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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xology | 최세혁의 섹스테라피] 기(氣)를 섞어야 진짜 섹스

온라인 중앙일보 2014.06.20 09:53


이코노미스트2006년 ‘거울 뉴런 시스템(Mirror Neuron System, MNS)’을 발표한 세계적 신경과학자 마르코 야코보니는 그의 저서 <미러링 피플>에서 이렇게 말한다. “거울 뉴런은 다른 사람이 웃거나 우는 모습을 볼 때, 자신의 얼굴이 웃거나 우는 것과 똑같이 발화한다. 그것은 거울 뉴런이 인간의 감정을 주관하는 변연계에 신호를 보내고, 얼굴은 표정을 짓고, 인간은 슬픔과 기쁨을 느끼게 된다.” 이는 타인이 느끼는 것을 자신도 똑같이 느끼는 것처럼 행동하는 ‘공감 능력’에 대한 이론이다.

본능에 매달릴 때보다 만족감 커 … 기의 흐름 감지하려 노력해야



결혼 생활을 오래 한 부부의 얼굴 표정이나 습관이 세월의 흐름에 따라 서로 더욱 닮아가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사랑하는 사람과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의 눈빛을 느끼고, 대화나 키스, 스킨십, 섹스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기를 주고 받는다. 이 과정에서 함께 공감하고,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소통하며, 사랑을 키워나가게 된다.



마음이 열릴 때 기의 교감 활발



야코보니는 거울 뉴런 시스템의 작용에 의해 사랑에 빠진 뇌에서는 사랑하는 사람과 정서적인 일치감을 형성하려는 열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본다. 즉 사랑하는 사람과 비슷한 생각과 행동을 하다 보면 뇌파의 파동과 심장박동도 유사해지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요한 부분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섹스를 통해 본능적이든, 인위적이든 서로의 기(氣)를 주고받는다는 사실이다. 기는 동양의학에서 오래 전부터 대단히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영역이다. 이를 사랑의 행위에 적용해보면 재미있는 해석이 가능하다.



사랑을 주제로 하는 노래 가사나 시 구절 또는 멜로드라마의 대사 속에 자주 등장하는 말 중에 ‘내 안에 너 있다’라는 표현이 있다. 이 말은 곧 ‘당신이 나의 마음 속 또는 내가 당신의 마음 속 들어 있다’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자신 또는 상대방의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기에 이런 표현을 쓰는 것일까? 혹 마음이나 생각, 또는 감정이 서로의 육체 속으로 자유롭게 흐를 수 있다는 것인가?



만일 수 개월 혹은 수 년간을 서로 뜨겁게 사랑하던 연인이 어느 날 사소한 일로 다툼 끝에 헤어지기로 했다고 가정해보자. 두 사람은 몹시 화가 난 상태에서 격렬하게 언쟁을 벌이다가 끝내 이별하자고 돌아서지만 후회의 감정이 교차되면서 만남과 헤어짐의 결심을 반복하다 결국 눈물로 밤을 지새울 것이다.



그런데 헤어짐이 슬픈 이유를 조금 더 깊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여자의 입장에서 사랑했던 남자와의 이별로 향후 다시는 볼 수 없다는 현실에 자신(陰氣)이 슬픈 것도 있겠지만 여성 자신 안에 들어와 있는 그 남자의 기(陽氣)가 슬퍼하는 것일 수도 있다. 다시말해 두 사람의 헤어짐으로 인하여 어쩌면 남성 자신의 몸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음을 깨닫게 된 그녀 안에 남아있는 양기가 더욱 슬퍼하는 것이다.



이번엔 사랑하던 그 남자가 어느 날 갑자기 불의의 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을 여자가 접했다고 가정해보자. 아마도 주인공인 여성은 슬픔에 북받쳐서 쓰러져 오열하거나 오랫동안 식음을 전폐하고 실신 상태로 병실에 누워 있을지도 모른다. 자신보다 더 사랑하는 소중한 사람을 영원히 잃어버린 아픔과 충격은 분명 대단히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역시 아픈 이유는 따로 있다.



여성 안에 들어와 있는 남자의 양기(陽氣)는 또다시 자신이 돌아갈 수 있는 육체적 존재가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졌다는 당혹감과 충격, 그리고 극심한 좌절감으로 울부짖게 되는 것이다. ‘내 안에 너 있다’라는 말은 이처럼 실제로 상대의 기가 자신의 몸 안에 들어와 있음을 나타내는 말이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여성의 안에 남아있던 남성의 기는 주인을 잃은 심정으로 여성의 몸에서 소멸될 때까지 조용히 살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세월이 약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필자의 공상일수도, 너무 추상적인 이야기일수도 있다. 그러나 음과 양의 기(氣)는 마음이 서로에게 열릴 때에만 사랑의 전류가 돼 신체를 타고 흐른다. 성적 쾌감의 본질 역시 열린 마음 속 기의 교감에서 시작된다는 중요한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이것은 성생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중요한 토대가 된다. 기의 교감은 눈빛을 교환하거나 손을 잡는 경우, 입맞춤 등을 통해서도 가능하지만 섹스행위를 할 때 가장 강하게 이뤄진다.



파트너의 기와 자신의 기가 섞이게 되는 행위가 오랜 기간 지속되고 반복되면서 차츰 서로의 모습도 닮아가게 된다.



그렇다면 기의 흐름을 어떻게 감지할 수 있는가? 예민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평생 기의 흐름을 느껴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자신의 느낌에 몰입해보는 수련이 반드시 필요하다. 양기와 음기는 확연히 다르다.



섹스 완성도 높이려면 기의 수준 비슷해야



일반적으로 성적 흥분이 고조돼 긴장상태에 있으면 이러한 기의 교감을 감지하기가 어렵다. 되도록이면 심신을 이완시키고 뇌에서 알파파가 지속적으로 분출되도록 뮤직테라피를 병행한 뒤 깊은 호흡으로 조절하면 크게 도움이 된다. 성적으로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는 시각이나 청각 등 감각기관을 둔화시켜야만 효과가 있다.



흥분 상태는 그대로 유지하되 내부에 흐르는 쾌감의 변화에만 집중하면 파트너의 기를 더 수월하게 감지할 수 있다.



이처럼 섹스는 사랑하는 두 사람의 감정과 행동을 공감하며 서로의 기를 공유하는 것이다. 진정한 쾌감은 이 때부터 시작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렇게 음양의 기를 교감하는 상태에서 느끼는 섹스는 본능에 머무르는 단순한 섹스보다 몇 단계 높은 만족감을 선사한다. 섹스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두 사람간 기의 수준이 유사해야 한다.



소위 속 궁합이 잘 맞기 위해서는 육체적·정서적으로 건강해야 하고, 파트너와 기의 수준도 비슷해야 한다. 그래야 두 사람의 기가 하나로 쉽게 결합된다. 만일 서로 기의 수준이 차이가 있다고 느끼면 탄트라의 소울게이징(Soulgazing)나 얍윰(Yapyum) 같은 수련을 통해 기의 파장이 비슷해지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최세혁 섹스테라피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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