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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샷 원킬, 사수하자 동해바다" 북한·일본 보란 듯 독도 훈련

중앙일보 2014.06.21 01:37 종합 3면 지면보기



일본 중단 요구에도 강행
청상어 3.6㎞ 밖 표적 명중
해참총장 "잠수함 무덤 될 것"





















“총원 전투배치.” 힘찬 구호와 함께 함정 안에선 ‘삐삐삐삐’ 비상벨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20일 오전 9시20분. 독도 인근 동해상을 항해 중이던 광개토대왕함(3200t급)의 함교(艦橋) 안 움직임이 급박해졌다. 승조원들은 방탄헬멧을 쓰고 구명조끼를 착용한 뒤 각자 근무 위치에 섰다. “원샷 원킬!” 조타사의 구호 선창에 맞춰 승조원들은 “때려잡자 적잠수함, 사수하자 동해바다!”라고 외쳤다. 전날 일본 정부가 독도를 자국 영토라며 훈련을 중지하라고 요구한 탓인지 승조원들의 구호에는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곧이어 원주함(초계함·1200t급)에서 쏜 경어뢰 ‘청상어’가 회색 연기를 내뿜으며 물속으로 사라진 뒤 3650여m 떨어진 수심 60m 속에 설치된 가상 적 잠수함을 정확히 꿰뚫었다. 청상어가 목표물을 명중했을 때는 4㎞가량 거리를 둔 광개토대왕함 갑판에도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미세한 진동이 전달됐다. 박동진함(유도탄고속함·450t급)에서 발사한 함대함미사일 ‘해성’은 ‘쐐애액’ 하는 굉음 속에 화염 불꽃을 내뿜으며 공중으로 사라지더니 150㎞가량 떨어진 적함을 정확히 명중했다. P-3CK가 공대함 유도탄 ‘하푼’ 1발을 발사하는 것도 처음으로 공개됐다. ‘하푼’도 가상 표적으로 상정한 폐어선을 정확히 맞췄다. 광개토대왕함에서는 대잠 공격용 폭뢰도 쐈다.



 이날 훈련은 독도 인근 동해상에 북한 잠수함이 침투했다는 가정 아래 실시한 전투탄 실사격 훈련이다. 울진 인근 죽변 동방 55㎞에서 독도 인근까지 150여㎞에 달하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실시됐다. 기함인 광개토대왕함을 비롯해 율곡이이함(이지스함·7600t급) 등 수상함 19척과 해상초계기 P-3CK 2대, 링스헬기 등 동해를 지키는 해군 1함대의 주요 전력이 총동원됐다.



 최근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동해안 해군 기지를 방문해 잠수함 탑승 장면을 공개하며 “적 함선의 등허리를 무자비하게 분질러놓으라”고 위협한 데 대한 대응이다. 훈련 내용도 당초에는 함포 사격 및 잠수함 탐지 등 일반 수준으로 계획했다가 이 때문에 대대적인 잠수함 공격 무기를 실사격하는 내용으로 상향했다. 지금까지 실사격 훈련은 비공개로 진행해 왔지만 이번에는 보란 듯이 언론에도 공개했다.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였기 때문이다.



 훈련의 중요성을 감안해 황기철 해군참모총장이 직접 현장을 지도했다. 황 총장은 “북한 잠수함이 나타나면 확실하게 수장시키겠다는 결의를 보여주는 차원의 훈련”이라며 “잠수함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동해를 잠수함의 무덤으로 만들어줄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지난 19일 “(훈련은) 극히 유감”이라며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표기)의 영유권에 관한 (일본) 입장에 비춰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동해=유성운 기자

[사진 뉴시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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