다. 중저음의 목소리는 여전했지만 말에는 거침이 없었다. 화제를 출마로 돌렸다. 하지만 직설화법은 계속 됐다.

 “왜 출마했느냐고? 나는 정당 민주주의 정착을 위해 출마했다. 그건 나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당 민주주의의 요체는 공천권을 권력자로부터 빼앗아 국민에게 돌려주는 거다. 민주 정당에선 당선될 사람에게 공천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 그런데 권력에 아부하고, 권력에 잘 보이고, 권력에 끈이 있는 사람만 공천받아온 게 현실이다. 그래서 정치발전이 안 됐던 거다. 내가 얼마나 당에 충성하고 공을 많이 세운 사람인데, 공천 때 동료들 목이나 치고…. 흔히 당권을 잡는다고 하는데, 내가 당 대표가 되면 권력에서 ‘권(權)’자를 떼어내 국민에게 돌려주겠다.”

 -명예회복 때문에 출마한 건 아닌가.
 “(말을 끊으며) 아니. 정당의 최고 목표는 정권 재창출 아닌가. 그러려면 박근혜 정부가 성공해야 하는데, 지금처럼 해서는 절대 성공 못한다. 이번에 출마한 사람들은 딱 두 부류다. 하나는 완전히 당을 장악해 무조건 충성하겠다는 거고, 나는 그래선 안 된다는 거고. 다소 시끄러운 정당이 되더라도 할 말은 다 해야 한다. 앞에선 아무 말 못하면서 소줏집에 앉아 비판만 하면 뭘 하나. 고인 물은 썩게 돼 있다.”

친박은 내가 원조, 비박 분류는 모함
-친박·비박 논란이 거세다.
 “허, 원조 식당 가지고 서로 싸우는 것도 아니고. 다 알다시피 친박은 원래 내가 만들었다. 번호로 따지면 내가 1번이다. 대통령과 사이가 안 좋다? 그러면 지난 대선 때 내게 선대위 총괄본부장을 맡겼겠느냐. 그 후에 내가 돌아선 것도 아니고 오로지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뭘 해야 할지만 고민하고 있는데, 나를 비박으로 분류하는 것 자체가 웃기는 일이지. 권력을 자기들끼리만 향유하겠다며 나를 밀어내겠다는 건데….”

 -친박계 주류와 왜 이리 사이가 안 좋나.
 “(잠시 말을 끊었다가) 당 전체가 충성 문화다. 그런데 나는 할 말은 해왔거든. 그게 불충이란 건데, 나는 불충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 내가 주장하는 이 길이 대통령을 위하는 길이라고 확신했을 뿐. 또 김무성이 당 대표가 되면 껄끄럽다, 부담스럽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소수일 뿐이다. (목소리를 높이며) 그리고 내가 당 대표가 되면 대통령에게 각을 세울 거라고? 난 그럴 생각 전혀 없다. 모함이지, 모함. 그럼 그 사람들이 왜 그럴까. 그게 권력의 생리다.”

 -서청원 의원과 맞대결을 하게 됐다.
 “능력이 출중한 분이다. 12년 전에 당 대표도 하셨고. 그런데 이번엔 내가 하는 게 순리다. 나이로 보나, 정치 경력으로 보나, 지난 대선과 총선 때 당 기여도로 보나. 이젠 내가 한 번 할 때가 됐다. 절대 무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도 잘 알지 않나.
 “참 가깝고도 좋은 관계였다. 굉장히 존경하는 선배였고. 비서실장 되시길래 너무 잘됐다, 들어가시면 거중조정 잘하시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들려오는 얘기는 당무에 너무 관여를 많이 하고, 또 당에서는 시키는 대로 다 하고. 그 와중에 잘못된 결정들이 자꾸 눈에 보이더라. 우리도 정당 생활 오래 해서 보면 다 알지 않나. 지방선거 공천에 개입하는 정황도 보이고. 성공하면 또 모르지만 여러 곳에서 실패했고.”

 -어디서 실패했다는 건가.
 “대표적인 게 서울시장 후보 아니냐. 실패했다는 것은 현상을 제대로 못 읽는다는 얘기다. 거기에 뭔가 사가 끼었고. 저렇게 명석하고 현명한 분이 권력에 들어가니까 잘못 판단하는구나 싶어 마음이 참 괴로웠다.”

 -문창극 총리 후보자 논란이 뜨겁다.
 “그 문제에 대해서는 더 이상 나설 생각이 없다. 무슨 말을 하는 게 내게 도움이 될지도 알지만, 이건 대통령에게 데미지가 가는 일이다. (잠시 말을 끊었다가) 왜 내가 치고 나갈 줄 모르겠느냐. 대통령에게 할 말은 한다는 사람이 왜 아무 말 안 하느냐는 비판도 많이 받지만, 그걸 감수하고라도 가만히 있을 거다. 이럴 때일수록 대통령을 도와야 한다.”

 19일까지만 해도 “여론이 무척 안 좋아 제대로 된 해명이 없으면 낙마가 불가피할 것”이라던 그가 20일 밤엔 이렇게 입장을 정리했다. 사퇴를 요구한 서청원 의원과의 차별화 전략, 전대를 앞두고 박 대통령 옹호 발언을 통해 당심에 호소하려는 메시지로 해석됐다.

대권? 김문수·정몽준과 좋은 경쟁할 것
김 의원과 관련해서는 현재 두 가지 논란이 제기된 상태다. 그의 딸을 교수로 임용한 대학의 총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불러내려는걸 무산시키려 했다는 점, 그리고 북방한계선(NLL)과 관련한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유출 논란이다.

 “일단 대화록은 국가기록물로 분류되면 나도 처벌받아야 한다. 하지만 일찍이 공공기록물로 분류되지 않았나. 그 순간 나는 죄가 없는 거다. 또 내가 본 건 전문도 아니라 일부였다. 딸 문제는, 사실 그 대학 총장이 내 친구다. 그런데 국회에서 자기를 증인으로 채택하려 한다길래 사정을 들어보니 일리가 있어서 야당 쪽에 딱 한 번 얘기했다. 그러곤 잊어버렸던 사안이다.”

 -딸의 교수 임용도 논란거리인데.
 “그 대학이 교수를 뽑을 때 조건이 젊은 나이에 영어로 강의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였다. 내 딸은 세계 최고의 디자인학교를 졸업했고 당시에도 영어로 강의하고 있었다. 심사위원에 외부인사도 다 포함돼 있었다더라. 당시 건축과 교수도 뽑았는데 내 딸과 나이가 같다. 학과장도 한 살 위다. 취재해 보면 아무 문제 없다는 걸 확인할 수 있을 거다.”

 -정치인 김무성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사심 없는 사람, 그거다. 나는 개인 욕심을 한번도 챙겨본 적이 없다. 1980년대 독재정권에 저항하기로 결심했을 때도, 세종시 논란 때도, 당에서 두 번이나 공천을 못 받았을 때도 늘 그랬다. 19대 공천을 못 받을 때는 정말 고민했다. 대선만 아니었으면 100% 탈당했을 거다. 부당하게 당했으니까. 하지만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우파 정당이 과반이 안 되겠더라. 우파 분열의 씨앗이 될 순 없었다. 대선 때 총괄본부장 맡을 때도 박 대통령께 대선 끝나고 어떤 임명직도 맡지 않겠다고 미리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아니, 그런 말씀까지 하실 필요 있겠습니까’라고 하시더라. 하지만 내가 먼저 마음을 비우는 모습을 보여야 조직이 굴러가겠다 싶었다. 그 좋아하는 술도 70일간 한 방울도 안 마셨다.”

 -대권 얘기도 심심찮게 나온다.
 “대권은 내가 하고 싶다고 되나. 하늘이 내려주는 것 아니던가. 정치인으로서 열심히 하고, 기회가 오면 또 도전하겠지만 내겐 기회가 안 올 것으로 생각된다. 김문수·정몽준과 셋이 나이도 같고 친한데, 내가 그랬다. 우리 서로 좋은 경쟁하다가 나중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을 같이 돕자고. 또 우리보다 더 나은 사람이 나오면 그 사람 같이 밀자고. 정권 재창출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니겠나.”

 -평소 건강 관리는 어떻게 하나.
 “술 마시는 게 건강 관리다(웃음). 골프도 안 치고, 취미도 술 마시면서 얘기하는 거다.”

 -승리할 자신 있나.
 “목요일 대구, 금요일 경북을 돌았는데 반응이 아주 좋다. 서울에선 걱정도 했는데 기우였다. 우리 당 책임당원들은 모두 애당심도 높고 정치 전문가들이다. 세월호 충격 이후 당이 새롭게 태어나는 데 과연 누가 어울리느냐, 잘 판단해주리라 믿는다. 순리라 생각하기 때문에 조바심은 없다. 자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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